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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들도 집필 거부

  • 김병철
  • 입력 2015.10.27 13:37
  • 수정 2015.10.27 13:39
ⓒ한국학중앙연구원 페이스북

뉴라이트 성향의 이배용 전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역사학 전공 교수들이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우편향’ 논란을 일으켰던 교학사 역사 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권희영 교수도 한중연 소속이다.

한중연 역사학 전공 교수 8명은 27일 성명서를 내어 “권력이 역사책을 바꾸려 할지라도 역사는 결코 독점되거나 사유화될 수는 없다”며 “만약 정부가 기어코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다면 우리는 국정 교과서 집필은 말할 것도 없고 제작과 관련한 연구, 개발, 심의 등 어떤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학사 한구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인 권희영 교수

성명에는 한중연의 한국사학 전공 교수 8명 중 6명과 고문헌관리학 전공 교수 전원(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정교과서는 폭압이 난무하는 20세기 역사의 산물로,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21세기를 사는 오늘날에는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는 구시대적 유물”이라며 “지금 다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것은, 역사를 현실 정치 논리에 따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면서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국정교과서의 도입은 세계가 주목하는 발전된 한국 사회의 위상과 품격을 훼손하는 수치스런 조치라고도 했다.

“역사교육과 관련한 국제적 규범을 역행하는 조치로, 그동안 동아시아 역사문제의 해결을 선도해 온 한국학계의 성과를 백지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가 일구어 온 국제적 위상과 품격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자행된 정부 여당 인사들의 자극적인 색깔론은 역사학자와 역사교육자가 쌓아 온 전문성을 무시, 폄하, 매도하고 국론분열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단편적이고 편협한 가치와 판단으로 역사교과서 논쟁을 부추기지 말고 역사 연구와 교육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전문가에 맡겨두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명에 참여한 한 교수는 “최근 언론에서 한중연 일부 교수가 현행 검정 교과서를 비판하면서 국정교과서 도입을 찬성하고 있어 마치 한중연 역사학 전공 교수들의 다수가 국정교과서를 찬성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이번 성명을 통해 국정 교과서를 찬성하는 교수는 역사학 전공에서 오히려 소수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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