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우리에게 신의 신비를 알려 준 SF 영화와 드라마 13편

  • 김도훈
  • 입력 2015.10.26 13:32
  • 수정 2016.05.03 12:42

인간이 달에 상륙하기 전, 달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조차 하기 전인 1902년, 프랑스 감독 조르주 멜리에스는 달에 가기로 결심했다.

기묘한 무성 영화 ‘달세계 여행’에서 멜리에스는 달 탐험을 이끄는 우주인을 연기했다. 멜리에스 일행은 곤충을 닮은 셀레나이트라는 달 외계인들에게 잡혔다가 간신히 탈출하고 지구로 돌아온다.

멜리에스의 이 걸작은 가장 오래된 SF 영화로 꼽히곤 한다. 그 이후 SF 영화와 TV 드라마들은 용감하게 미래로 나가며 시청자들에게 아직 과학이 이해할 수 없는 세계와 시대와 발견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SF는 인간이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 사이의 희미한 경계를 다루기 때문에, 신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들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장르이다.

도덕, 인간과 신성함 사이의 관계,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거대한 질문들을 던지는 SF 작품들을 소개한다.

SF와 종교의 만남 중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댓글로 남겨달라.

1. 아바타

‘아바타’에서 인간들이 풍부한 천연 자원을 훔치려고 판도라 행성에 가자, 원주민 나비족은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된다. 식민지화의 도덕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지구에도 존재하는 고대 신비주의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유대인 작가 제이 마이클슨에 의하면 나비족은 판도라 행성의 다른 존재들과 ‘의식의 통합’을 경험하는데, 이 모든 것은 아이와라는 한 가지 존재의 발현이다. 나비족이 서로 건네는 인사에도 이러한 하나됨이 반영되어 있다. 그들은 산스크리트어 ‘나마스테’의 직역인 ‘나는 너를 본다’라는 인사말을 쓴다.

마이클슨은 “‘나는 너를 본다’라는 것은 그냥 본다는 게 아니다. 나마스테와 마찬가지로, ‘내 안의 신이 네 안의 신을 본다’라는 뜻이다. 나는 네 눈에서 내 자신을 본다는 것이다.”

‘아바타’의 영적인 면에 대해서는 허핑턴 포스트의 마이클슨의 블로그에서 더 읽어볼 수 있다.

2. 콘택트

과학자 칼 세이건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1997년 작이다.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한 과학자 엘레노어 애로웨이 박사가 주인공이다. 외계인과 접촉하려고 애쓰며, 애로웨이가 종교적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된다.

허핑턴 포스트의 아리아나 허핑턴 편집장의 케이티 스피어 보좌관은 ‘콘택트’를 보고 맹목적으로 믿지 않고 질문을 하려는 타고난 욕구가 살아났다고 말한다.

“균형감(과 믿음)이 있으면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도 위협이 아닌 영감이 될 수 있다.” 스피어의 말이다.

3. 스타 워즈 시리즈

조지 루카스의 우주 대 서사시는 ‘빛’과 ‘어둠’의 전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며,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게 어떤 것인가 하는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스타 워즈’의 영향으로 우주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하는 형이상학적 힘’인 포스를 따르는 제다이즘이라는 종교가 생기기까지 했다.

허핑턴 포스트의 블로그 에디터 헤일리 밀러는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스타 워즈’를 통해 처음으로 영적인 면을 접했다고 말한다.

“요다는 포스에 대해 ‘생명이 포스를 만들고 자라게 한다. 포스의 에너지가 우리를 감싼다. 우리는 빛나는 존재들이고 조잡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개념은 칼 세이건의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과도 어느 정도 비슷하고, 나는 이게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4.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인기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외계인들이 지구를 철거하고 우주선을 타고 도망가기 전까지는 완전히 평범한 삶을 살았던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핑턴 포스트 정치의 피터 제임스 캘러헌은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로서 자라며 알고 있던 신보다 더 큰 게 어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 모두에게 언제나 무한한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교해 보면, 우리가 지구를 놓고 죽어라 싸우지만, 지구는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을지도 모를 훨씬 더 큰 공간의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5. 배틀스타 갤럭티카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사일론이라는 로봇 종은 한때 주인으로 섬기던 인간들이 사는 12개의 행성들을 침공한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갤럭티카에 타고 전설 속의 행성 지구를 찾아 나선다.

허핑턴 포스트 블로그와 커뮤니티 부에디터인 매들린 왈은 이 드라마가 인간과 세상에 대한 관점에 도전하는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

“나는 대학생 때 이 드라마를 보았다. 학교 친구들, 교수들, 친구들과 신, 종교, 과학,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것들이 뒤섞여 있다는 대화를 흔히 하던 때였다. 주위에 있는 것들에 늘 질문을 던지고, 나는 왜 내가 믿는 것을 믿는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준 드라마다.”

6. 미지와의 조우

스티븐 스필버그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1977년작으로, UFO와 접촉한 뒤 환영을 보게 되는 로이 니어리라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초자연적 현상 전문가이자 허핑턴 포스트 기자인 리 스피겔은 외계 생명이 있다는 증거가 이미 넘쳐난다는 이 영화의 주제를 좋아한다고 한다.

“외계인에 대한 신앙이나 믿음의 문제가 아니다. 직접 이런 것을 익혀나가는 것에 대한 문제다. 지식을 넓히고, 바깥 세상에는 더 큰 것들이 있으며 우리는 생명이 가득한 여러 은하계들의 일부라는 걸 깨닫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생각의 큰 도약이 되는 깨달음이지만, 도약을 할 만한 가치가 있다.”

7. 천 년을 흐르는 사랑

이 영화는 세 가지 시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든 스토리 라인에서 휴 잭맨이 연기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레이첼 와이즈)의 생명을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허핑턴 포스트 하이라인의 부에디터 레일리언 브룩스는 이 영화가 세 가지 방법으로 신성성에 접근한다고 말한다. 빛과 재생의 악마인 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서의 신, 정복자로서의 신이다.

십대 때 이 영화를 본 브룩스는 신이 동시에 이 모든 것이며 또한 그 이상일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점이다. ‘천 년을 흐르는 사랑’에서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레이첼 와이즈의 캐릭터는 계속해서 ‘죽음은 경외심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한다. 이 말을 반복함으로써 영화의 의도가 드러난다. 경외심은 그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

8.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인류를 파괴하려고 하는 외계인들이 등장하는 1959년 흑백 영화이다. 허핑턴 포스트 괴상한 뉴스담당 기자인 데이빗 모이에 의하면 유치한 특수 효과(파이 틀을 비행접시로 사용했다)와 형편없는 연기로 점철된 영화라고 한다. 모이는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이 일반적으로 ‘사상 최악의 SF 영화’로 꼽힌다고 말하며, 그의 주의를 끈 전형에서 벗어난 장면이 있다고 한다.

지구인들은 우주선을 타고 찾아와 인간의 시체를 되살려 지구를 장악하려는 사악한 외계인들을 상대한다. 인간들은 외계인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외계인들의 우두머리 에로스는 “너희는 우리가 신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해?”라고 말한다.

“영화는 어처구니가 없지만 –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 –은하계 전체에서 신을 숭배하고 있다는 발상이 마음에 들었다. 은박지 의상을 입은 엉터리 외계인들조차 말이다.”

9. 매트릭스 시리즈

‘매트릭스’ 시리즈는 인간이 시각, 촉각, 미각, 후각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밖에 현실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주인공인 토마스 A. 앤더슨/네오는 깨어나서 진실을 볼지 말지를 고르게 된다.

허핑턴 포스트 라티노 보이시스의 캐롤라이나 모레노는 이 시리즈 때문에 신을 믿게 되지는 않았지만 호기심은 생겼다고 말한다.

“우리가 우리의 삶과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들이 더 강력한 힘에 의해 조종되는 환상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가능성에 대해 마음이 열렸던 것 같다.”

10. 블레이드 러너

과학자들이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들을 만들 수 있는 2019년의 디스토피아적 로스 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1982년작이다. 복제 로봇들은 지구에서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블레이드 러너라는 특수 경찰들이 지구에 불법으로 들어오는 로봇들을 추적해 잡는 일을 한다.

허핑턴 포스트의 코미디 에디터인 앤디 맥도널드는 이 영화가 ‘인간이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

“인간이 로봇에게 우리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과 기억, 도덕 의식을 준 다음 산 세포를 씌우면, 그건 인간인가 로봇인가? 그리고 우리가 그런 걸 만들 수 있다면 다음 질문은 ‘신은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인간은 계속해서 신을 만들 운명인가, 아니면 스스로 신이 되는가?”

11. 인터스텔라

‘인터스텔라’에서는 지구에 식량 위기가 찾아오자 인간들이 거주 가능한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선다.

허핑턴 포스트 멀티미디어 연구원인 로렌 벨은 이 영화를 보고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어떤 우주에서는 사랑이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시간, 공간, 죽음은 사랑을 제약하지 못한다. 사과가 아이삭 뉴튼 앞에 떨어졌듯, 우리는 더 큰 이유로 인해 사람에게 끌릴 수 있다.”

영화 대사 일부를 소개한다.

쿠퍼: 당신은 과학자예요, 브랜드.

브랜드: 그러니까 사랑이 우리가 만들어 낸 게 아니라는 내 말에 귀를 기울여요. 사랑은… 관측이 가능하고 강력해요. 의미가 있는 게 분명해요.

쿠퍼: 사랑에는 의미가 있죠. 사회적 효용, 사회적 유대, 아이 키우기…

브랜드: 우리는 세상을 뜬 사람도 사랑해요. 거기에 어떤 사회적 효용이 있죠?

쿠퍼: 없어요.

브랜드: 어쩌면 다른 의미가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의미. 우리가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고차원적인 어떤 증거나 요소가 있을 수도 있어요. 나는 내가 10년 동안 보지 못한 우주 저 편의 사람에게 끌리고 있어요. 그 사람이 아마 죽었을 거라는 것도 난 알아요. 사랑은 우리가 시공간의 차원을 넘어 인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에요. 어쩌면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해도 그걸 믿어야 할지도 몰라요.

12. 월E

사랑스러운 쓰레기 처리 로봇이 등장하는 디즈니-픽사 영화다. 지구에서 월E의 유일한 임무는 인간들이 수백 년에 걸쳐 환경을 망가뜨린 다음 남은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다. 월E는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우주 여행을 떠나고, 그 결과 우주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허핑턴 포스트 종교의 부에디터 안토니아 블룸버그는 이 영화가 ‘모든 게 다 전자동이 되고 인간들끼리는 단절된 미래의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계속해서 이런 길로 가다가는 우리가 인간적인 면을 잃게 된다는 걸 알려준다’고 한다.

13. 오펀 블랙

BBC 아메리카의 ‘오펀 블랙’은 자신이 수십 년에 걸친 비밀 과학 실험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과학 연구의 한계에 대한 여러 가지 윤리적, 도덕적 질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운명이 미리 정해진 것으로 느껴지는 이 세상에서 스스로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발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의 TV 평론가 메리 맥나마라는 이렇게 표현한다. ‘이 세상, 정체성, 다른 사람들의 의도에 대한 어떤 기본적인 가정이 깨지는 걸 성인기에 경험하지 않는 드문 사람이 나온다. 붕괴와 재건 사이의 공간에서 인간의 위대한 문학, 음악, 예술이 나온다.”

허핑턴포스트US의 13 Sci-Fi Movies And TV Shows That Opened Us To The Mystery Of Go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SF영화 #sf드라마 #신 #종교 #영화 #문화 #SF #과학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