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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 테스크포스팀'을 둘러싼 5가지 이야기

  • 원성윤
  • 입력 2015.10.26 07:37
  • 수정 2015.10.26 07:45
ⓒ한겨레

1. 교육부, 세종시 놔두고 서울에서 일하다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외에 비공개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 10월25일 보도에 따르면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위 위원장은 25일 특위가 입수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티에프(T/F) 구성·운영계획(안)’을 공개했다.

도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화를 공식발표하기 전인 지난 9월말 이미 국정화 방침을 확정한 뒤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에 비선조직(비공개 티에프) 사무실을 차려놓고 국정화 작업을 추진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밤 새정치민주연합의 도종환·유기홍·김태년 의원과 정의당의 정진후 의원 등 야당 의원 4명과 보좌진, <한겨레>를 비롯한 취재진이 이 사무실을 찾아서 확인한 결과 이 조직은 일요일임에도 사무실로 출근해 보고서 작성 업무 등을 하고 있었다. 야당 의원들이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문을 잠근 채 열어주지 않았고 곧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다. (한겨레, 10월25일)

2. 홍보팀 업무에는 ‘기획기사 언론섭외’도 포함됐다

25일 저녁 국정화 역사교과서 관철을 위해 꾸려진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도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는 이 조직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온 정황이 드러나다.

한겨레는 “이 티에프에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및 역사교과서 개발 기본계획 수립’ ‘편찬 준거 개발관리’ ‘교육과정 관리 및 교육과정심의회 구성’ 등 기본적 업무 이외에도 ‘언론동향 파악 및 쟁점 발굴’ ‘교원·학부모·시민단체 동향 파악 및 협력’ ‘온라인 동향 파악 및 쟁점 발굴’ 등의 업무도 맡는 것으로 문건에 명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상황관리팀’의 업무 중에는 ‘BH(청와대) 일일 점검 회의 지원’이라는 업무가 명시돼 있었다. 청와대에 수시로 교과서 국정화 추친 업무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건에 나타난 홍보팀의 업무 중에는 언론 대응도 있었다. ‘기획기사 언론 섭외’ ‘기고·칼럼자 섭외’와 ‘패널 발굴·관리’ 등도 포함된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불식시키고 신문과 방송에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한 교육부의 방침에 문건에서 드러났다.

3. 청와대, TF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청와대가 역사교과서 TF팀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26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김 수석은 "국정화 TF팀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일일 점검회의와 관련해서는) 교육문화수석 차원에서 상황을 관리하는 것은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국정화 일일 점검회의를 연 정황과 관련해서는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성 답변을 내놓긴 했지만, "교육문화수석 차원에서 상황을 관리"했을 가능성만은 인정했다. 이는 사실상 TF팀에서 일일보고받고, 청와대에서 '상황 관리' 차원에서 일일 점검회의를 열었음을 뜻한다. (오마이뉴스, 10월26일)

4. 이종걸 새정치 원내대표 “청와대 수석들도 많이 왔다갔다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은 원내대표는 ‘교과서TF’에 대해 청와대가 관여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한 이 대표가 발언한 요지는 다음과 같다.

  • 대규모의 고위직 교육부 공무원, 청와대 수석들이 많이 왔다갔다고 한다. 서울 동숭동 국제교육원에 비밀아지트식으로 국정화 추진 기구를 만든 것이 밝혀졌다.
  •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하고 예비비 44억원을 책정했는데 권당 5억원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20여억은 정체모를 예산으로, 홍보예산으로 추정된다.
  • 거기에 이어 이런 비밀, 대규모 아지트까지 만들어 국정화 반대 여론을 이겨내려고 하는 것이다. 추진 방식에도 근거가 없다. 공무원들이 자기가 있던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왔다고하면 파견 등의 절차가 필요한데 과연 그런 것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 예비비의 경우 국회 예산심의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사안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적인 조치까지 다 추진할 계획이다.
(10월 26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5. 서청원 “야당, 화적 떼냐” 비난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상적으로 일하는 교육부에 야당 의원들이 급습했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10월26일 보도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밤부터 야당 국회의원들은 들치닥쳐 공무원들을 감금하는 그런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이런 일을 해도 되는지 정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10월26일 보도에 따르면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게 무슨 일이냐"며 "저는 이것을 대하는 순간 지난 2012년 12월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을 미행하고 그 집을 포위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감금한 것이랑 똑같은 짓이 생각났다"고 이번 사건을 국정원 여직원 댓글의혹 사건으로 규정했다.

또 뉴시스에 따르면 서 최고위원은 "그래서 야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못얻는다"며 "야당이 '화적 떼'는 아니지 않나? 정당한 업무집행을 하는 현장에 찾아가 아직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야당이 정신차려야 한다. 부끄럽다"고 야당을 '화적'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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