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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 "이라크전 실수 사과, 후세인 제거는 사과 못해"

  • 허완
  • 입력 2015.10.26 05:42
  • 수정 2015.10.26 05:45
International Mideast envoy and former British prime minister Tony Blair talks with Egyptian Foreign Minister Sameh Shukri during their meeting at the Egyptian Foreign Ministry in Cairo, Egypt, Wednesday, Aug. 6, 2014. Blair is also to meet with Arab League officials on Wednesday. (AP Photo/Amr Nabil)
International Mideast envoy and former British prime minister Tony Blair talks with Egyptian Foreign Minister Sameh Shukri during their meeting at the Egyptian Foreign Ministry in Cairo, Egypt, Wednesday, Aug. 6, 2014. Blair is also to meet with Arab League officials on Wednesday. (AP Photo/Amr Nabil) ⓒASSOCIATED PRESS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재임 당시 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잘못된 정보에 따라 여러가지 실수를 했고, 결국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대하는 근본원인이 된 데 대해 사과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방송될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에 개입해 사담 후세인을 쓰러뜨린 것이 실수였나는 질문에 "우리가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답했다.

이어 "후세인이 이라크 민족과 다른 민족들에게 화학무기를 광범위하게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형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은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참전 계획에서 빚어진 실수는 물론 이라크 정권 제거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했던 실수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0년 9월4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토니 블레어의 책 사인회에 맞춰 열린 반전시위 모습. ⓒAP

그러나 그는 "후세인을 제거한 것에 대해선 사과하기 어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가 권력에 남아있었던 것보다 축출된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이라크 전쟁과 후세인 제거를 후회하고 있지 않다는 심경을 밝혔다.

블레어는 또 이라크 전쟁이 현재 IS가 세력을 확대하게 된 근본적 원인이냐는 질문에 "일부 진실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2003년 후세인을 제거한 우리에게 2015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2011년 시작된 '아랍의 봄'이 오늘의 이라크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과 IS는 사실상 이라크가 아닌 시리아에서 세를 얻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행자인 파리드 자카리아는 블레어 전 총리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푸들'이었다고 비난하고 성공한 정치인에서 '전범'이라는 소리를 듣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블레어는 "역사의 평가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후세인을 제거한 나의 죄에 관해 생각해본다면 (지금 우리는) 시리아에서 수만명이 살해되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유럽 모두에 책임이 있을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을 옹호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자치정부 수반은 영국의 이라크 참전 경위를 조사한 칠콧 보고서가 오랫동안 지연된 끝에 곧 공개될 조짐을 보이자 블레어가 이런 발언으로 비난을 피할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스터전은 "전 국민이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만, 블레어는 회피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며 칠콧 보고서가 속히 공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지시로 6년 전 조사를 시작한 칠콧 진상규명위원회는 보고서 공개 전에 당사자에게 반론할 기회를 줘야 하는 규정 때문에 보고서 공개를 지연해 아직 공개 날짜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라크전 참전 결정이 이뤄졌던 당시 데이비드 블런킷 전 영국 내무장관은 "당시 블레어 총리는 전투가 끝난 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할 수 없었다"며 "다만 당시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믿기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블레어가 속한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는 당수 선출 유세 과정에서 이라크 침공에 관여해 이라크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노동당을 대표해 사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레어는 칠콧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서 사과하지는 않고 인명피해에 대해 유감만 표명했다.

Ex-British PM Tony Blair sorry for Iraq War 'mistakes' - USA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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