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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교과서 국정화 위해 비공개 TF 운영해왔다

  • 남현지
  • 입력 2015.10.25 22:20
  • 수정 2015.10.25 22:21

25일 저녁 국정화 역사교과서 관철을 위해 꾸려진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안 통로를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 티에프(TF)를 구성해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티에프 운영계획안에는 ‘청와대 일일 점검 회의 지원’ 업무가 포함돼 있어, 청와대가 국정화 관련 일일회의를 해왔고 이 티에프가 여기에 보고를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 ▶ 관련 기사 : 문앞서 야당 의원들 막고 ‘검정교과서 분석’ PC 서둘러 꺼버려 )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위 위원장은 25일 특위가 입수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티에프(T/F) 구성·운영계획(안)’을 공개했다. 도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화를 공식발표하기 전인 지난 9월말 이미 국정화 방침을 확정한 뒤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에 비선조직(비공개 티에프) 사무실을 차려놓고 국정화 작업을 추진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밤 새정치민주연합의 도종환·유기홍·김태년 의원과 정의당의 정진후 의원 등 야당 의원 4명과 보좌진, <한겨레>를 비롯한 취재진이 이 사무실을 찾아서 확인한 결과 이 조직은 일요일임에도 사무실로 출근해 보고서 작성 업무 등을 하고 있었다. 야당 의원들이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문을 잠근 채 열어주지 않았고 곧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다.

25일 저녁 국정화 역사교과서 관철을 위해 꾸려진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출입문을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도 의원이 공개한 문건을 보면 이 조직은 교육부에서 공식적으로 국정화 관련 주무를 맡았던 역사교육지원팀과는 별도의 조직이다. 현재 충북대 사무총장 신분인 교육부의 오석환 국장이 ‘단장’을 맡고 있고, 기획팀·상황관리팀·홍보팀 세 팀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부의 김연석 역사교육지원팀장이 ‘기획팀 업무 총괄’을 맡고 있고 교육부 소속의 서기관·사무관·주무관·연구사 등이 실무진으로 포함돼 있다.

이 티에프는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및 역사교과서 개발 기본계획 수립’ ‘편찬 준거 개발관리’ ‘교육과정 관리 및 교육과정심의회 구성’ 등 기본적 업무 이외에도 ‘언론동향 파악 및 쟁점 발굴’ ‘교원·학부모·시민단체 동향 파악 및 협력’ ‘온라인 동향 파악 및 쟁점 발굴’ 등의 업무도 맡는 것으로 문건에 명시돼 있다.

특히 ‘상황관리팀’의 업무 중에는 ‘BH(청와대) 일일 점검 회의 지원’이라는 업무가 명시돼 있었다. 도 의원은 “오석환 단장과 김연석 팀장 등이 매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에 보고를 하고 있고 상황관리팀은 이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홍보팀의 업무 중에는 ‘기획기사 언론 섭외’ ‘기고·칼럼자 섭외’와 ‘패널 발굴·관리’ 등도 포함돼 있었다.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언론에 기획기사를 요청하고, 기고와 방송 토론에 참여해 국정화 지지 발언을 해줄 인사를 교육부가 직접 발굴해 관리해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겨레>는 교육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교육부 대변인과 티에프 관계자들에게 연락하였으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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