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유럽연합(EU)-발칸 10개국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 발칸 3국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회동을 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이 국경을 닫고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국 국경도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발칸 3국은 전 유럽 차원의 난민 해결책을 원하지만 오도 가도 못한 채 발이 묶인 난민들의 '완충지대'(buffer zone)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난민 문제에 대한 최상의 해결책은 전체 유럽이 합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다른 EU국가들이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한 헝가리의 조치를 따른다면 발칸 3국도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5일 정상회의에서 사전 동의 없이 난민을 인접 국가로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 16개항의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이주 신청이 거부된 난민을 신속히 추방하고 처음 도착한 유럽 국가에서 이주 신청을 하지 않은 난민에 대해 이주 권한을 박탈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발칸 10개국 정상회의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 난민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EU 8개국과 함께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지도자도 참석할 예정이다.
융커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의의 목표는 "즉각 시행할 수 있는 공통 결론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독일, 스웨덴에서 신규 난민 유입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가 국경 폐쇄를 위협하고 나서 정상회의에서의 진통이 예상된다.
스웨덴에서는 21일 이주자 출신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서 괴한이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한 데 이어 22일에도 스톡홀름에서 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지역에서 난민이 사는 주택에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정부도 반이민 정서에 의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부 밤베르크 마을에서 극우파에 의한 난민 거주지를 방화하려던 시도가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발칸 지역에 체류 중인 난민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전쟁과 가난을 피해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해상으로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68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