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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벵가지 사건 청문회도 선방하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 가도의 걸림돌을 잇따라 넘어서면서 다시금 대세론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열린 '벵가지 사건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 의원들의 집중공세를 비교적 잘 막아내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인 데 이어 조 바이든 부통령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번 청문회 문턱까지 무사히 넘음으로써 대선 행보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고 미 언론들이 전망했다.

워싱턴DC 연방하원 롱워스 빌딩 내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청문회는 표면적으로는 2012년 9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발생한 미 영사관 습격사건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 대사 등이 숨진 사건의 경위를 따지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당시 외교수장이 바로 클린턴 전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측이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의 실책을 부각시켜 그를 흠집 내려는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 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실제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벵가지 영사관의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청을 수차례 받고도 묵살했는지 등 당시 사건을 둘러싼 세부적 대응 과정을 놓고 클린턴 전 장관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

공화당이 무려 11시간에 걸쳐 클린턴 전 장관에게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이날 청문회의 패자는 결국 공화당이었다는 게 미국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의 불행한 벵가지 청문회'라는 사설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이날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공허한 의혹만 늘어놓으며 스스로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시종일관 차분한 자세와 정연한 논리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역량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면서 공화당의 맹공을 빈틈없이 막아냈다고 평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공화당이 민주당의 대선 선두 주자를 겨냥한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를 잃고 말았다"고 이날 청문회를 요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청문회가 오히려 클린턴 전 장관에게 충분한 해명의 기회를 제공하는 무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클린턴 전 장관은 더 이상의 중대 변수가 튀어나오지 않는 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대세를 굳힐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여름 클린턴 전 장관은 장관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와 당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후보의 돌풍에 밀려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대세론에 타격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영민한 토론 실력으로 샌더스 후보에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잠재적 경쟁 후보로 꼽혀왔던 바이든 부통령마저 지난 21일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당내 선두 주자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 AFP통신은 "그동안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던 유권자들도 이날 청문회를 계기로 다시금 마음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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