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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3일 12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3일 12시 37분 KST

박 대통령 "저한테 '그년' 하셨죠?"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뒤끝작렬’의 풍모가 드러나는 대화 한 토막이 공개됐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기자들과 차를 마시면서 전날 있었던 청와대 5자 회동 에피소드를 전하는 과정에서다.

전날인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5자 회동에 참석했던 원유철 원내대표의 말에 따르면, 이날 만남이 끝나고 악수하고 헤어지는 말미에 박 대통령이 이 원내대표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아까 뵈니까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하시는데 예전에 저보고 그년, 이년이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오늘처럼 말씀 잘하시면 인기가 더 좋아지고 잘 되실 텐데…. 인물도 훤하시고…, 왜 그때 이년, 그년 이러셨어요? 제가 깜짝 놀랐잖아요.”

원 원내대표가 전한 말을 종합하면, 분위기가 냉랭했던 건 아닌 것 같다. 이날 만남이야 날 선 대화를 하다 결론 없이 끝날 것은 자명했지만, 이 대화가 오간 때는 모임이 끝나고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서는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4명과 인사하는 자리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이종걸 대표는 몹시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옆에서 지켜본 원유철 대표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어휴, 그때는, 뭐, 죄송했습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답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박 대통령이 회동 말미에 꺼낸 이 대표의 ’그년’ 발언은, 2012년 8월 이 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당시 이 대표는 새누리당 안에서 불거진 ’공천헌금’ 논란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썼다. 이 대표는 당시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처음엔 ’그녀는’의 줄임말이라고 했다가, 조그만 아이폰을 쓰다 오타가 났다고 말을 바꾼 뒤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입니다“라고 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그 욕설 트윗을 오랫동안 기억했다가 3년2개월여만에 얼굴을 맞대고 사과를 받아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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