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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태국: ‘아시아 게이 수도'의 추한 면

활동가들은 아시아의 ‘게이 수도’라는 태국의 이미지가 차별과 소외를 겪는 태국 LGBT 커뮤니티의 실제 경험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기사는 동남아의 LGBT 커뮤니티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활동가들의 용감한 행동을 조명하는 동남아 LGBT 인권에 대한 10편 시리즈의 마지막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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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 콩의 왓 크룽 타이 위타야에서 십대 트랜스젠더들은 ‘더 남자답게’ 되는 법을 배운다.

“우리가 아이들을 전부 다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는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해서 그들이 남자로 태어났다는 걸 … 그리고 여성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걸 이해할 수 있게는 할 수 있다.” 프라 핏사누 윗타라토 교장이 2011년에 AFP에 한 말이다.

이 절에서는 11~18세의 소년들이 자신의 ‘여성스러움’을 떨쳐낼 수 있도록 하는 엄격한 훈련을 받는다.

“초보 승려들이 파우더, 메이크업, 향수를 사용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 어느 십대 트랜스젠더의 말이다. 학생들은 노래를 하거나, 음악을 연주하거나 뛰어다녀서는 안 된다.

왓 크룽 타이 위타야는 2008년부터 십대 트랜스젠더들에게 ‘남성성’을 가르치는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 인권과 정의 재단에 의하면, 불교 신도가 대다수인 태국의 LGBT 십대 중 약 2.5%가 ‘치료 받기 위해’ 절에 들어간다. 가족에 의해 심리 치료를 강제 당하는 십대도 있고, 집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

활동가 나이야나 수파풍은 태국에서는 LGBT를 ‘기형적인 사람’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2013년에 방콕 포스트에 말했다.

그녀는 ‘다른 성별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과 어떠한 접촉도 하지 말라고 구체적으로 경고한’ 자기 아들의 교과서를 예로 든다. 이 교과서에서는 ‘이럴 경우 그 아이들의 행동을 바로잡는 것을 도울 수 있도록 즉시 교사에게 알리라고 학생들에게 충고하고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외부인들에겐 ‘아시아의 게이 수도’라고도 불리는 태국의 이런 면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태국은 최근 게이 고-고 바부터 트랜스젠더 여성(태국에서는 ‘카토이’, ‘레이디보이’로 불린다)들이 나오는 미인 대회에 이르는 모든 것을 찾는 퀴어 여행자들에게 적합한 ‘핑크’ 여행지로 마케팅하고 있다.

이 전략은 통하고 있는 것 같다.

매년 외국인들이 방콕의 게이 바로 몰려들고, 성전환 수술을 받으러 태국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퀴어에게 우호적인 이미지는 피상적이라고 한다.

“태국 사회는 게이와 레즈비언을 비공식적으로는 받아들이지만 공식적으로는 거부한다는 말이 있다. 태국 사람들은 게이와 레즈비언의 행동과 옷차림 같은 피상적인 점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사실인 것 같다. 의미있는 상황에서는 태국인들은 그들에 대한 편견을 지닌 경향이 있다.” LGBT 인권 단체 안자리의 안자나 수바르나난다 회장이 2013년에 푸켓 뉴스에 말했다.

최근 콘 타이 재단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15세에서 24세 사이의 태국인 중 50% 이상이 ‘동성애는 잘못이다’라고 믿는다고 한다.

미국 국제 개발 기구와 U.N. 개발 프로그램이 태국의 LGBT 인권 상황에 대해 낸 2014년 보고서에 의하면 태국에서 LGBT는 널리 소외되고 차별 받는다. 보호나 긍정을 위한 법과 정책은 상당 부분 존재하지 않는다.

트랜스젠더 활동가 프렘프리다 프라모즈 나 아유타야는 “태국의 LGBT는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살 수 있기는 하나, 존엄을 보장 받을 방법은 없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한다.

9월에 타이는 기념비적인 젠더 평등법을 시행했다. ‘태어났을 때의 성과 다른 외모를 한’ 사람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젠더 표현에 따른 차별에 대한 법적 보호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동남아 최초의 법이다. 국제 인권 감시 기구의 연구자인 카일 나이트는 이 법이 ‘트랜스젠더들을 보호하는데 있어 큰 발전’이라고 한다.

그러나 LGBT 활동가들은 이 새 법률이 아주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태국에게 있어서는 작은 진전이라고 말한다.

태국은 1950년대에 동성애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직 LGBT를 성적 지향을 이유로 보호하는 법이나 정책은 없다.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인정이나 보호 역시 없다.

“노골적인 모순이다. 태국은 LGBT에게 상당히 우호적이고 세계적으로 성전환 수술의 허브인데,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이 아직도 없다.” 나이트가 8월에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이러한 보호의 부재가 태국의 LGBT 커뮤니티에게 직장과 학교에서의 차별, 제한적인 의료 서비스 등 수많은 어려움을 가져다 주었다고 미국 국제 개발 기구와 U.N. 개발 프로그램의 보고서는 전한다.

이 보고서에는 태국 여성 공무원이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자기 파트너 대신 의료 결정을 내릴 권리가 없어서 파트너가 거의 죽을 뻔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익명의 공무원은 그들은 이성애자 커플들에게 주어지는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어서 치료비 부담이 막중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고 후에 ‘의사들이 친족만이 모든 형태의 치료를 승인할 권리를 갖는다고 말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평생의 반려자일 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존재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다른 지역에 사는 파트너의 친척에게 연락을 해야 했으며, 얼른 병원에 올 수 있게 그들의 비행기 삯까지 치러야 했다고 한다. 후에 치료비를 내야 할 때, 그녀는 정부의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재무부 규정은 동성 커플에겐 이런 혜택을 배제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태국은 매년 국내/국제 트랜스젠더 미인 대회를 몇 회씩 개최한다.

LGBT 차별은 학교와 가정에서도 흔하다.

2014년에 플랜 인터내셔널, 유네스코, 마히돌 대학교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태국의 LGBT 학생들 중 3분의 1은 학교에서 물리적 학대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조사한 2천 명의 학생들 중 거의 25%가 성적 지향이나 젠더 정체성 때문에 성 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비교해 보면, 미국의 LGBT 학생들 중 17% 정도가 물리적으로 공격 받은 적이 있다고 2014년 게이, 레즈비언 & 이성애 교육 네트워크 조사가 밝혔다.

태국의 연구에서 괴롭힘을 당한 LGBT 학생들은 불안, 낮은 자존감, 사회적 소외로 힘들어했다. 7%가 지난 한 해 동안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23%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나이야나 수파풍은 방콕 포스트와 이야기하며 ‘여자애처럼 말하고 행동하지 말라고 명령한 교사에게 굴욕을 당한 뒤’ 살충제를 마셔 자살을 기도한 게이 아이의 사례를 떠올렸다.

그 교사는 ‘말을 듣지 않으면 성적을 깎겠다고 협박’했으며, 아침 조회 시간에 얼굴을 때렸다고 한다.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 인권과 정의 재단이 2012년에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LGBT 응답자 중 15% 정도가 성적 지향이나 젠더 표현 때문에 가족들에게 ‘언어 폭력’을 당했으며, 13%는 동성 파트너와 동거하는 것을 금지 당했다.

LGBT 인권 단체 방콕 레인보우의 니콘 침콩 회장은 이러한 소외는 태국에서 LGBT 이슈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허핑턴 포스트에 전한다.

태국의 법은 LGBT 커뮤니티에 대한 보호를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사진은 태국의 프라이드 행사이다.

활동가들은 최근 통과된 젠더 평등 법이 태국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징후일 거라며 희망을 보인다.

“[법의] 진보와 그로 인해 탄력이 붙은 변화가 태국이 자랑스럽게 동남아 LGBT 인권의 주도 역할을 맡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트가 지난 달에 말했다.

그러나 2014년에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는 등 태국의 불안한 정치 환경을 고려할 때, 활동가들은 태국의 LGBT 인권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허핑턴포스트US의 Two-Faced Thailand: The Ugly Side Of 'Asia’s Gay Capital'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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