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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2일 18시 5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2일 19시 01분 KST

정부, '맞춤형 보육' 내세워 보육예산 깎나?

한겨레

22일 국회에서 내년 복지예산 심의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내년에 시행하기로 한 ‘맞춤형 보육’이 보육예산 축소 논란을 일으키며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전업주부의 영유아(0~2살) 어린이집 무상이용을 7시간으로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보육료 지원을 ‘표준보육비용’(적정 수준의 보육서비스에 필요한 비용)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보건복지 분야 정부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내년부터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에 대해 ‘맞춤형 보육’을 시행한다. 이는 장시간 보육이 필요한 경우에는 종일반(12시간·오전 7시30분~오후 7시30분)을, 그렇지 않은 경우엔 맞춤반(하루 7시간가량)을 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맞춤형의 경우, 무상지원이 하루 7시간가량으로 제한된다. 0~2살에 대한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은 2009년 소득하위 50% 계층으로 시작한 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영유아를 자녀로 둔 모든 계층으로 확대된 바 있다.

맞춤형 보육은 실질적인 보육 수요에 따라 구분해서 운영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취업주부에게는 종일반, 전업주부에게는 맞춤반을 배정하는 식이다. 무상보육 시행 이후, 아이를 더 오랜 시간 맡겨야 하는 취업주부가 어린이집으로부터 역차별을 당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업주부는 가급적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지난해 복지부가 실시한 어린이집 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업모의 비율은 31.7%에 이른다.

영유아(0~2살) 보육료 지원사업 예산안

맞춤반에 대한 보육료 지원은 종일반의 80%(보육료 단가)만 적용된다. 정부는 맞춤형 보육 시행에 따라, 영유아 보육료 지원 예산을 내년에 2조9618억원 배정했다. 이는 출생아 수 감소에 따른 자연감소분(1394억원)을 고려하면 올해 추경 포함 예산 대비 365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보건복지위에서 “보육료 지원이 열악한 상황에서 맞춤반의 경우 현재 수준의 80%만 지원하게 되면 보육교사의 인건비가 더 줄어들게 된다. 무상보육을 공약한 박근혜 정부가 맞춤형 보육을 한다면서 보육예산을 줄여서야 되겠느냐”며 “삭감된 예산을 보육료 지원 현실화와 보육교사 처우 개선에 써야 한다”고 따졌다. 특히 남 의원은 “정부가 어린이집에서 한달간 아이 1명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인 표준보육비용을 산정해놓고 그 비용의 94%만 지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표준보육비용에 맞춰줘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재정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새로 부임한 방문규 복지부 차관도 “표준보육비용에 맞추려면 현 수준에서 10% 인상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고 이 가운데 3%는 지난해 반영했다”며 “남은 6.8%를 위해 최대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차전경 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장은 “맞춤형 보육은 그동안 지원체계를 12시간 종일반을 기준으로 해서 나타난 여러 불합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며 “취업주부와 전업주부로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오랜 시간 아이를 맡길 필요가 있는 이들을 폭넓게 종일반으로 포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쪽에선 취업주부와 전업주부 간 차별 논란을 근본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대안 마련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의 표준보육비용을 전제로 8시간 보육체제를 기본으로 두고,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서는 추가로 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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