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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미인도 위작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 박세회
  • 입력 2015.10.22 05:41
  • 수정 2015.10.22 09:27
ⓒ연합뉴스

1991년 '미인도' 위작 논란은 국내 미술계 최대의 위작 시비 중 하나로 꼽힌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 아트 포스터(복제품)를 본 친지에게서 "복제품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과 복제품을 검토해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위작 논란의 중심에 선 그림 '미인도'. 천경자 화백은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림의 제작연도부터 소장경위 등을 추적해 진품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판매사건으로 구속된 위조범 권모씨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화랑을 하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소액을 받고 달력 그림 몇 개를 섞어서 '미인도'를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위작 시비가 재연됐다.

이에 대해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미인도'(29Ⅹ26㎝)는 진짜이며 현대미술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다"면서 "한국화 위조범과 현대 미술관 중 어느 쪽을 믿느냐"고 반문했었다.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후속 조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고 한국화랑협회에서는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다.

당시 화백은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 채 가짜를 진품으로 오도하는 화단 풍토에선 창작행위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붓을 놓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직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천 화백은 '자기 그림도 몰라보는 정신 나간 작가'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엄청난 정신적 고초를 겪었다.

천 화백의 둘째딸 김정희씨는 당시 "위작 시비는 언젠가는 밝혀질 자명한 사건"이라며 "위작 여부의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국가기관이나 특정 이익단체가 조직적으로 나서 일평생 외골수로 작업한 화가의 작가 정신을 말살하는 사건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작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

이런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중이었던 '미인도'가 비교적 최근인 2014년 가족 측의 요구로 소장목록에서 빠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일정 예산을 들여 구입한 소장품 7504건(2015년 10월 16일 현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품 이미지를 공개한다. 하지만 2014년 4월 이후부터 미술관 홈페이지 소장품 목록에 등재됐던 '미인도'가 사라졌다. 현재까지 목록 삭제에 대한 설명 없이 운영되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장엽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2실장은 "‘미인도’ 진위 여부와는 무관하다. 가족 측이 미술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았다. 가족들은 미술관의 목록 게재 자체가 '미인도'를 진품으로 주장하는 행위라며 '소장품 목록 공개 자체가 공격적인 느낌이 든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한국(10월 22일)

고 천경자 화백은 생의 마지막까지, 가족들은 지금도 미인도가 천경자 씨의 그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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