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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으로 오해받은 시계'를 만든 무슬림 소년, 미국을 떠난다

  • 강병진
  • 입력 2015.10.21 07:54
  • 수정 2015.10.21 07:55

아흐메드 모하메드는 지난 9월, 집에서 만든 시계를 학교에 가져갔다가, 미국 사회를 뒤집어 놓은 무슬림 소년이다.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이 선생님에게 보여주기 위해 학교에 가져갔던 이 시계는 폭탄으로 오해받았고, 이 일로 모하메드는 유치장에 갇히기까지 했다. 당시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무슬림에게 비우호적인 미국인의 시선을 지적했다. 보수적인 텍사스 주의 정서 또한 이런 오해를 낳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일이 있은 후, 아흐메드 모하메드는 대통령에게도 초청을 받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마크 주커버그도 아흐메드를 지지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멋진 시계다 아흐메드, 백악관에 가지고 와볼래? 너와 비슷한 다른 아이들도 과학을 좋아하도록 우리가 영감을 줘야 해. 그게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거지."

이후 아흐메드는 세계 여행을 다녔다. 그는 자신이 다니던 텍사스 주 어빙의 맥아더 고등학교를 그만둔 후, 수단 대통령을 만났고, 메카를 다녀왔고, 닥터 오즈와 과학에 관한 대화를 나눴으며 지난 10월 19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그런데...

‘댈러스 모닝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흐메드의 가족은 백악관을 방문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카타르로 이주하겠다고 밝혔다.

아흐메드 가족이 10월 20일에 발표한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모든 관대한 제안들을 신중히 고려했다. 그리고 카타르 교육, 과학, 지역 사회 발전 재단(Qatar Foundation for Education, Science and Community Development)이 젊은이들에게 힘을 주고 혁신과 창조의 문화를 키우기 위해 운영하는 QF 젊은 혁신가 프로그램에 참가하라는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QF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을 예정이며, 다음 주에 출국할 예정이다.

“좋은 제안을 많이 받았는데, 이게 가장 훌륭한 결정이다.” 그의 누나 에이먼 모하메드의 말이다.

에이먼은 이 일로 아흐메드 미국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카타르의 수도인 도하에는 에듀케이션 시티라는 거대한 대학 단지가 있다. 노스웨스턴, 카네기 멜론, 코넬 의대, 조지타운 대학교 SFS 등이 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카타르에는 텍사스 A&M도 있다. … 미국이나 다름없다.” 에이먼의 말이다.

아흐메드는 최근 에듀케이션 시티에 갔다가 QF의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아흐메드의 가족은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나는 도하가 굉장히 현대적이라 정말 좋았다. 대단한 학교들을 많이 봤고, 그 중엔 유명한 미국 대학교의 캠퍼스들이 많았다. 교수진이 대단했다. 많이 배우는 동시에 재미있게 지내게 될 것 같다.”

어쩌면 오바마의 바람과 달리 아흐메드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동참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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