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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1일 07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1일 08시 08분 KST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 '국정교과서 반대'를 외치다

한겨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당론'으로 강행했던 새누리당 내에서 조심스레 비판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정화 결정 당시에는 똘똘뭉쳐 한 목소리를 냈던 모습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먼저 어떤 의원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한 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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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 (서울 서대문을)

"그런데 그걸 갖다가 국정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시대에 완전 역행하는 겁니다. 지금 시대가 다양화, 자유화 이렇게 가는 사회에서 갑자기 획일적으로 거의 독점적으로 하겠다, 이건 또 뭐냐는 말이죠. 그건 잘못된 겁니다."

"아니 그러니까 이제 사실 경쟁에서 졌다고 할 수도 있죠. 그러니까 경쟁력을 키워서 그런 쪽의 입장이 국민들한테 더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 그런 방법을 쓰지 뭘 그걸 국정화한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여간 뭐 그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국정으로 하는 것은 저는 반대입니다."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10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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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의원 (서울 양천을)

"지금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행 역사교과서가 문제가 있다라고 하는 인식에는 대부분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편향된 교과서를 바꾸는 방법이 과연 국정화 하나밖에 없느냐. 이것을 뭔가 좀 더 논의를 해서 바람직한 방향, 특히나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었어야지 그냥 국정화 하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선언해놓고 따라와라 이런 식이니까, 우리 의원들께서도 사실 당혹스럽고 한편으로는 황당하기까지 하다는 겁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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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의원 (경기 여주양평가평)

"저는 이렇게 봅니다. 이 역사교과서가 왜곡되거나 편향되게 해서 교육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 이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바로 잡는 방법이 어떤 것이냐, 하는 거죠.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야당 의원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 야당 의원들도 일부 교과서 편향되거나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인정을 해요. 그러나 그 부분을 바로 잡는 부분이 바로 국정교과서다, 이건 답이 아니라는 거죠. 저도 그런 부분에서는 공감을 합니다."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10월20일)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새누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도 국정화 반대 의견을 냈다.

* 국회의장은 당적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한 국회법에 따라 선출 즉시 '무소속'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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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

"저는 삶의 철학이 자유주의다. 보수의 가치를 믿는다. 다양성이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하고 서로 융합할 때 인간이 행복해진다. 그런 면에서 저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國定化)에는 반대한다."

"문제 있는 검정 교과서로 배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그렇다고 국정 교과서로 배우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권위 있는 좋은 교과서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고, 선생님들의 편향성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부모님과 학생들의 선택권이라는 힘을 모을 수 있을 만큼 우수한 교과서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합리적 우파들이 그런 교과서를 만들어내 시장에서 채택되게 해야 한다." (동아일보 10월19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화 국회의장 (부산 중구동구)

정 의장도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통합 추진 과정에 대해 "국정이냐 검정으로 가느냐의 문제보다 논의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절차를 제대로 밟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정교과서 이야기때문에 또다른 분열이 생기고 낙인찍기가 생기고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얘기하는 것들을 보고 참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박 대통령에게 "통합을 이끌어내는 쪽으로 정책을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10월20일)

약 열흘 전, 새누리당은 이런 분위기였다.

사석에선 이런저런 이유로 신중한 결정을 강조했던 의원들이었지만, 공식적으로 이번 국정화 결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놓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국정화'를 놓고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지만 159명 여당 의원 전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이다. (SBS뉴스 취재파일 10월12일)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긴급정책의원총회을 마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및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 결의문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겨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당론으로 채택할 때는 이런 모습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고 표결 없이 박수를 통해 국정화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중략)

하지만 일부 의원은 의총 중간에 자리를 떴고 의총이 끝난 뒤 진행된 '올바른 역사 교과서 만들기 결의 대회'에도 불참했다. 의총장을 나오던 한 의원은 "소신이 다른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니 마음이 불편해서 나왔다"며 "사실상 당론 채택으로 결론을 미리 낸 상태에서 의총은 왜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10월16일)

새누리당 안팎에서 국정화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드라이브'에 반대 목소리를 낸 이들은 모두 비박계로 분류되면서 '쇄신파' 출신인 동시에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지역구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수도권, 중도층의 민심을 고려한 발언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내년 총선에서 역사교과서 이슈가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는 않다. (연합뉴스 10월20일)

더 분명한 힌트는 김용태 의원의 인터뷰에 담겨 있다.

◇ 김현정> 그런 말씀이시군요. 그런 걱정을 하신 분들이 대략, 대충으로 따지면 몇 명 정도나 될까요?

◆ 김용태> 저는 뭐 상당 부분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특히나 저희 수도권, 특히 서울 같은 경우에는 40대, 30대를 중심으로 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갖고서 이 시간을 보내느니 정말 상인들이 어렵게 모든 국정의 전부인양 하고서 나라 전체를 들었다 놨다 했던 노동개혁을 하지 않았느냐. 어디 갔느냐. 도대체 집권세력으로서 무책임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 우리가 귀 기울여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수도권 의원들은 그러면 거의 다 교감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김용태> 전부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상당수 그런 얘기들을 듣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해 드립니다.

◇ 김현정> 이대로 밀어붙일 때는 총선에 영향을 줄 정도다라고 느낄 정도라고 보세요?

◆ 김용태>우리 새누리당 한테 매우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는게요. 아무 일도 안 했으면 책임은 야당이 지는 게 아니라 여당이 지는 거 아닙니까? 이게 큰 부담이라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젊은 층들로부터 SNS뿐만 아니라 저희 지역의 젊은층의 얘기를 좀 들어보면요. 매우 흥미로운 얘기를 하시는데, 자기들이 생각하는 역사전쟁은 우리 어른들이 얘기하는 좌우 문제나 친일 문제 이런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취직할 데가 없는데 어른들 뭐해 놓은 거냐. 당장 일자리 만들어내 우리 취직시켜야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느냐 이런 얘기 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의 역사 전쟁이라는 게, 우리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거하고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포인트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거 보면서 이게 수도권에 악재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신다는 거군요.

◆ 김용태>걱정되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월19일)

이런 '걱정'에는 물론 근거가 있다.

실제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정화를 두고 찬성·반대 의견이 나란히 42%로 팽팽한 가운데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은 반대가 각각 45%와 46%로, 찬성 38%와 43%를 앞섰다. 세대별로도 중·고교 자녀를 둔 학부모인 30대와 40대에선 반대가 각각 57%와 53%로, 찬성 34%와 32%를 크게 앞질렀다. (경향신문 10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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