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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는 굳건히 LGBT 인권에 반대한다

  • 김도훈
  • 입력 2015.10.20 10:14
  • 수정 2015.10.20 10:16

말레이시아에서 동성애는 징역을 받을 수 있는 범죄이다.

이 기사는 동남아의 LGBT 커뮤니티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활동가들의 용감한 행동을 조명하는 동남아 LGBT 인권에 대한 10편 시리즈의 다섯 번째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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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LGBT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 가면 늘 비슷한 플롯을 보게 된다. LGBT 캐릭터들은 영화가 끝나기 전에 전부 ‘죽거나 회개’한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영화 검열 위원회는 2010년에 가이드라인을 수정했는데, 발전이라고 여겨졌지만 논란은 있었다.

“우린 이제 그런 장면들을 보여 주어도 된다. 선이 악을 이기는 걸 묘사하고 영화에 교훈이 있다는 전제 하에 가능하다. 게이[캐릭터]가 [이성애자]남자로 변하는 것 같이 말이다. 예전에는 아예 보여 줄 수가 없었다.” 말레이시아 영화 제작자 협회의 아흐마드 푸아드 오나 회장이 AFP에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오래 전부터 LGBT 이슈에 관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궁지에 몰려 있는 나지브 라자크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LGBT의 인권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해왔다. 올해 라자크는 LGBT 커뮤니티를 IS 테러 집단에 비교했다. 그는 둘 다 이슬람의 적이라고 말했다.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과거에 LGBT 인권에 대한 격한 반대 발언을 해왔다.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는 분리된 사법 체계를 가지고 있다. 연방 민형사 법원이 있지만, 주 차원에서는 무슬림들은 종교와 가정 문제에 있어 샤리아 법원을 사용한다. 동성애는 양쪽 모두에서 규탄 받는다.

말레이시아는 동성 섹스 등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성 행위를 포함한 ‘육욕적인 관계’를 범죄시하는 식민지 시대의 형법 377조를 유지하고 있다. 채찍을 사용한 태형과 최고 20년 징역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377조에 근거한 이른바 ‘항문 성교 재판’ 중 가장 유명했던 일은 아마 말레이시아 야당 지도 안와르 이브라힘 사건이었을 것이다. 남성 보좌관과 섹스를 했다는 혐의로 고소된 그는 재판이 법원을 오가는 것에 따라서 1998년부터 감옥을 들락날락하고 있다.

2월에 이브라힘은 최종 상고에서 패배해 현재 5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기소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언제나 주장해왔다.

“이 감옥의 벽 뒤에서 나는 내 나라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우리는 지도자를 교체하는 헛된 과정을 거쳤으나, 부패와 낡은 시스템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편적인 해결책들이 아닌, 개혁과 부패 척결에 대한 진지한 헌신이다.” 그가 7월에 발표한 성명이다.

안와르 이브라힘과 그의 아내 완 아지자가 2013년 5월에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2월에 말레이시아 법원은 그를 동성애 혐의로 5년형을 선고했다. 이브라힘은 ‘정부 통치에 대한 가장 실현 가능한 위협’이 되고 있는 사람으로 불렸다.

말레이시아 국내외의 매체들은 안와르의 재판을 대대적으로 – 그리고 때로는 선정적으로 – 다루었다. 말레이시아 LGBT 인권 활동가이자 ASEAN 성적 지향, 젠더 정체성, 젠더 표현 회의 지도자 중 한 명인 틸라가 술라티레는 이 재판이 말레이시아 국민 정서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한다.

“성적으로 억압된 국가치고는 안와르 재판은 세부 사항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된 셈이다. 그걸 고려하면 LGBT 이슈들은 말레이시아 정치에서 늘 중심 혹은 주변부에 있어 왔다. 그녀의 말이다.

“또한 이러한 이슈들이 정치 이슈가 되고 정치적 도구로 사용됨에 따라, 인권 옹호자들과 활동가들이 LGBTIQ 인권을 밀어붙이기가 힘들어졌다.”

377조가 계속 존재하고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LGBT들은 범죄자이거나, 몇 가지 면에서 사회에서 배제된다거나, 더 적은 인권을 가진다는 관념을 유지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활동가들은 말레이시아에서는 LGBT들이 전반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고, 직장에서 차별 당하고, 폭력에 노출되고, 의료 서비스를 잘 받지 못하는 것 등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교적 보수주의가 성장하는 것이 LGBT의 인권에 더욱 지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일고 있다.

2011년에는 교사들이 ‘여자 같다’고 찍은 남학생 60명 이상이 나흘 동안 ‘안티 게이 캠프’에 보내져 ‘종교 및 신체 교육’을 받은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교육부 고위 공무원은 그 소년들이 ‘제대로 된 인생의 경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캠프라고 말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도 잘 기록된 바 있다. 국제 인권 감시 기구의 2014년 보고서는 트랜스 여성들이 당하는 여러 학대를 담고 있다. ‘자의적 체포, 육체적 및 성적 공격, 구류, 병원 진료와 취업의 차별적 거부’ 등이다.

올해에는 트랜스젠더 여성 9명이 샤리아 법정에서 ‘남성이 여성인 척하는 것’을 금지하는 차별적 법을 어긴 혐의로 기소되었다. ‘크로스 드레싱’ 법은 말레이시아 상당 지역에서 남아 있으며, 트랜스젠더들을 표적으로 실제로 사용된다고 국제 인권 감시 기구는 6월에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의 LGBT 인권은 전망이 어둡지만, 진보가 있었다고 활동가들은 말한다.

LGBT 이슈와 인권에 대한 담론이 세계적으로 진화하면서, ‘우리는 말레이시아의 매체, 시민 사회, 고용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LGBT가 좀 더 눈에 띄게 되었다.” 술라티레의 말이다.

그녀는 LGBT 커뮤니티가 전진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다양한 언어로 된 교육과 정보 창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극단주의, 폭력, 억압, 그리고 현상태를 유지하고 사람들을 더욱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종교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연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허핑턴포스트US의 Malaysia Staunchly Opposes LGBT Right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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