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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세계 최대 원전이 아니다

부산과 울산에 위치한 고리 원전은 이미 건설이 완료된 신고리 3호기가 운영을 시작하는 순간,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 단지가 됩니다. 이어 내년에는 신고리 4호기가 추가로 운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큰 원전 단지인 고리에 추가로 2개의 원전, 신고리 5, 6호기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위험"입니다.

신고리 3, 4호기 건설 완료로 사실상 세계 최대 고리 원전이 될 상황에 정부는 2개의 원전을 더 추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10개 원전이 밀집해 운영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았듯이 다수의 원전이 밀집될 경우 사고 발생 확률과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집니다. 신고리 5, 6호기 추가로 인해 발생할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알리고자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고리 원전 앞 해상시위를 벌였습니다.

2년 전 방재계획의 시급한 개선을 요구했던 광안대교 고공시위

2013년 7월,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부산의 랜드마크인 광안대교에서 25km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쳤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이 평화적인 고공시위는 부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재계획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원전 사고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하는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의 범위는 당시 8~10km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전 사고 발생시 원전으로부터 반경 30km 이내 지역은 사고 시 직접 피해를 볼 수 있는 범위에 해당합니다. 고리 원전으로부터 25km에 위치한 광안대교와 광안리 해변 인근 지역은 직접 피해 반경 안에 있음에도 법적인 방재계획 구역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평화적인 고공시위의 결과로,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의 범위가 20~30km로 확대되는 법률 개정이 2014년 있었습니다. 부산시가 지난 5월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을 최소 수준인 20~22km로 설정하는데 그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급하게 변화가 필요한 문제를 알리고 그 결과 이런 변화를 보게 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그린피스는 이처럼 평화적인 비폭력 직접행동을 통해 시급한 문제를 대중에게 알림과 동시에 대안을 제시하여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해왔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13일 아침 다시 한번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번엔 당장 시급한 변화가 필요한 곳인 고리 원자력발전소 앞에서 였습니다.

또다시 시급한 변화가 필요한 세계 최대 고리 원전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건설이 완료된 신고리 3, 4호기 앞에서 건설 계획 중인 신고리 5, 6호기의 추가 건설을 반대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부산과 울산에 위치한 고리 원전은 이미 건설이 완료된 신고리 3호기가 운영을 시작하는 순간,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 단지가 됩니다. 이어 내년에는 신고리 4호기가 추가로 운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큰 원전 단지인 고리에 추가로 2개의 원전, 신고리 5, 6호기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위험"입니다.

한국의 모든 원전 단지는 모두 6개 이상의 원전이 모여 있기 때문에 원전을 밀집해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6개 이상의 원전이 밀집해 운영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사례입니다. 전 세계 원전 단지 187개소 중 70%는 원전 1개 또는 2개를 운영 중이고, 단 11개소(6%)만이 6개 이상의 원전을 밀집해 운영 중입니다. 한국의 모든 원전 단지는 모두 이 6%에 속할 만큼 전 세계에서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원전 밀집 규모 세계 상위 6% 안에 대한민국 원전 부지 다 있다!

그중 특히 고리 원전은 10개의 원전이 한 단지에 밀집되어 설비 용량이 무려 10,000 메가와트(megawatt)를 넘어서는 초대형 원전 단지가 될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원전 개수와 규모 면에서 세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되며, 이와 동시에 고리 원전 반경 30km 이내 지역의 시민들과 핵심 경제 시설들은 사상 최대 원전의 직접 피해 반경에 놓이게 됩니다.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았듯이 원전을 밀집하여 운영하면 사고 확률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사고 시 여러 개의 원전에서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여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리 원전에 사고가 발생했을 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30km 이내에 34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살고 있음을, 그리고 국가 경제에 핵심이 되는 시설이 다수 위치해 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이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그리고 시민들은 더 이상 고리에 위험이 가중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정부 및 원전 산업계와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용기를 내었습니다.

함께 외쳐야 할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

그린피스는 사전에 평화적 시위를 진행할 것임을 해양경찰과 고리원자력본부에 분명히 전달했고, 누구에게도 폭력적인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았으며, 어떤 공공 기물의 손상 없이 오직 고리 원전으로 인해 시민들이 처한 위험을 알리기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직접행동을 진행했습니다. 활동가들이 펼친 현수막엔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이란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우리는 지난 6월 시민의 요구로 고리 원전에서 가장 노후화된 고리 1호기의 수명 재연장을 막고 영구 폐쇄를 이끌어 낸 승리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오래된 원전 하나를 2017년에는 멈추게 되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전에, 고리 1호기보다 약 5배 용량에 달하는 신규 원전 2기를 추가한다는 사실을 접하는 것은 절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우리가 간절히 원했던 안전이 다시금 저 멀리 멀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글: 고수인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신고리 5, 6호기가 절대 지어지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들도 그린피스와 함께 외쳐주세요.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

신고리 5,6호기 추가 건설 반대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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