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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9일 10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19일 10시 46분 KST

[화보] 광주교도소 이사가던 날

"여기에서 더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이른 아침의 안개가 채 걷히지도 않은 19일 오전 7시. 광주 북구 문흥동 광주교도소 진출입로에는 사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오가는 차량을 모두 확인하고 있었다.

언론사 이름과 상징이 새겨진 취재차량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찰은 차량 탑승자의 신원과 방문목적, 소속 회사, 연락처 등까지 파악한 뒤에야 교도소 접근을 허락했다.

이날 광주교도소는 44년만의 '이사'를 앞두고 긴장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수용자 1천800여명 전원을 약 7㎞ 떨어진 북구 삼각동 신축 교도소로 옮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임무다.

법무부는 이날 광주교도소 재소자 이송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이송버스 21대를 불러모았다.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탈주상황 등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군병력도 교도소 진입로뿐만 아니라 외곽 곳곳에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 재소자 이송은 경찰관 11명, 순찰차 3대, 형사기동대 차량 1대가 이송버스 행렬을 호위했다.

실탄을 장전한 권총, 가스총 등으로 무장한 교도관도 재소자를 실어나르는 버스에 올랐다.

40인승 버스 10대로 구성된 이송행렬 말미에는 고장, 사고 등에 대비한 예비버스 1대도 뒤따랐다.

이날 광주교도소 이송자 수송 작전은 물샐틈없는 철통경호 속에서도 은밀하게 진행됐다.

이송버스는 전조등만 밝힌 경찰 순찰차의 선도를 따라 속도와 간격을 유지하며 한 시간에 한 차례씩 재소자를 실어 날랐다.

주요 교차로 등 거점마다 배치된 교통경찰만이 눈에 띄는 옷차림을 하고 있을 뿐 이송버스 이동경로는 평소 월요일 오전과 똑같은 풍경이었다.

Photo gallery 광주교도소 이사 See Gallery

교도소 맞은편에 자리한 각화동 농수산물시장 관리사무소 직원 A(44)씨는 줄지어 오가는 이송버스 행렬을 지켜보며 "재소자들이 옮겨간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오늘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A씨는 "7년간 여기서 일했지만, 재소자가 탈출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다"며 "경비가 이렇게 철저한데 누구 하나 도망치겠냐"고 덧붙였다.

만일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재소자의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막내아들이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라는 B(73·여)씨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이날 아침 광주교도소를 찾았다.

B씨는 "아들이나 같이 지내는 동료나 '버스에서 도망쳐야겠다'는 딴 맘 먹지 않고 새로운 곳에서 반성하고 나왔으면 좋겠다"며 두 손 모아 빌었다.

광주교도소 신축은 1999년 광주시의 도시 외곽 이전 요청을 법무부가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2000년 이전·신축부지를 선정하고 2010년 6월 첫 삽을 뜨고 5년 만에 완공됐다.

새 교도소는 28만7천㎡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21개 동 규모다. 수용 시설은 1인실·3인실·5인실로 이뤄졌으며, 수용 인원은 재소자 1천800여명·직원 500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