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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가 재밌어진 5가지 이유

상주는 시즌 중반까지 임상협, 황일수, 이정협 등 스타 선수들을 통한 막강 화력으로 절대 1강에 올라서는 듯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이 전역하기 전부터 경쟁 팀들의 만만치 않은 반격으로 인해 부침이 많았고, 어느덧 3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중반 이후 좀처럼 분위기를 타지 못하는 팀에 대해 박항서 감독의 경기 운영을 문제 삼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스타 선수만으로 챌린지를 지배하기엔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스타 선수가 많은 서울 이랜드도 매 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을 못 보여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제 챌린지는 개개인 선수들의 기량보다 팀으로서의 완성도가 더욱 중요성이 있게 된 리그가 된 듯하다.

  • 임형철
  • 입력 2015.10.16 14:04
  • 수정 2016.10.16 14:12

(사진 : 프로축구연맹)

2013년 출범을 알린 K리그 챌린지는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신생팀 서울 이랜드가 가세하며 11팀으로 시즌을 시작한 올 시즌은 이전만큼 6~8팀이 PO 진출권을 놓고 다투는 대규모의 순위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뚜렷하게 올라선 상위권 팀들이 그만큼 객관적인 전력을 끌어올리며 리그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여기에 중위권과 하위권에 머물던 대구, 부천이 상위권 진입에 성공하면서 PO 경쟁의 새로운 판도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시즌 22만 명에 머물던 총 관중은 어느덧 3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어쩌면 챌린지의 높아진 경쟁력에 팬들이 응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1. 리그 1위 대구가 보여주는 '선두의 품격'

경쟁력이 올라간 2015 K리그 챌린지는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개막 전까지는 승격 후보로 예상되지 않았던 1위 팀 대구에게서 먼저 해답을 찾아보자. 새롭게 부임한 이영진 감독은 외부의 부정적인 예상과는 달리 첫 시즌부터 '전략가'로 자리 잡았다. 시즌 개막부터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며 변칙적인 전술로 상대의 허점을 노렸다. 팀의 약점을 보완함과 동시에 현 선수단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를 완성하는 데 성공한 대구는 적절한 교체 전술까지 활용하며 8경기 연속 무패를 올 시즌 두 차례나 달성했다.

대구가 보여준 선두의 품격이 가장 절정에 다다른 것은 지난 9월이었다. 천적 수원 FC와의 경기에서는 또다시 무기력한 모습으로 패했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 3승 1무를 거두며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특히 이 기간에 안양을 상대로 2대 0으로 역사상 첫 승을 거두며 오랜 징크스를 깼고, 이후 선두 경쟁팀 상주를 상대로도 막강 화력을 뽐내 5대 1 대승을 거뒀다. 대구가 보여준 선두의 품격을 통해 우리는 K리그 챌린지에서도 다양한 전술 변화와 용병술을 기대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좋지 않은 흐름에 전역 선수들의 이탈까지 겹쳐 상주의 후반기는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2. '준 국가대표', 스쿼드 화려한 군경팀의 예상 밖 부진

2013년, K리그 챌린지의 초대 우승팀으로 역사에 오른 주인공은 상주 상무다. 당시 상주는 큰 어려움 없이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유지하며 클래식으로의 승격까지 거머쥐었다. 마지막까지 상주와 경쟁하며 2위를 기록했던 경찰청도 압도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화려한 스쿼드를 앞세운 두 군경팀은 다른 경쟁팀들을 연달아 무너뜨리며 손쉽게 최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두 팀의 올 시즌은 달랐다. 상주는 전역 선수들이 이탈하기 전부터 시즌을 쉽게 풀어가지 못했고, 안산 경찰청은 부진에 빠져 현재 7위에 머물러있다.

특히 상주는 시즌 중반까지 임상협, 황일수, 이정협 등 스타 선수들을 통한 막강 화력으로 절대 1강에 올라서는 듯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이 전역하기 전부터 경쟁 팀들의 만만치 않은 반격으로 인해 부침이 많았고, 어느덧 3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중반 이후 좀처럼 분위기를 타지 못하는 팀에 대해 박항서 감독의 경기 운영을 문제 삼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스타 선수만으로 챌린지를 지배하기엔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스타 선수가 많은 서울 이랜드도 매 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을 못 보여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제 챌린지는 개개인 선수들의 기량보다 팀으로서의 완성도가 더욱 중요성이 있게 된 리그가 된 듯하다.

공격수로 변신에 성공한 부천의 김륜도 (사진 : 프로축구연맹)

3. 어느덧 5위, 최하위 팀 부천의 거센 돌풍

하위권 팀의 돌풍은 언제나 즐겁다. 그만큼의 볼거리, 스토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그 주인공이 사연 많은 부천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시즌 꼴찌를 기록했던 부천 FC는 송선호 감독 대행의 선임 이후 반전을 일으키며 5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륜도를 공격수로 기용하기 시작한 선택은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그는 5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김영남, 이학민 등 주전 선수들이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여름 이적 시장에 영입한 임경현, 루키안의 가세로 팀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송선호 감독 대행은 얼마 전 대행 딱지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최하위 팀 부천의 PO 경쟁 합류로 K리그 챌린지의 경쟁력은 더욱 늘어났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4. 신생팀 서울 이랜드의 신선한 활력

신생팀 서울 이랜드의 참가로 K리그 챌린지를 향한 세간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창단 소식부터 감독 선임, 선수 영입 과정까지 뜨거운 감자였던 서울 이랜드는 김영광, 조원희, 김재성 등 K리그 챌린지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스타 선수 영입에 성공했다. 동시에 이들의 활약을 막기 위한 상대 팀들의 견제도 심해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서울 이랜드의 참가로 더욱 활기를 띠게 된 것은 그라운드 밖의 이야기다. 서울 이랜드는 창단 과정부터 기존 팀들과는 달리 마케팅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가져왔다. 서포터즈가 없는 새로운 응원 방식과 가변석의 모범적인 활용 등 이들의 새로운 시도는 다른 팀들에게 충분한 자극이 되었다. 서울 이랜드는 1,977명의 평균 관중 중 1,635명의 챌린지 최다 평균 유료 관중 수를 기록했다. 팬들을 대하는 마케팅에서 유독 신선한 움직임을 보인 서울 이랜드 덕분에 다른 팀들까지도 견제 및 벤치마킹에 나서는 올바른 흐름이 K리그 챌린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신생팀이 불어넣은 활력이다.

"아게로? 호날두? 아니 그는 대구의 조나탄이야" (사진 : 프로축구연맹)

5. 리그를 빛내는 외국인 선수들의 만점 활약

2015 K리그 챌린지를 이야기할 때,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빼먹으면 섭섭하다. 필자는 올 시즌 챌린지를 빛낸 3인의 외국인 선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구가 1위로 올라서기까지는 득점 1위 조나탄의 역할도 컸다. 33경기 23골을 기록 중인 조나탄은 클래식 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시즌 챌린지를 대표한 아드리아노에 이어 올 시즌은 조나탄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수원 FC가 여름 이적시장에 영입한 스페인 청소년 대표 출신 시시는 한 차원 높은 클래스를 자랑한다. 챌린지행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한 수원 FC의 공격적인 팀컬러에 맞춰 안정적인 기본기와 좋은 움직임을 발휘하며 팀의 패스 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서울 이랜드의 타라바이도 꾸준함의 대명사다. 한창 좋은 폼을 보여주던 주민규가 잠시 주춤하는 와중에도, 타라바이만큼은 꾸준히 활약을 이어갔다. 빠른 발과 활발한 움직임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들에게 위협을 안겼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라이언 존슨, 보비에 밀려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복권을 긁어보니 당첨된 복권은 타라바이였다. 이제 타라바이는 서울 이랜드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과도 같은 선수가 됐다.

스페인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시시. 현재 수원 FC에서 활약 중이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그렇다면 올 시즌 이러한 변화들이 찾아오며 경쟁력이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K리그 챌린지의 첫 시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된 광주 FC, 군경팀 상무와 경찰청, 신생팀인 FC 안양을 제외하면, 나머지 4팀은 모두 내셔널리그와 K3리그에서 프로화를 선언한 상황이었다. 수원 FC와 고양, 충주는 내셔널리그에서 챌린지에 참가했고, 부천 FC는 K3리그에 속해있었다. 설상가상 신생팀 FC 안양마저도 내셔널리그의 고양 KB국민은행의 선수들을 다수 차출했기 때문에, 선수단 구성은 내셔널리그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초창기 K리그 챌린지의 전력은 K리그 클래식보다 내셔널리그, K3리그에 더욱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K리그 챌린지 팀들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 번째 시즌인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건너온 임대 선수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고, 각 구단의 팀 컬러도 확립되기 시작하면서 11팀의 전력이 이전보다 상당히 좋아졌다. 이제는 하위 리그들과 거리를 둔, K리그 클래식과 내셔널리그 사이에 확실한 위치를 잡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본문에서 다룬 5가지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경쟁력이 상승했다.

한창 재밌는 2015 K리그 챌린지의 치열한 전쟁은 계속된다. 마지막에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축구팬이라면 주목해 볼 가치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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