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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 전쟁', 어제는 동지 오늘은 적

  • 강병진
  • 입력 2015.10.15 14:04
  • 수정 2015.10.15 14:05

김태형(48) 두산 감독이 기억하는 김경문(57) 엔씨(NC) 감독은 “따뜻했던 선배”다. 선수 생활은 1년(1991년)만 같이 했지만 대학 시절부터 만나면 포수 기술에 대해 이런저런 세밀한 것들을 꼼꼼하게 가르쳐줬다. 2001년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했을 때는 배터리 코치(김경문)와 베테랑 선수(김태형)로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고, 두산 감독(김경문)과 두산 배터리 코치(김태형)일 때는 종종 골프를 치면서 휴일을 같이 보냈다. 공교롭게도 김태형 감독의 프로 사령탑 공식 데뷔전 맞상대도 김경문 감독이었다.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나눠 낀 뒤 지금껏 우승 반지와는 연이 없던 두 감독이 이제 적장이 되어 한국시리즈로 통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김의 전쟁’으로 대변되는 2015 케이비오(KBO) 플레이오프(3선승제)는 18일 마산구장에서 시작된다. 두산 사령탑이던 2008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김경문 감독이나 초보 감독으로 더 큰 무대를 꿈꾸는 김태형 감독이나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무대다. 김태형 감독은 15일 오후 <한겨레>와 통화에서 “기분이 참 묘하다”면서 “두산 출신의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엔씨에 꽤 있어서 마치 청백전을 치르는 기분일 것도 같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최일언, 김광림 코치, 그리고 이종욱, 손시헌, 이혜천 등이 두산 출신이다.

정규리그 2,3위에 오른 엔씨와 두산은 올시즌 상대전적에서 8승8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두산이 후반기 막판 공격력이 주춤하면서 3~4위권으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두 팀이 치열하게 2위 경쟁을 펼쳤다.

1군 진입 3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오른 엔씨는 두산의 ‘왼팔’을 뚫어야만 한다. 두산 선발들 중 더스틴 니퍼트를 제외하고 장원준, 유희관, 이현호가 모두 좌완투수다. 필승조에 속한 함덕주, 진야곱을 비롯해 마무리 투수 이현승도 좌완 투수다. 특히 엔씨는 시즌 중 함덕주를 상대로 단 1점(평균자책 0.96)밖에 뽑지 못했다. 에릭 테임즈, 나성범, 박민우, 이종욱 등 좌타자들이 두산 좌투수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엔씨의 시리즈 승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 타자들 중 전체 타격 1위 테임즈(0.431), 김종호(0.370), 박민우(0.359) 등이 두산 전 타율이 좋았다.

두산은 엔씨의 ‘발’을 차단해야만 한다. 김태형 감독도 “플레이오프에서 엔씨의 1~2번 테이블세터를 어떻게 막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시즌 중 ‘40(홈런)-40(도루)’ 기록을 세웠던 ‘괴물 용병’ 테임즈로 이어지는 공격 루트를 막으려면 박민우(도루 46개), 김종호(41개)의 출루를 막아야만 한다. 팀 도루 1위(204개·경기당 1.42개)의 엔씨는 두산전에서도 23개(경기당 1.44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두산 포수 양의지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

허구연 <문화방송> 해설위원은 “두산의 경우 앤서니 스와잭이 부상으로 못 나오고 김현수의 몸상태도 현재 좋지 못하다. 이런 악조건을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엔씨 또한 작년에 가을야구 경험을 하기는 했지만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할 듯하다. 과잉 의욕 속에서 이상한 플레이가 나오는 것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두산 포수 출신의 양쪽 감독 대결이 아닐까 싶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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