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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차에서도 '소프트웨어'가 나왔다

In this photo taken Feb. 14, 2013, a Volkswagen logo is seen on the grill of a Volkswagen on display in Pittsburgh. The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says nearly 500,000 Volkswagen and Audi diesel cars built in the past seven year are intentionally violating clean air standards by using software that evades EPA emissions standards. (AP Photo/Gene J. Puskar)
In this photo taken Feb. 14, 2013, a Volkswagen logo is seen on the grill of a Volkswagen on display in Pittsburgh. The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says nearly 500,000 Volkswagen and Audi diesel cars built in the past seven year are intentionally violating clean air standards by using software that evades EPA emissions standards. (AP Photo/Gene J. Puskar) ⓒASSOCIATED PRESS

폭스바겐이 2016년형 디젤 신차에도 배기가스 조작이 의심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 소프트웨어에 환경규제를 눈속임으로 회피하는 기능이 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EPA는 폭스바겐의 2016년형 디젤 모델에 장착된 배기가스 조절 소프트웨어, 이른바 '보조 배기가스 배출조절 장치'를 분석하고 있다.

평시 주행 때보다 규제 당국의 시험 주행 때 배기가스를 더 많이 정화하는 속임수로 EPA 환경기준을 통과하려 했는지 보려는 작업이다.

이와 관련해 폭스바겐은 신차에 설치된 이 소프트웨어가 파문을 일으킨 2009∼2015년형 모델의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의 미국지사는 2016년형 제타, 파사트, 비틀, 골프 등 디젤 신차에 대한 EPA 배기가스 시험 신청을 최근 갑자기 철회해 의문을 증폭시켰다.

재닛 맥케이브 EPA 부 행정관은 "폭스바겐에 확인해야 할 의문이 많다"며 "일부 답변을 얻어내고 있지만 모두 다 얻어낸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신차에 설치된 조작 소프트웨어가 시험 주행을 감지해 그때만 배기가스를 정화하도록 하는 기능이 있는지가 EPA 조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의 2009∼2015년 디젤차에는 운전대, 대기압, 속도, 엔진가동 시간을 분석해 시험 낌새를 파악하면 배기가스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신차의 소프트웨어는 오염을 조절하는 촉매를 빨리 데워 스모그를 일으키는 산화질소를 무해한 질소와 산소로 분리한다.

폭스바겐 공보담당 직원인 저닌 지니밴은 "EPA의 승인을 받아야 할 기능"이라며 "EPA가 현재 조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는 추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신차에도 환경규제를 회피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됐다면 폭스바겐은 더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종전 모델의 불규칙한 배기가스를 문제로 삼아 규제 당국이 작년에 압박을 가하는 와중에도 새로운 사기를 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EPA의 조사와 함께 폭스바겐의 디젤 신차는 판매가 중단됐고 미국으로 선적이 완료된 차량은 항구에 묶인 상태다.

한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내부 고발자들의 말을 빌려 2009∼2015년형의 조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개입한 폭스바겐 임원이 최소 30명이라고 보도했다.

미하엘 호른 폭스바겐 미국 지사장은 지난 주에 "소프트웨어 개발자 2명에게 책임이 있다"고 이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공정거래 조사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폭스바겐이 연비를 속였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FTC는 폭스바겐이 마케팅 때 '클린 디젤'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오염물질 배출과 연비에 관해 허위 광고를 했다는 의혹의 진위를 가릴 방침이다.

부처 대변인인 저스틴 콜은 FTC가 지난달 미리 조사를 시작한 미국 법무부·EPA와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FTC는 기업의 불공정 거래나 기만적 관행으로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당하면 해당 기업에 배상을 요구할 권한을 지녔다.

폭스바겐은 최근 7년간 1천100만대의 디젤 자동차에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배출가스 검사를 통과하도록 했으며, 이 중 약 50만대가 미국에서 팔렸다.

폭스바겐의 디젤 자동차들은 연비도 높고 오염물질 배출도 적은 것처럼 알려졌고 그렇게 광고해왔다. 실제로는 미국 환경 기준이 최대 40배에 이르는 오염물질을 배출해왔다.

미국 EPA에 적발되자 폭스바겐은 해결 비용으로 총 65억 유로(약 8조5천억 원)를 배정하고 연구개발(R&D) 계획 등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미국,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정부 조사를 받고 있으며 280건이 넘는 집단소송에 걸렸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이 회사 임원들이 형사 책임을 질 수도 있다.

한편 폭스바겐이 신설하는 북미 지사의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빈프리트 발란트 스코다 CEO는 이 직책을 거절하며 회사를 떠났다.

스코다는 성명을 통해 다른 임원들과의 새 조직을 꾸려가는 데 이견이 있어 발란트 CEO가 사직했을 뿐 배기가스 조작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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