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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걱정한 반사회 잉여 160만은 누구인가?

  • 박세회
  • 입력 2015.10.14 13:45
  • 수정 2015.10.14 14:27
ⓒ조선일보 캡처

조선일보가 지난 13일 "아무일도 안 하며 '헬조선' 불만 댓글…'잉여'인간 160만명으로 급증"이란 기사에서 사회 불만세력들에게 따끔한 훈계를 내렸다.

이 매체는 '지난 8월 기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쉰 사람이 159만2,000명에 이르렀다. 통계청은 7일 질병, 가사, 군 복무 등 어떤 이유도 없이 일하지 않으면서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선일보가 인용한 통계청 자료 링크.

이어 부모에게 생계를 의지하며 종일 온라인 게임을 하는 31세 김 모 씨와 박모 씨의 사연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38세가 된 박서준(가명)씨는 지금까지 응시해 본 시험 숫자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사법시험부터 회계사 시험에 각종 공무원 시험까지 웬만한 시험은 다 쳐봤다. 그러나 1차 관문조차 통과해 본 일이 없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취업 준비를 한다고 말은 했지만 마음먹고 책을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형식적인 시험 준비마저 2년 전부터 중단한 상태다. 이후 온라인 게임이나 각종 TV 스포츠 중계로 시간을 보낸다. -조선일보(10월 13일)

조선일보에 의하며 이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시도조차 포기한 채 잉여로 전락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 기사에는 꼭 짚어봐야 할 포인트가 여럿 있다.

1. 잉여인간 160만 명은 누구인가?

조선일보가 보도한 제목에는 십만 단위로 반올림해서 160만이라고 표현한 잉여 '159만 2,000명'은 8월 '경제활동인구 통계'에서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 상태에 '쉬었음'으로 표기한 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항목에 '쉬었음'으로 표기한 '잉여'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청장년이 아니라 50대 이상이다. 그러니, 기사에서 처럼 청년층 중 분란을 일으키고 '잉여'인 사람을 표현하고 싶었다면 15~29세 '쉬었음'의 인구인 33만 3천명이라고 표기해야 맞다.

15~29세의 '쉬었음'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잉여'고 '불만 세력'이라고 타박할 일인지, 안타까워할 일인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2. 누가 쉰 사람인가?

통계청에 문의한 결과 문제의 항목 '쉬었음'은 이런 방식으로 조사된다. 대상은 일단 일 안하는 사람(비경제 활동 인구). 그 중 지난 4주 내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최근의 활동 상태를 묻는다.

"지난 주에 주로 무엇을 하였습니까?"

그 중에서도 '쉬었음'에는 이런 사람이 표시를 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통계청에서는 '쉬었음'이 이 조사표에 따르면 음악이나 미술 등 작품활동을 하거나, 중대한 질병은 아니지만 몸이 좋지 않아 쉰 경우도 포함 되는 등 매우 넓은 영역이라고 답했다.

3. 잉여는 사회 불만세력이 될 가능성이 큰가?

최근에 본 가장 슬픈 만화.

조선일보는 이런 잉여들이 사회의 불만 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잉여들은 사회 불만 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잉여가 이유를 사회에서 찾는 것이다. 박씨의 경우 인터넷 기사를 접할 때마다 다양한 악성댓글을 쏟아 낸다.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 사회)’ 같은 말을 쓰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댓글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댓글은 인터넷상 분란을 일으키면서, 스스로는 행동으로 옮기는 지경에 이르면서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조선일보(10월 13일)

그러나 해당 기사에서는 쉬는 사람이 사회 불만세력이라는 어떤 근거도 없다. 특히 1번(잉여인간 160만 명은 누구인가)에서 지적했듯이 그들의 주장대로 쉬었다고 대답한 160만 명이 잉여고, 그 잉여가 불만 세력이라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56.1%를 차지하는 50세 이상의 잉여 세력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젊은 층을 탓한다.

잉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 층의 극단적인 사례란 점에서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조선일보(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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