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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뜨린 돼지...‘사체의 비밀' 추적

  • 강병진
  • 입력 2015.10.14 06:54
  • 수정 2015.10.14 06:55

경찰이 왜 돼지를 물에 빠뜨렸을까?

사람이 물이 빠져 숨진 사건은 범죄과학수사(CSI) 중에서도 어려운 분야다. 수중 사체 부패 진행 과정은 범죄 발생 시간 등을 추정할 수 있는 수사의 실마리다.

전북지방경찰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중 사체 부패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사후 경과시간을 추정하기 위한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는 13일 사람의 피부와 가장 유사한 돼지(30㎏) 10마리를 대상으로 ‘수중 증거물 증명력 향상을 위한 연구’를 전북 김제시 백구면 반월리의 한 담수호에서 했다. 이번 연구에는 법의학 교수, 수의사, 경찰 등 60여명이 참석했으며, 순천향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연구는 3가지 방법으로 나눠 이뤄졌다. 먼저 안락사를 시킨 돼지 3마리와 산 돼지 3마리를 실험대 위에 고정해 수심 5m 아래에 넣고 물 위로 떠오르는 전 과정을 수중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촬영한다. 경찰은 ‘수심 5m, 수온 20도’라는 같은 조건에서 부패가 진행되는 과정을 관찰해 주검의 부패 과정과 떠오르기까지 시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증류수와 일반 담수가 담긴 고무통에 안락사한 돼지를 1마리씩을 넣고, 수질에 따라 부패 과정 등을 연구한다. 여기에다 이 돼지 2마리와 육상에서 부패하는 돼지 1마리의 부패 시간·정도를 비교 관찰한다. 마지막 1마리는 스테인리스로 만든 실험용 테이블에 묶어 수심 5m 아래에 약 3개월간 담가 전 과정을 관찰한다. 부패가 진행된 돼지에서 유전자(DNA)가 검출되는지도 병행한다. 실험은 올해 12월31일에 마무리한다.

현철호 검시관은 “이번 실험이 성공을 거두면 수중 증거물 채취 및 익사체 사인 규명에 필요한 과학적 수사기법을 지침서로 제작한 뒤, 전국 경찰서에 배포해 일선 수사 현장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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