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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를 보는 시선

  • 원성윤
  • 입력 2015.10.13 17:11
  • 수정 2015.10.13 17:26
ⓒFacebook : 곽현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내건 현수막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현행 역사교과서를 규정하고 있는 강렬한 이 현수막은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곽현 보좌관이 촬영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누리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부터, 황교안 국무총리, 황우여 교육부장관 등등은 현재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일선 학교현장에서 배우고 있는 것을 방치해왔고 지금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할 일이다. 아니라면 새누리당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다.

새누리당이 거리에 현수막을 걸었다."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교과서에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이 있다는 사실자체도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아니라면 매우 심각한 ...

Posted by 곽현 on 2015년 10월 12일 월요일

이 같은 '확신' 넘치는 현수막은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믿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황교안 총리 역시 국정교과서에 '김일성 주체사상'이 무비판적으로 기술돼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하지 않았다.

황교안 국무총리

노컷뉴스 10월13일 보도에 따르면 국회대정부 질의에 나온 황교안 국무총리는 "역사교과서에서 김일성 주체사상을 미화한 부분을 확인했냐"는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부 교과서가 주체사상을 무비판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어떤 교과서에 한국전쟁의 책임은 북한뿐 아니라 남한에도 있다는 취지의 기재가 돼 있다" (노컷뉴스, 10월13일)

새누리당 김을동 역사교과서개선특위원장(왼쪽 부터), 김정훈 정책위의장, 황우여 교육부총리, 강은희 간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정상화추진 당정협의에서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월11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역시 역사교과서들에 대해 "반한·반미, 친북 성향 기술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훼손하고 국민 주권에 근거한 헌법 대신, 민중 주권에 근거한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야당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북한 실정에 맞춰 주체적으로 수립한 사회주의 사상으로 정의 내리고 있는 내용에 동의하는 것인지부터 발표하라'고 말했다"며 "새누리당의 검정교과서 때리기가 ‘색깔론’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문제를 삼은 교과서에는 '주체사상'이 비판적으로 소개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하였으나, 관련 교과서(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두산동아 등)에서는 “주체사상은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분명히 기술하고 있음. 또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고 오해하도록 기술”했다고 하였으나, 관련 교과서(미래앤)에서는 “한국전쟁의 발발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음. ([전문]황우여 교육부 장관 해임건의안, 10월12일,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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