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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디턴 "나도 가난겪어 빈곤연구...많은 사람 여전히 빈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앵거스 디턴(6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2일(현지시간) 지구상에서 극심한 빈곤은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맹목적 낙관'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디턴 교수는 노벨상 수상이 발표된 직후 미국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 이어 미국 뉴저지 주(州) 프린스턴 대학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극심한 빈곤은 지난 20∼30년을 거치며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우리가 아직은 위험에서 벗어난 게 아니란걸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 세상 많은 사람은 지금도 아주 안좋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중 인도의 미래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기본적으로 좋게 본다"며 경제적 발전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성인과 어린이들은 엄청난 보건상의 문제를 안고 있고, 특히 어린이의 절반은 영양실조 상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불평등이 개선되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는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치와 기후변화를 그런 분야로 꼽으면서 "부자들이 규칙을 쓰게 되는 그런 세계가 나는 정말로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신으로 올해 69세인 디턴 교수는 소비자 행동 분석, 경제발전 및 빈곤에 대한 연구, 보건경제학 등의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를 해왔다.

그는 소득이 아닌 소비의 관점에서 경제발전을 연구했으며, 개도국 가정의 소비패턴을 연구해 삶의 질과 빈곤을 측정하기도 했다.

빈곤을 연구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대학생이 되고 한참 뒤에도 나는 돈이 부족했다"고 개인적 배경을 들었다.

그의 부친은 에든버러의 가난한 광부였지만 자녀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그를 비싼 사립학교에 보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노벨상 수상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특정) 분야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상을 타지 못할 것이라고 늘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디턴 교수는 한국 특파원들로부터 한국의 불평등 개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며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의 빈부격차 심화 문제에 대해서는 "유럽도 겪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으나 중국 경제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는 역시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디턴 교수는 선정 소식을 알리는 노벨위원회의 전화를 받고 내심 '장난 아니냐'하는 생각을 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는 "새벽 6시에 '그 전화가 올텐데'라고 생각하면서 침대에 누워있지 않았다"며 (전화가 와) "딱 스웨덴 사람 같은 목소리로 '앵거스 디턴 교수와 통화하고 싶다. 여기는 스톡홀름인데 매우 중요한 전화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에게 매우 좋은 소식을 말해줬다. 정말 좋았다"며 "그들은 내가 장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신경을 썼다. 사실 나는 '맙소사, 장난이겠지'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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