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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짐승 같은 대우를 받았다" : 인도네시아 LGBT 활동가들의 이야기

  • 김도훈
  • 입력 2015.10.12 12:52
  • 수정 2015.10.12 12:54

인도네시아 요그야카르타, 2015년 7월 8일. 트렌스젠더 기숙 학교이자 안전 영역인 알 파타의 지도자인 신타 라트리가 라마단 중에 기도하고 있다.

이 기사는 동남아의 LGBT 커뮤니티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활동가들의 용감한 행동을 조명하는 동남아 LGBT 인권에 대한 10편 시리즈의 첫 기사이다.

***

하르토요는 2007년의 운명적인 밤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아체 주에서 남자 친구와 함께 집에 있었다. 사람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집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르토요는 낯선 이들이 ‘나를 끌고 다니고, 때리고, 모욕을 퍼부었다.’고 2013년에 429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경찰을 불렀다.

“그때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너무나 화가 난다. 경찰은 내 머리에 오줌을 누고 우리 둘을 때렸다.” 하르토요가 BBC에 한 말이다.

지금은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에 살고 있는 게이 인권 활동가 하르토요는 3시간 동안 잡혀 고문 당했다고 말한다. 그는 알몸으로 성 행위를 하라고 강요 당했다. 후에 경찰은 그와 그의 남자 친구에게 서로 성 관계를 갖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윽박질렀다.

우리는 짐승 같은 대우를 받았다.” 하르토요가 2009년에 자카르타 포스트에 한 말이다.

수마트라 섬 북쪽 끝에 있는 아체 주는 가혹한 샤리아 법 체제로 유명하다. 인구는 470만 명이며, 인도네시아에서 동성애가 불법인 유일한 주다. 로이터스에 의하면 아체 주의 LGBT 커뮤니티는 ‘숨어 지내기’를 강요받아 왔다고 한다.

올해 초, 아체 주의 주도인 반다 아체의 부시장은 동성애를 ‘근절해야 할 사회적 질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 LGBT 커뮤니티가 위험한 곳은 아체 주만은 아니다.

동성애가 인도네시아에서 법적으로 범죄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수마트라 슬라탄 주와 같은 여러 주에서는 반 성매매 법(성매매는 동성 간의 성관계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규정된다)이 LGBT의 인권을 제한하는 데 사용되며, 자카르타와 같은 대도시에서조차 LGBT 커뮤니티는 소외되고 있다.

“LGBTI는 삶의 모든 면에서 차별 받는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LGBT 인권 단체 가야 누산타라를 만든 데데 오에토모가 허핑턴 포스트에 한 말이다. 직장과 학교에서도 차별이 일어난다.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인도네시아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이며 사회는 ‘굉장히 이성애적’이라고 오에토모는 말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지금도 직계 가족이다.”

퓨 연구소의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전세계의 태도에 대한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들 대부분이 동성애는 ‘사회에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조사 대상국 중 가장 관용이 없는 나라 중 하나였다.

1년 후 미국 국제 개발 기구와 U.N. 개발 프로그램이 발표한 획기적 인권 보고서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의 LGBT들은 ‘의미있는 삶을 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받는 기회를 얻지 못한다’고 한다.

“개인과 국가에게 피해가 된다. 수천 명이 나라의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고 발전의 혜택을 누리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U.N. 개발 프로그램의 인도네시아 지부장 비트 트랭크먼의 말이다.

활동가 마리오 프라타마에 의하면 인도네시아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폭력의 역사로는 세계 최악이라고 한다.

작년에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한 무리가 요그야카르타의 도시에서 트랜스젠더 기억의 날 참석자들을 공격했다.

“그들은 집회 참석자들을 질질 끌고 발로 차고 밀었다.” 당시 프라타마가 자카르타 포스트에 말했다.

이런 공격은 드문 일이 아니다. 프라타마는 인도네시아 트랜스젠터 커뮤니티의 85%가 2011년에서 2012년 사이에 폭력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강경 이슬람주의 행동가들은 LGBT들을 표적으로 삼아 위협한다. 가장 목소리가 큰 반 게이 무슬림 집단은 인도네시아에서 FPI로 불리는 이슬람 수호자 전선이다. 2010년에 FPI 단원 하나는 BBC에 ‘동성애자들은 정신병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신은 그들을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동성인 사람들과 함께 하기로 선택했고, 우리 종교에서 그것은 범죄다. 정부가 그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해야 한다.”

활동가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자라나는 종교적 보수주의가 LGBT의 인권에 더욱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인도네시아의 LGBT 행동주의는 성장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풀뿌리 LGBT 단체는 120개 정도로, 주로 ‘보건 문제, 사회적, 교육적 활동 출간 및 조직’을 하고 있다고 미국 국제 개발 기구와 U.N. 개발 프로그램의 보고서에서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비교적 활발한 활동가 커뮤니티에도 불구하고, 활동가들은 진짜 변화는 천천히 일어났다고 말한다.

“인권으로 프레임을 맞추면 진보는 없었다.” 오에토모의 말이다.

올해 미국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기로 결정하고 나자 하르토요는 인도네시아가 결혼 평등을 이룰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나라가 그렇게 되려면 멀고도 멀었다고 답했다.

“지금 우리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더 다급한 문제는 성적 선호와 젠더 정체성에 따른 폭력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가 맞서 싸울 것이 그것이다.” 그가 6월에 자카르타 포스트에 한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e Were Treated Like Animals': The Story Of Indonesia's LGBT Activist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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