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동남아시아에서 LGBT로 산다는 것 : 학대, 생존, 엄청난 용기의 이야기

  • 김도훈
  • 입력 2015.10.12 12:49
  • 수정 2015.10.23 13:51

2012년 11월 6일. 프놈펜에서 자기 입에 테이프를 붙인 시위자가 LGBT 인권을 주장하고 있다. 동남아 전역에서는 활동가들이 LGBT의 보호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수 년째 싸우고 있다.

이 기사는 동남아의 LGBT 인권에 대한 10부작 시리즈이다. 동남아의 LGBT 커뮤니티가 마주한 문제들과 활동가들의 용감한 성취를 조명한다. 한 번에 동남아 국가 하나씩을 다뤘다.

인도네시아 기사를 읽으시려면 여기를 클릭!

필리핀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싱가포르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캄보디아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브루나이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말레이시아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미얀마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베트남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라오스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태국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싱가포르 – “아무도 동남아에는 관심이 없다.” LGBT 활동가 진 총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눈을 내리깐다. “서구 세계는 LGBT와 인권에 있어서 우리가 얼마나 후진적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여기서의 압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이해하지 못한다.”

총은 동성애가 불법인 동남아 국가 네 곳 중 하나인 싱가포르에 산다. 아시아의 네 호랑이 중 하나인 싱가포르는 마천루가 가득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일지 모르나 LGBT 인권 상황은 지독하다. 총은 싱가포르가 시민 인권 보호보다는 제한의 ‘리더’가 되었다고 말한다.

“싱가포르는 인권 없이 경제적 성공을 거두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리고 중국, 라오스, 러시아 같은 여러 나라들이 싱가포르의 따르려 한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LGBT 인권 단체 사요니의 공동 설립자인 총이 말한다.

싱가포르, 홍 림 공원. 2014년 6월 28일, 매년 열리는 LGBT 행사인 ‘핑크 닷’에 모인 사람들.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4개국에서 동성애는 범죄이다.

사요니는 최근 몇 년 동안 싱가포르에서 LGBT 커뮤니티를 상대로 일어난 학대와 차별 사례들을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최초의 시도다. 총은 사요니가 발견한 사실들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상당히 감정을 자극했다.”고 그녀는 말한다.

후덥지근한 9월 오후에 검은 옷을 입은 총은 편안하고 개방적으로 행동한다. 은테 안경 뒤의 그녀의 눈은 미소를 짓는다. 그녀는 분노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이 하고 있는 어려운 일에 대해 말한다. 그녀는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꺼려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려 하고 있다. 다운타운 카페에서 나와의 미팅을 마치자 그녀는 나를 따스하게 안아준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그녀의 어깨는 굳어지고 목소리는 떨린다.

“보고되지 않는 학대가 정말 많아요, 특히 가족 안에서요. 이른바 ‘바로잡기 위한’ 강간 사례들이 있고, 쫓겨나서 노숙자가 되는 아이들이 있어요. 어느 여자 아이는 오빠 친구에게 강간 당했지만, 부모님께 이야기하자 부모님은 넌 레즈비언이니 ‘그래도 싸다’고 했대요. 온갖 끔찍한 이야기들이 다 있어요. 폭력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2011년 LGBT 행사에서 발언하는 활동가 진 총. 그녀는 LGBT 인권 문제의 최전선에 서 있다.

총은 공개적으로 차별을 접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내 외모는 남자 같은데, 젠더에 대한 감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한테 다가와 내가 얻어맞아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순응하지 않는 것을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총은 이런 이야기들은 불행히도 싱가포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LGBT 커뮤니티에 대한 배제는 동남아에 넓게 퍼져 있다(이 글에서는 동남아를 ASEAN 가입국 10개국으로 한정했다). 공산주의국가인 베트남, 샤리아가 통치하는 브루나이, 긴 압제 정치 후 세계를 상대로 문을 열려 애쓰고 있는 미얀마까지 정치, 경제, 문화, 역사는 아주 다양한 국가들이지만, 최소한 한 가지 문제는 공유하고 있다.

“브루나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 라오스는 LGBT 인권에 있어서는 아주 후진적이에요. … 그러나 보다 ‘진보적인’ 국가들에조차 문제는 있죠. 태국 시골에서는 부치 여성들이 살해당하고 있고, 필리핀에서는 트랜스 여성들이 타겟이 되고 있어요.” 총의 말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엄격한 샤리아 법률을 따르는 브루나이에서는 동성애가 범죄이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는 동성 간의 성관계를 금지하는 오래된 식민지 시절의 법을 고수하고 있다. 법대로 강행한다면 이들 국가에서 동성애자들은 혹독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돌을 던져 죽이거나, 채찍으로 태형을 가하거나, 투옥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획기적인 젠더 평등 법을 실행하겠다고 이번 달에 발표한 태국을 제외하면, ASEAN 국가들은 현재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에 무관한 모든 시민들의 평등을 보장하는 반 차별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태국은 아직 성 지향에 기반해 사람들을 보호하는 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새로운 법은 젠더 표현에 따른 차별만을 금지하고 있다.

ASEAN 국가 전부에서 동성 결혼은 불법이며, 동성 결합과 같은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인정이나 보호도 전무하다. 이 지역의 동성 커플들은 아이를 입양할 수 없다. 그리고 여성이 체외 수정 등 임신 치료를 받기가 어렵거나 불가능에 가까운 나라들이 많다.

또한 트랜스젠더를 위한 성전환 수술이나 호르몬 치료 또한 제한적이다. ASEAN 국가들 대부분에서 성별을 바꾸는 것 역시 어렵다.

이러한 억압적인 법과 정치의 틀 때문에, LGBT들에 대한 학대와 소외는 동남아 전체에 만연한 문제이다.

필리핀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해병이 한 명 있다. 그는 모텔에서 그녀에게 남성 성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목을 졸라 죽였다고 자백했다. 말레이시아 야당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은 불법으로 규정된 항문 성교를 했다는 혐의로 5년 형을 사는 중이다. 그리고 지난 8월, 미얀마의 한 국회의원은 정부가 ‘게이들’을 경찰이 구류하도록 정부가 ‘쉬지 않고 행동 중’이라고 했다.

“차별은 [ASEAN] LGBTI들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흔한 일이다.” UN 개발 프로그램(UNDP)의 정치 고문 에드먼드 세틀이 방콕 사무실에서 허핑턴 포스트에 전한 말이다.

세틀은 UNDP와 미국 국제 개발 기구가 주도해 아시아 일부의 LGBT 인권 상황을 분석한 최근의 기념비적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도 분석 대상에 들어갔따.

우려를 부르는 결과가 나왔다.

분석 대상이 된 ASEAN 국가들 전부에서 LGBT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은 취업 및 교육 기회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있었다. 괴롭힘 등의 학대 역시 널리 퍼져 있었다.

“[ASEAN 국가들은] 굉장히 제한적인 시민 사회 공간이다. 시민 참여 공간의 부족은 조직, 동원, 옹호의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 인권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에 장애가 되고 있다.” 세틀의 말이다.

이 지역 활동가들은 LGBT 커뮤니티의 가시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 순위이며, 모든 국가들에서 반차별 법을 도입하도록 하려 한다고 말한다.

총은 이런 법제화가 동남아에서는 중요하다고 한다. “이제까지 ASEAN 국가들은 인권 옹호와 보호라는 면에서 아주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총은 ASEAN 성적 지향, 젠더 정체성, 젠더 표현 간부 회의의 지도자 중 하나다. 행동가들의 모임인 이 회의는 이 지역의 지도자들에게 ASEAN 인권 메커니즘에 받아들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브루나이와 라오스를 제외한 모든 ASEAN 국가들의 활동가들이 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 게이와 레즈비언 인권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간부 회의 지도자 중 하나인 마닐라의 깅 크리스토벌에 의하면 각 지역의 LGBT 단체들도 법제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한다. 그녀는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우리가 LGBT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매일매일 우리 중 일부가 죽고, 일부는 더 나은 일을 구할 기술이나 창구가 없어 성 노동을 하게 되고, 일부는 생계를 위해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된다는 걸 나는 언제나 강조한다.” 크리스토벌의 말이다.

그러나 활동가들의 커뮤니티는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남아 지역 전체에 권위주의, 부패, 정치적 불안정의 문제가 크며, 인권은 등한시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전세계의 역사에서 평등을 위한 싸움이 그래왔듯,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이 지역의 활동가들의 결심은 굳다.

“ASEAN 전역의 활동가들은 근면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식민지 시대의 법과 같은 명확한 문제들, 차별이라는 불분명한 문제들 등 여러 큰 장애물에 맞서고 있다. 그들은 정말 용감하다.” 인권 감시 단체의 LGBT 인권 연구자 카일 나이트가 허핑턴 포스트에 전한다.

인도네시아 기사를 읽으시려면 여기를 클릭! 아래 국가별 기사들은 하루에 하나씩 업데이트됩니다.

필리핀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싱가포르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캄보디아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브루나이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말레이시아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미얀마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베트남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라오스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태국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

허핑턴포스트US의 Being LGBT In Southeast Asia: Stories Of Abuse, Survival And Tremendous Courag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동남아 LGBT #동성애 #동성애자 #LGBT #인권 #동성인권 #동남아시아 #아시아 #국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