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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희팔 사기사건' 원점에서 재수사한다

  • 허완
  • 입력 2015.10.12 11:38
  • 수정 2015.10.12 11:42

4조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58)의 최측근이 중국에서 검거됨에 따라 검찰이 조희팔 사기 사건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수사할 방침이다.

대구지검은 조희팔 2인자라고 하는 강태용(54)이 중국에서 송환되는 대로 조희팔 사기 사건 전반에 대한 수사를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핵심 수사 대상은 금융 다단계, 유사 수신 등 조희팔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과 100억원대에 이르는 강태용의 회사 자금 횡령 의혹 등이 될 전망이다.

대구지검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가 맡은 이 사건 수사에 수사팀을 대거 보강하기로 했다. 또 대검찰청으로부터 전문 수사 인력을 지원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가 핵심 중의 핵심 인물로 결정적인 내용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강씨에 대한 수사로 피해 규모 등 조희팔 사건 전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희팔 사건은 조씨와 강씨 등 사건 핵심 인물들이 사법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된 2008년 말 중국으로 달아나면서 그동안 수사가 진전되지 못했다.

검찰은 조씨 측이 수사 무마 등을 위해 검·경을 포함한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벌인 로비 의혹도 면밀하게 들여다볼 예정이어서 조희팔 '비호세력'이 추가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조희팔 자금 관리를 총괄한 강태용은 각종 인맥을 동원, 조씨를 대신해 로비활동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조희팔 측에서 2억4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구속된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와는 고교 동문이다.

또 수사 무마 부탁과 함께 조희팔 돈 15억8천여만원을 받아 재판을 받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54·구속) 전 서기관도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

조희팔 사건이 터진 뒤 지금까지 6명의 검찰, 경찰 전·현직 관계자가 처벌받아 '비호세력'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강태용씨 국내 송환 일정과 관련해서는 이번 주말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송환 일정이 한 두달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송환 일정 협의를 마무리하는 대로 수사관을 중국에 보내 신병을 넘겨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태용은 10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의 한 아파트에서 잠복 중이던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그가 경찰의 조희팔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던 2008년 11월 초 중국으로 달아난 이후 7년 만이다.

강씨가 중국에서 검거되는 데는 현지 공안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한국 검찰의 강태용 검거 요청을 받은 직후 10여 명으로 특별검거팀을 구성했다. 이어 한국 당국과 핫라인을 구축해 정보를 교류하며 검거 의뢰 4일 만에 강씨를 붙잡았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이번 검거 사례를 한·중 공조수사의 개가"라고 평가했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2008년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4조 원가량을 가로챈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

그는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검찰은 "조씨가 사망했다는 경찰의 발표가 있었지만, 사망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강씨가 최측근이어서 조희팔의 생사에 대해서도 결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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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희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