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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만 있는 최초, 최대, 최고, 최장

부산과 울산에 걸쳐있는 고리 원전은, 고리 1,2,3,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운영되고 있고 여기에 신고리 3,4호기가 건설이 완료되어 운영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한 원전 단지에 8기의 원자로가 밀집되어 있는 세계 최대 원전이며, 신고리 3, 4호기가 운영 승인을 받아 가동을 시작할 경우 설비용량면에서도 초대형 원전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정부는 여기에 추가로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려고 합니다. 한 단지에서 운영되는 원자로 수가 많을수록 사고 발생 확률은 증가합니다.

부산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모래가 펼쳐진 해변가에 귀를 자극하는 파도 소리, 갈매기 소리, 싱싱한 활어 회를 먹으며 지인들과 소주 한 병 기울이는 이미지가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산은 참 멋진 도시입니다.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부산항, 오륙도, 을숙도, 다대포 등 방문해볼 만한 곳도 많고, 밀면, 돼지국밥, 회 등 먹음직스런 음식들도 많습니다. 부산은 '최초, 최대, 최고, 최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곳들이 꽤 있습니다. 부산을 방문하실지 모를 여러분들에게도 아마 흥미로울 곳들입니다.

부산에만 있는 아름다운 명소들

부산항: 한국 최초이자 최대 항만

부산항은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항구입니다. 1876년 근대항으로서는 제일 먼저 개항했죠. 배를 타실 게 아니라면 항구에 들어가실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정박해 있는 유람선이나 무역항의 모습을 멀리서나마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부산역에서 부산 북항 쪽 전망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멀리 부산항 대교까지 보이는 경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10월 부산항 제1부두에 정박합니다. 17일과 18일 시민 여러분들께 배를 공개하는데 이때를 이용하시면 부산항에 들어오실 일도 생기겠네요.^^ * 신청은 여기에서!)

광안리 해변: 아시아 최대 불꽃 축제가 벌어지는 곳

수영구에 위치한 광안리 해변은 남태평양 코발트빛 해변을 닮아 있습니다. 해변을 중심으로 100여개의 카페들이 있어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기에 좋습니다. 해변에서 바로 눈에 들어오는 광안대교는 국내 최초의 2층 해상 교량입니다. 중앙에 있는 현수교도 국내 최대 규모. 1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는 경관 조명시설을 갖추고 있어 밤이 되면 휘황찬란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매년 10월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대에서 펼쳐지는 부산국제불꽃축제는 아시아 최대 불꽃 축제입니다. 광안리 해변에서 가까운 민락 회 타운은 국내 최대 횟집 밀집 지역이기도 하죠. 싱싱한 물고기 내음을 즐기고 싶은 분들은 이 곳에서 출출함을 달래실 수 있습니다.

영화의 전당: 세계에서 가장 긴 캔틸레버 지붕

영화의 전당은 해운대구 우동 센텀 시티에 위치해 있습니다. 부산 국제 영화제 전용관이기도 합니다. 2011년 9월 개관되어 제16회 부산 국제 영화제부터 공식 상영관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영화의 전당은 두 개의 지붕을 갖고 있는데, 두레라움 광장을 덮고 있는 빅 루프(Big roof)와 야외 극장을 덮는 스몰 루프(Small loof)로 나뉩니다. 빅 루프는 초대형 지붕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캔틸레버 지붕입니다. 한 쪽에만 기둥이 있고 다른 한 쪽은 허공에 떠 있는 형태의 지붕입니다. 두 지붕에는 42,600개의 LED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밤에 방문하면 아름다운 불빛으로 물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센텀 시티점: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

해운대구 센텀 시티에 위치해 있는 이 백화점은 지하 2층, 지상 14층 규모의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기네스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증서는 1층 안내 데스크 근처에 유리함으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증서 위에는 'Officially Amazing'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건물의 규모가 최대라고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나 상품의 종류가 최대라고 생각하면, 아마 쇼핑을 위해 방문했을 때 실망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백화점 옥상 공원에 있는 '주라지'라는 자그마한 테마파크를 방문해 보실 수도 있어요.

해운대: 국내 최대 해수욕장

해운대 이름의 기원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치원이라는 학자가 들렀다 해운대의 아름다움에 빠져 오랫동안 머물며 자신의 자(字)인 해운(海雲)을 바위에 새겨 넣으면서 해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름이면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해운대는 매년 여름 최다 비치파라솔 설치 부문 세계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여름에는 한 게임회사가 단일 장소 최다 인원 동시 수상 스마트폰 게임 세계 기록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특별한 '세계 최대' : 세계 최대 원전

지금까지 소개된, 아름다운 경관과 해변, 역동적인 부산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명소들과 달리, 사뭇 놀랄만한 '세계 최대' 타이틀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 원전'인 고리 원전이 그것입니다. 부산과 울산에 걸쳐있는 고리 원전은, 고리 1,2,3,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운영되고 있고 여기에 신고리 3,4호기가 건설이 완료되어 운영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한 원전 단지에 8기의 원자로가 밀집되어 있는 세계 최대 원전이며, 신고리 3, 4호기가 운영 승인을 받아 가동을 시작할 경우 설비용량면에서도 초대형 원전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정부는 여기에 추가로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려고 합니다. 한 단지에서 운영되는 원자로 수가 많을수록 사고 발생 확률은 증가합니다. 지진이나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고리 원전에 있는 모든 원자로가 동시에 사고 위험에 노출될 것이므로 사고 대응이 어렵고 누출되는 방사능의 양도 배가 됩니다.

후쿠시마 사고로 피난을 떠난 원전 인근 30km 주민은 17만 명이었습니다. 만약에,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그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고리 원전 30km 인근의 343만 주민들은 체르노빌, 후쿠시마보다 더 큰 대형 참사의 피해자가 될지 모릅니다. 뿐만아니라 고리 원전 30km 내 위치한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울산석유화학단지 등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적, 국가적 차원에서의 엄청난 경제 손실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세계 최대 고리 원전으로 사라질지 모를 부산의 아름다움

고리 원전에 원자로가 추가될 수록, 사실 슬프게도 앞서 소개드린 부산의 아름다운 곳들이 더 위험해집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캔틸레버 지붕을 가진 영화의 전당도,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도, 아이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광안리 해변가도, 매년 국내 최대 인파가 몰려드는 해운대 해수욕장도, 국내 최대 의료기관 밀집 지역인 서면도, 부산의 MICE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벡스코도, 모두 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곳 들입니다(눈치 채셨겠지만, 앞서 소개드린 사진들의 위에 있던 숫자는 바로 고리 원전으로부터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343만 명 개개인의 소중한 추억이 오롯이 새겨진 이 곳들이 사라지고 수십년 동안 사람이 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누군가는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만나 결혼을 올리기도 했던 곳이, 첫 아기가 태어나 우렁차게 울고 꼼지락대는 손을 보며 감격해 마지않던 어느 곳이, 과묵하셨던 아버지의 등을 밀어드리며 목욕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통했던 어느 곳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일입니다.

이례적으로 위험할 세계 최대 원전 보유로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 정부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정부와 부산의 정치인들은 아름다운 부산과 부산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시민들과 함께 이를 요구할 것입니다. 더 이상의 원전이 추가 되지 않도록 여러분의 힘을 실어주세요. 함께 부산의 아름다움을 지켜내요!

▶ 신고리 5,6호기 추가 반대 서명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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