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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1일 14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11일 14시 18분 KST

이혼 앞둔 며느리 몰래, 손녀와 미국 간 할머니는 유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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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이미지는 자료사진입니다.

아들 부부가 이혼소송 중인 상황에서 며느리가 돌보던 손녀를 몰래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데려간 할머니가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아이를 외국으로 데려가는데 불법적인 힘이 사용되지 않았고 아이에게도 피해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11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미국 영주권자로 국내에 머물던 A(59·여)씨는 작년 5월 춘천에서 당시 다섯 살이던 손녀 B양을 만났다. 그의 아들과 며느리 C씨는 이혼소송 중이었고, C씨와 그의 어머니가 손녀를 돌보고 있었다.

A씨는 사돈에게 "손녀에게 점심을 먹이고 다시 데려다 주겠다"고 하고 B양을 불러냈다.

그러나 A씨는 "아내나 처가에 알리지 말고 딸을 미국으로 데려와 달라"는 아들의 부탁을 받은 상태였다. 아들은 당시 미국에 있었고 A씨도 출국 기한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미국행 항공권을 미리 예매해 놓았던 A씨는 사돈에게 한 약속과 달리 곧장 손녀를 차에 태워 서울로 데리고 왔다.

서울에서 남편과 만난 A씨는 남편 차로 인천공항에 가서는 손녀와 함께 비행기에 탔다.

이후 딸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C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폐쇄회로(CC)TV를 추적한 끝에 B양이 할머니 A씨의 손에 이끌려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 일로 A씨는 '국외이송약취' 혐의로 입건됐다. 국외이송약취란 폭행이나 협박, 감금 또는 그에 준하는 불법적인 힘을 사용해 사람을 외국으로 데려가는 행위를 말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2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진다.

검찰은 A씨가 거짓말까지 해 가며 B양을 외국으로 데려가 보호자들과 떼어놓아 B양의 보호·양육 상태를 침해했다고 보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심우용 부장판사)는 "A씨가 불법적인 힘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고, 그에게 이끌려 미국으로 간 B양의 이익이 침해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손녀를 미국으로 데리고 가는 과정에서 사돈이나 손녀에게 폭행이나 협박 또는 불법적인 힘을 행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약취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B양을 둘러싼 가족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으로 갔다고 해서 그에게 딱히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C씨와 그의 어머니는 직업 때문에 B양의 양육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이 때문에 B양은 인접 도시에 사는 낯선 친척집에서 주로 지냈다. B양은 A씨를 만났을 때 "아빠한테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혼소송에서도 B양의 양육권은 아빠에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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