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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호갱 양산' 휴대폰 보험 조사한다

  • 허완
  • 입력 2015.10.11 07:43
ⓒAnatolii Babii / Alamy

휴대전화 단말기 보험상품이 '호갱'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호구와 고객을 합친 '호갱'은 어수룩해서 손쉽게 이용당하는 손님을 뜻하는 말이다.

공정위는 휴대전화보험 시장현황과 소비자 피해 발생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작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도입으로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이 과거보다 줄어들자 소비자들의 단말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고가의 스마트폰 분실과 파손에 대비해 보험에 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를 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보험 가입자 수는 올 들어 7월 말까지 577만9천 명으로, 작년 전체 가입자 수(602만3천 명)에 근접할 정도로 증가세다.

문제는 이통사별로 이런 상품을 제공하는 보험사가 한두 군데로 정해져 있어 고객들의 선택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현재 LG유플러스 가입자의 휴대전화보험 계약은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이 독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KT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맡고 있지만 이마저도 보험 가입 절차상 이통사 시스템에서 강제 분류가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보험 약관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 투성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휴대전화보험 보상기준은 대부분 실거래가가 아닌 출고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대체 신상품이 나오면 금방 구형이 돼 제품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데도 이동통신사는 무조건 첫 출고가격을 보상기준으로 삼는다.

이로 인해 보험 가입 시점에서 수개월만 지나면 이통사가 요구하는 수십만원의 고객분담금을 내고 구형 단말기를 보상받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새 전화기를 사는 게 나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시장 구조 속에서 손해보험사들은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대전화보험으로 손보사들이 올린 수익은 지난해 1천110억원에 달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은 이런 문제를 제기하며 "2012년에도 금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보험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지만 통신사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며 "공정위가 먼저 불공정거래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뒤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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