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통업계 만연한 불법 지원금 은어·암호들, "수육, 현아, 표인봉, 전상수 과장..."

ⓒ연합뉴스

"'ㅅㄷㄹㅌㅋㄴ' 9층 성지에 가보려고 서울까지 올라왔습니다"

'ㅅㄷㄹㅌㅋㄴ'는 서울 구로동의 전자상가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초성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정보를 교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판매상이 운영하는 폐쇄형 SNS에서는 각종 은어가 판을 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단속을 의식해 더 심해졌다.

인터넷에서 은어나 암호를 퍼뜩 알아듣지 못하는 일반 소비자는 이른바 '호갱'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수육 끓이는 시간 21분, 쥐 4마리 굽는 4분, 공책 5권 사러 문방구 가는 시간 38분…."

SK텔레콤 영업정지 첫날 인터넷에 등장한 이 문장은 단말기 할부원금을 가리킨다.

'수육'은 갤럭시S6를, '쥐 4마리'는 G4를, '공책 5권'은 갤럭시노트5를 의미한다. 한 이동통신사는 이 단말기들을 각각 21만원, 4만원, 38만원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삼성전자 갤럭시S6의 경우 월 6만원대 데이터 요금제 선택 시 정상 판매가는 60만원에 가까웠다. 이를 21만원에 판매하는 것은 30만원 이상 불법 지원금을 지급 했다는 얘기다.

"어제 신도림에서 59번 욕먹고 현아가 36번 춤췄습니다", "표인봉 싸인 30장 받아왔습니다", "스크트, 크트, 르그 번이 10성". 이 문장들은 모두 불법 페이백을 암시한다.

59번 욕먹고 현아가 36번 춤을 췄다는 것은 월 5만9천원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한 뒤 현금으로 36만원을 돌려받았다는 뜻이다. '표인봉'은 페이백과 초성이 같고, 30장은 30만원이다.

'스크트, 크트, 르그'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번이'는 번호이동을, '10성' 또는 '별 10개'는 현금 페이백 10만원을 가리킨다.

이밖에 온라인에서 "전상수 과장 되십니다"하면 전산 수납이 된다는 의미이고, 현금 완납은 "이현아 대리"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단속을 피하려고 업주나 소비자가 괴상한 암호를 만들어 사용했지만, 이제는 대부분 암호를 누구나 알게 돼 업계의 은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통업계 #스마트폰 #스마트폰 판매상 은어 #경제 #사회 #통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