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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08일 06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08일 14시 12분 KST

왜 미국은 총을 버리지 못하는가

덫을 놓아 짐승 모피를 구하던 사람들과 개척자들부터 지금의 목장주와 대도시의 사기꾼들까지, 야생이나 거친 사회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지니는 전통은 깊다. 경찰력은 미미했고 상비군은 20세기 초에도 드물었다. 그리고 드넓은 미국 땅에서, 이웃의 도움에서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폭력이 지역 사회를 덮칠 때마다 이 거친 서부의 정신이 울려 퍼진다. 최근 총기 사건들 이후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총기의 개인 소지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던 것은 슬프지만 피할 수 없었던 결과였다.

Shutterstock / a katz

샌디 훅. 찰스턴. 로스버그. 미국의 섬뜩한 총기 폭력의 명단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인구 수 대비 가장 높은 총기 보유율(예멘이 한참 뒤떨어진 2위다)과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총기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 문화, 정치, 돈이 뒤섞여 미국이 총기 개인 소유를 크게 규제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로막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상징성.

대머리 독수리가 미국의 상징이지만, 우리가 독수리 대신 총을 골랐어도 적절했을 것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나 켄터키 롱 라이플이 좋겠다. 독일에서 이민 온 총기 제작자들이 갈고 닦은 바로 그 총으로 유럽에서 온 이주자들은 넓은 숲에서 동물을 사냥하고, 미국 원주민들과 거래하고 싸우고, 더 잘 무장하고 전통적으로 조직된 프랑스와 영국의 적들을 먼 거리에서 쏠 수 있었다.

식민지 시대의 명사수들이 미국의 독립을 도왔다고 해서 오늘날의 미국인들이 매년 글록 권총 12정씩을 사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총기에 크게 기댄 미국의 역사는 강력한 전미 총포협회(NRA) 등에 의해 강력한 프로파간다로 조작되었다.

그래서 미국 탄생의 신화에는 감정적인 화력이 잔뜩 남아 있다. 켄터키와 테네시의 기자인 나는 가정집 - 부유한 가정집 - 에 들어갔다가 응접실 벽난로 위에 롱 라이플이 걸려 있는 걸 본 경험이 아주 많다. 옛날에는 위기가 닥쳤을 때 쉽게 집을 수 있도록 거기에 놔두었다. 이제 그 총은 자존심, 애국심, 자유주의 철학을 의미한다.

"총은 힘, 스스로 결정하는 개인의 힘을 의미한다." NRA를 지지하는 역사가 크레이그 셜리의 말이다.

이런 역사를 지닌 다른 나라는 없다. 폭력적인 과거를 가진 방대한 국가인 오스트레일리아를 보자. 오스트레일리아는 총기를 대량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은 DNA가 다르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처음 이주한 사람들은 미국인들처럼 조직되어 있지도, 유럽의 침입자들에게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그들은 유럽 군대, 혹은 유럽보다 약한 접경국과 싸우지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전쟁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않았다.

미국 헌법.

미국은 총기에 대한 권리를 헌법에 넣어둔 유일한 나라는 아니다(멕시코와 과테말라 헌법에도 들어있다). 하지만 미국 헌법의 표현은 무제한적이고, 대법원에 의해 광범위하게 해석되어 왔다(미국 대법원 자체의 권력도 보기 드물게 강하다).

미국의 건국자들은 한 국가 안에 다양한 권력이 존재하면 중앙화된 독재를 막을 수 있을 거라는 계몽주의적 믿음으로 '무기를 지닐' 권리를 지지했다. 수정 헌법 제 2조를 중앙 권력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지역 민병대를 유지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쓴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2조는 개인의 헌법적 권리를 다룬 것으로 해석되게 되었다. 이 강렬한 믿음을 뒤집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울 것이다.

스스로를 지켜라.

덫을 놓아 짐승 모피를 구하던 사람들과 개척자들부터 지금의 목장주와 대도시의 사기꾼들까지, 야생이나 거친 사회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지니는 전통은 깊다. 경찰력은 미미했고 상비군은 20세기 초에도 드물었다. 그리고 드넓은 미국 땅에서, 이웃의 도움에서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폭력이 지역 사회를 덮칠 때마다 이 거친 서부의 정신이 울려 퍼진다. 최근 총기 사건들 이후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총기의 개인 소지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던 것은 슬프지만 피할 수 없었던 결과였다.

큰 비즈니스.

NRA는 스스로가 헌법 자유의 수호자라고 생각하고 싶어하지만, NRA는 동업 조합처럼 움직인다. 다른 것을 다 발라내고 경제적 기초만 놓고 보면, NRA의 목표는 총기 생산자들을 보호하고 총기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비즈니스가 다시 한 번 호황을 맞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 총기는 1년에 100억 달러짜리 산업이다.

전원 생활의 힘.

전세계 다른 나라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인들은 도시와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산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에서 전원 생활의 요구 사항은 불균형할 정도로 큰 힘을 갖고 있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과 하원의원 배분은 모두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에 유리하다. 공화당 지지 주는 인구 밀도가 낮고 농업 의존도가 크며 총기를 지지하는 주가 많다. 민주당 지지 주조차 총기 문제는 조심스럽게 다룬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보라.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대선 후보인 그는 총기 규제 운동을 선도할 사람일 것만 같다. 그러나 그가 그럴 가능성은 낮다.

샌더스는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시카고에서 교육 받긴 했지만, 삶의 대부분을 버몬트 주 정치인으로 보냈다. 버몬트는 진보적인 주다. 그러나 시골이기도 하다. 총기는 오락과 식량을 준다. 그리고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독립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일깨운다.

여론 조사를 보면 버몬트는 다른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총기 구입 시에 배경을 확인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규제도 주의회에 계류 중이다.

샌더스가 '합리적인 총기법'을 주장하면서도 '이 나라에는 사람들이 총기 규제가 전혀 없기를 원하는 주들이 많다. 우리가 성공하려면 서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인 이유다.

헐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그릇된 믿음, 애국심, 갈등, 영웅주의, 피를 판다. 즉 처음부터 영화와 TV 드라마는 총을 미화해 왔다는 뜻이다.

1950, 60년대에는 주인공의 총과 탄환의 특징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들이 있었다. '론 레인저', '와이어트 어프의 삶과 전설', '라이플맨', '얜시 데링거' 등이었다.

D. W. 그리피스부터 존 포드, 퀜틴 타란티노에 이르기까지, 영화 감독들은 총에 중심적 역할을 부여해왔다. 오비완의 눈에 보이지 않는 '포스'나 재키찬의 쿵푸 액션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세상은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튼'이다.

정치적 입김.

NRA는 미국 정치의 '롱 라이플'이다. NRA의 겨냥은 정확하고, 딱 한 종류의 목표물에 치명적 타격을 가한다. 그 목표물은 미국의 총기 권리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해석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이다.

넓은 정당 연합보다 자금이 풍부한 풀뿌리 단체들을 겨냥한 특정 이슈를 자극하는 게 더 효과적인 현대 미국 정치에 잘 들어맞는 전략이다.

의회에 대한 NRA의 영향력은 전설적이며 맞설 자가 없다. 로즈버스에서 대량 살상이 일어나고도 새로운 법이 생길 가능성이 없는 이유다.

다음 재앙이 일어난 뒤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실린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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