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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06일 07시 58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06일 14시 12분 KST

'허니버터칩 효과' 쉽게 얻지 못하는 특별함의 매력

희소한 것에는 언제나 더 높은 가치가 부여된다. 하지만 희소성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에 따라서 그 효과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대량으로 생산된 제품이지만 이미 대부분이 팔려 나갔기 때문에 희소해진 것(예, 히트상품의 매진임박)과 수요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적게 만들어진 제품(예, 한정품, 특별판, 혹은 희귀본)은 서로 다른 효과를 가진다. 전자를 '수요에 의한 한정'이라 하며, 이는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발한다. 반면, 후자는 '공급에 의한 한정'이라 구분하며, 이는 제품의 가치를 더 높게 지각하게 한다. 바로 이것이 허니버터칩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Shutterstock / Bryan Solomon

소비자는 언제나 '특별한 것'을 원한다. 이 성향은 요즘처럼 경기가 어렵고, 삶이 팍팍할 때 더 잘 나타난다. 우리사회에 몰아쳤던 허니버터칩 열풍에도 특별하고 싶은 소비자 심리가 숨어 있다. 그렇다면, 허니버터칩의 무엇이 특별했던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먼저 '소비자들이 왜 특별해지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 모두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이러저런 단점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때때로 손해를 보거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더 많이 찾아내려고 하며, 자신의 삶이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더 나아가,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나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주길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되도록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하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중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이는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욕구 중에 하나이며, 사람들의 심리적인 건강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이 괜찮은 사람임을 느끼고 확인할 수 있는 일, 혹은 다른 사람들이 축하해주거나 부러워하는 일을 끊임없이 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성향은 요즘과 같이 장기적인 불황일 때, 더욱 잘 나타난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불황이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마저 심각하게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불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들여야 하며, 이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불확실하고 어두운 경제 상황은 환경에 대한 지각된 통제력을 떨어트리고, 더 작은 목표를 설정하게 하며, 더 잦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기 효능감 및 자존감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단적인 예로, 우리사회의 청년층(20~30대)이 꿈과 희망마저 잃은 7포세대(연애, 결혼, 인간관계, 꿈 등의 7가지를 포기한 세대)로 일컬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무언가 특별한 것을 원한다. 여기서 특별함은 흔하지 않은 것을 말하며, 이는 누구나 가지지 못하고,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바로 이것이 손상된 자존감을 회복시켜줄 뿐만 아니라, 높은 성취감과 만족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삶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허니버터칩 열풍이 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허니버터칩 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심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희소한 것에는 언제나 더 높은 가치가 부여된다. 하지만 희소성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에 따라서 그 효과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대량으로 생산된 제품이지만 이미 대부분이 팔려 나갔기 때문에 희소해진 것(예, 히트상품의 매진임박)과 수요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적게 만들어진 제품(예, 한정품, 특별판, 혹은 희귀본)은 서로 다른 효과를 가진다. 전자를 '수요에 의한 한정'이라 하며, 이는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발한다. 반면, 후자는 '공급에 의한 한정'이라 구분하며, 이는 제품의 가치를 더 높게 지각하게 한다. 바로 이것이 허니버터칩의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수요-한정'이 소비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적 불황으로 인해 자존감 손상이 심한 소비자들에게는 '공급-한정'이 더 매력적이다. 왜냐하면, 누구나 가질 수 없는, 혹은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 손상된 자존감을 더 잘 회복시켜주기 때문이다. 단,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허니버터칩이 값비싼 한정품이 아니라, 일반적인 가격의 특이한 제품이었다는 점이다. 만약 가격이 비싼 제품이었다면, 소비자들의 통제감과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격의 제품이었기에, 소비자들은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통제감을 회복시켜줄 뿐만 아니라,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위해 들였던 많은 노력만큼, 그것을 얻었을 때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높여주는 부가적인 효과를 가진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이 허니버터 구매기를 마치 무용담처럼 SNS에 올렸던 것이고, 이는 허니버터 열풍을 급속하게 확산시킨 결정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리하자면, 허니버터 열풍은 누구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한 것을 원하는 소비 심리에 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장기적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자존감 손상을 해소하려고 했다. 더욱이, 허니버터칩의 가격이 저렴한 것이었기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구매 가능한 목표가 되었다. 또한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소비자일수록, 상황에 대한 더 높은 자기-통제력을 지각할 뿐만 아니라, '희귀한 허니버터칩을 구했다는 것'만으로도 더 높은 성취감 및 만족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마치 '상처 입은 자존감을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아이템'과 같으며, 이러한 치유 효과는 '득템(得 + item)'한 소비자들이 자신의 SNS에 '인증 샷'을 올리는 것으로 완성된다. 단순히 과자 하나를 구매했을 뿐이지만, 그 것만으로도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승리자가 되고, 온라인에는 승리자의 당당한 미소와 구경꾼들의 열광적인 찬사가 널리 퍼진다. 이러한 '온라인 개선식'은 구경꾼들을 또 다른 '허니버터 순례자'로 만들었으며, 그 결과, 우리사회에 허니버터 광풍이 몰아쳤던 것이다.

참고문헌

Sharma, E., & Alter, A. L. (2012), Financial deprivation prompts consumers to seek scarce good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October), 545-60.

Tesser, A. (2000). On the confluence of self-esteem maintenance mechanism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4(4), 290-99.

* 이 글은 한국심리학회 웹진 PSY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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