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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전투기(KF-X), 앞으로 닥칠 재난

미국 기술을 모태로 제작된 T-50에다가 유럽의 전자식 레이더(AESA), 적외선 탐지(IRST) 등 핵심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사청의 계획은 전례가 없는 무모한 계획입니다. 유럽이 AESA 레이더의 핵심 개발소스를 한국에 넘겨준다는 기대 자체도 비현실적이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부르는 가격이 미국을 훨씬 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종대
  • 입력 2015.10.05 10:39
  • 수정 2016.10.05 14:12
ⓒ연합뉴스

개발과 120대 양산에 18조원이 소요될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서 재앙은 계속됩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다 예측했던 걸 방사청과 공군이 모르지 않았을 터인데, 이렇게 황당한 상황이 펼쳐지는 게 놀랍기만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이 사업의 위험성을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점을 간추려 소개합니다.

1. 미국의 록히드마틴 사업 참여는 어려울 것

록히드마틴의 한국 전투기사업 참여는 전투기의 엔진이 쌍발이 아닌 단발일 경우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발 엔진이라면 F-16의 기술 자료를 활용하여 적은 비용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쌍발일 경우에는 어렵다고 이미 우리 측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F-X와 KF-X를 연계한다는 우리 정책은 그 기본이 붕괴될 상황입니다.

2. 인도네시아와 파트너십(PA)도 재앙이 될 것

미국의 한국에 대한 기술수출승인(E/L)은 세 범주가 있습니다. 첫째, 이미 상용화되어 있으므로 승인해도 무방한 기술. 둘째, 미국의 기술보호정책상 승인이 불가능한 기술. 셋째, 한국에 수출 승인이 났더라도 인도네시아와 같은 무슬림에다가 미국과 협력수준이 낮은 국가에는 통제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미 우리가 21개 분야의 기술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출승인을 받았다 할지라도 한국이 이 기술을 인도네시아와 공유한다면 미국으로부터 수출승인을 또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몇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PA에서 인도네시아는 개발비의 20%를 대는 조건으로 모든 기술을 공유하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T-50을 개발할 당시에 NATO 회원국인 터키가 공동개발자로 참여하기로 했다가 안 된 이유가 이것입니다. 방사청의 무모한 행태는 그 파국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3. 유럽과 기술협력은 더 어려울 것

미국 기술을 모태로 제작된 T-50에다가 유럽의 전자식 레이더(AESA), 적외선 탐지(IRST) 등 핵심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사청의 계획은 전례가 없는 무모한 계획입니다. 유럽이 AESA 레이더의 핵심 개발소스를 한국에 넘겨준다는 기대 자체도 비현실적이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부르는 가격이 미국을 훨씬 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레이더를 직구매할 경우에도 미국제는 대당 30억원, 유럽제는 60억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건 아예 죽는 길로 가겠다는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4. 급격한 개발비용 증가가 수반될 것

이런저런 문제를 감안한다면 스텔스 기능에다가 전자식 레이더를 장착한 한국형 전투기를 8조원으로 개발한다는 발상 자체가 허황됩니다. 유럽의 라팔이나 유로파이터는 개발비로 1천억달러, 즉 100조원을 썼습니다. 비록 그보다는 성능이 낮다고 할지라도 8조원으로 전투기 개발을 8년 만에 끝낸다? 만일 우리가 직접 AWSA 레이더 등을 개발한다면 개발기간과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그런데 방사청은 그렇게 하겠다는 겁니다. 국산화 비율을 고집하는 방사청은 애국주의 함정에 빠져 또 무모한 결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살 길을 찾아야죠. 이런 식으로 과욕을 부리면 2025년에 전투기는커녕 시제기도 구경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면 공군은 간판 내려야 합니다. 이걸 알고도 이상한 계획을 만들어서 또 국민을 기만하면 안 됩니다. 청와대 주재로 전문가들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문제점을 놓고 토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마치 남의 일 취급하고 있으니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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