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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돈이 갑질하는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난다"

“오빠, 저랑 결혼해예.” “니 머라카노.” 배우 유아인(29)이 5일 저녁 6시 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한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토크’인 ‘더 보이는 인터뷰’에서 능수능란한 입담으로 부산 해운대 바닷가를 들썩였다. 몸매 관리 비결을 묻는 질문엔 “운동은 영화 촬영 들어가기 전에만 한다. 평소엔 배에 식스팩은 커녕 두툼한 원팩이 자리잡고 있다”며 관객들을 웃기기도 했다. 이날 오픈토크는 배우 유아인과 한국영화기자협회 소속 유선희(한겨레), 곽명동(마이데일리), 강민정(이데일리) 기자가 함께 했다.

<베테랑> 1천300만명, <사도> 50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는 주연배우가 된 그는 “‘대세 배우’라는 칭호도 영원한 것이 아니다.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또 “멋있는 사람, 잘생긴 배우, 연기 잘 하는 애…. 다 듣기 좋았지만 사람들이 나중에 ‘저 인간 참 재밌었다’고 기억하는 즐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베테랑>에 대해 설명할 땐 “돈이 갑질을 하는 못생긴 일들이 현실에서 분명 일어난다. 생각하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개념찬’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개념 배우’로 알려져 왔지만 “배우가 작품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굳이 꺼내는 것은 위태로운 일이기도 하다”며 “어떤 사람들에겐 내가 무개념 배우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에 개념은 넘치지만 개념대로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란 생각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며 사는 것”이라는 ‘유아인식 정의론’을 펼치기도 말했다.

평소 미니홈피나 트위터에서 심상치 않은 글솜씨를 보여왔던 그는 “다들 SNS에서 많은 말들을 하고 살지만 그저 가벼운 농담을 하거나 쉽게 스크롤을 내릴 수 있는 글만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말은 많지만 말할 수 없는 것이 쌓여 간다”며 “‘중2병’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시를 굉장히 좋아한다. 거침없이, 힘있게 시를 쓰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 책을 낸다면 시집을 낼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객석에서 환호가 일자 얼른 “내더라도 몰래, 다른 이름으로 내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올해만 2개의 영화로 화제를 낳은 그는 얼마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촬영에 들어갔다. 역사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 역을 맡은 그는 “소년스럽고 아기아기한(아기같은) 얼굴, 훗날에는 군주로서 칼날 같은 얼굴을 드러낸다”고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6개월 50부라는 긴 호흡 속에서 나름의 정의와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이 선함이고 무엇이 악함인가는 질문까지 던지는 이방원의 입체적인 얼굴을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보였다.

또 지금까지 출연했던 드라마 가운데서는 김희애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밀회>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종종 그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다시 본다. 야해서 좋아하는 것도 있고(웃음) 배우는 수많은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직업이지만 사랑하는 얼굴, 사랑하는 떨림의 표정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치명적인 멜로, 좀 야한 영화를 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개 인터뷰에서 유아인의 말 하나, 웃음 하나에도 관객들의 환호가 그치질 않았다. 오픈 토크가 열리는 날 아침부터 행사장 안팎엔 수백명이 넘는 팬들이 유아인의 입장을 기다려왔다. 7일에 서른번째 생일을 맞는 그는 영화제가 준비한 케이크에 촛불 3개를 켜고 팬들과 함께 생일을 미리 축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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