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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총기 난사에서 7발의 총알을 맞으며 범인을 막으려 한 남자

  • 박세회
  • 입력 2015.10.03 13:05
  • 수정 2015.10.03 13:06
ⓒ연합뉴스

미국 오리건주 총기난사 사건에서 총알 7발을 맞으며 총격범을 육탄 저지한 30대 남성이 '불사신 영웅'으로 떠올랐다.

미국 오리건 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UCC)에서 1일 오전 10시 30분께(현지시간) 총격 소리가 잇따라 들렸을 때 이 학교 학생 크리스 민츠(30)가 떠올린 첫 생각은 '다른 사람들을 보호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여섯 살 난 자신의 아들 타이릭을 떠올렸다.

크리스 민츠의 가족들. 오른쪽이 크리스 민츠.

육군 복무 경력이 있는 민츠는 도서관으로 뛰어가서 경보를 울렸으며, 사람들을 붙잡고 빨리 피신하라고 알린 후 총격이 발생한 건물로 다시 달려갔다.

총격범 크리스 하퍼 머서(26)가 한 강의실에서 10여 명을 쏘고 나서 그 옆 강의실로 들어가려는 것을 본 민츠는 강의실 문을 닫고 머서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관련 기사 : 미국 오리건주 대학생 총기난사, 13명 사망

그러나 머서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민츠를 세 차례 총으로 쐈다.

바닥에 쓰러진 민츠는 머서를 올려다보면서 "오늘이 내 아들 생일"이라고 말했으나 머서는 무자비하게 그를 네 차례 더 쐈다.

민츠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머서를 사살한 후 병원으로 옮겨져 장장 6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았다. 몸에 박힌 총알 일곱 발을 제거하고 부러진 두 다리를 접합하는 대수술이었다.

오리건 총기난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AFP=연합뉴스)

그는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사람들이 죽었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등 다른 이들의 안위를 생각했다고 그와 전화 통화를 한 가족과 친척들은 전했다.

사건 다음날인 2일 아침 ABC방송과의 통화에서 입원 중인 민츠는 "다른 사람이 모두 괜찮았으면 좋겠네요. 걱정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민츠는 윗등, 복부 등에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치명적 부위에는 총을 맞지 않았다. 다만 오랜 기간에 걸쳐 치료와 재활훈련을 받아야만 다시 걸을 수 있을 전망이다.

추가 인명 피해를 막은 민츠를 미국 언론매체들과 네티즌들은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

민츠의 페이스북에는 그의 용감한 행동에 찬사를 보내며 빠른 쾌유를 비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민츠 아들의 생모인 재미 스키너는 "회복까지 머나먼 길을 가야하겠지만 민츠는 강인한 사람이라 곧 좋아질 것"이라며 "오늘 그는 영웅이 됐다"고 말했다.

스키너는 또 민츠가 군인으로 이라크 모술 등에 배치돼 보병으로 활동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하기도 했다.

민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해인 2004년 육군에 입대해 2007년 3월 전역했다.

군에서도 복무에 충실히 임한 공을 인정받아 세 차례나 메달을 받았다.

민츠는 현재 YMCA에서 일하고 있으며 헬스 트레이너가 되려고 피트니스 기술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운동광인 그는 보디빌딩을 좋아하고 아마추어 종합 격투기 경기에도 두 차례 나선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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