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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3일 11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13일 14시 12분 KST

순례에서 상품으로 | 북한의 관광산업

이제 북한은 현재는 관광산업의 초점을 과거와 같은 정치적 목적의 참관인들이 아니라 스키어나 자전거를 타고자 하는 보통 여행객들에게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확실치 않다. 외국 관광객들의 유입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들은 분명하지만 또한 북한 정부에 위협적인 문제들도 도사리고 있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나 테러 공격, 자연 재해 이외에도 북한과 같은 폐쇄적인 사회는 외부세계와의 접촉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순안공항 제2청사 개장, 관광기반시설 확충: 여행객들은 북한으로 향할까?

4월이 그 부드러운 봄비를 3월의 마른 나무 뿌리에 스며들게 하고,

꽃을 피게 하는 습기로 온 세상 나뭇가지의 힘줄을 적시어 주면,

사람들이 순례를 갈망하는 것은 이 때.

초기 영미 문학(14세기 말)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여행에 바치는 찬가인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의 첫 부분이다. 성스럽게 여겨지는 장소를 순례하는 형태의 여행은 수천 년 전부터 이어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여행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예로, 매년 약 2백만 명의 무슬림들이 성지 메카 순례를 하는 '하지(Hadj)'가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여행과 스포츠를 결합하여 평화를 고취시키는 행사로서 올림픽을 열었다.

초서의 순례자들은 종교적인 여정으로부터 세속적인 여행으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캔터베리 이야기 속의 순례자들은 성당으로의 순례 여정에서 영혼의 정화라는 본래 목적보다는, 뚜렷하게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즐거움이라는 현대 여행의 속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등장인물들은 새로운 장소에 가서 새로운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특히 '바쓰(Bath)의 여장부 이야기'편에서는 성(性)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관광의 경우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수십 년 동안 북한 관광은 정치체제 참관이 주목적이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러한 이유로 방문하는 이들이 있다. 금강산을 한국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합의는 전환점이 되었다. 금강산 관광 합의는 남북 양 정부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이루어졌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는 금강산에 방문하는 것은 종교적 특성을 띄는 일이었다. 금강산 방문은 한반도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면서 무속적인 측면에서 중요성을 갖는 장소를 찾는다는, 준 종교적인 의미를 가졌다.

금강산 관광은 북한 관광산업뿐 아니라 이 사업과 관련된 한국 기업에게도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사업이기도 했다. 오늘날 순안공항 제2청사와 마식령 스키리조트가 보여주듯이 북한 관광의 중심은 상업적이다. 이로부터 북한의 관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 생긴다. 북한 관광의 상업적 성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북한의 관광산업은 성공할 것인가?

북한의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북한 광관 산업에 대해서도 양질의 정보가 부족하다. 북한 관광산업에 대하여 한국 언론은 낙관에 차서 실체가 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기사를 내놓곤 한다. 서구 언론사들은 일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상투적인 이미지들을 마구 조합한 기사들을 쓸 뿐이다. 북한은 1987년 세계관광기구에 가입했으나, 이 기구에 자국 통계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종 변수들을 다루는 통계기법을 이용하여 국제적인 맥락에서 각국 데이터를 비교하면 북한 관광업 현황에 대한 어느 정도 근거 있는 추정이 가능하다.

관광 수입의 유혹

관광은 거대한 글로벌 산업이다. 개발도상국들에서 관광산업은 제조업 중 섬유산업과 같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서비스 산업부문이며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향하게 만들어 주는 전통적인 첫 번째 통로이다. 그러나 주로 제3세계의 주력업종인 섬유산업과 달리, 관광업은 가장 발전된 선진국들도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주요 산업부문이다. 지역주민들은 거주지역이 외국 관광객들로 뒤덮이면 불만을 표하겠지만 정부는 관광객들을 환영한다. 이러한 경향은 세계 4대 관광지인 프랑스, 미국, 스페인,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관광업은 소득과 여가시간이 증가하고 수명 연장으로 인한 은퇴기간이 길어지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함흥에 위치한 물놀이장 | 사진출처:조선중앙통신

기술 발전, 특히 1960년대 항공기의 도입은 여행비용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관광업을 관리하기 쉽게 만들었다. 관광산업 규모는 입국자수, 좀 더 중요하고 복잡하게는 관광수입을 계산하여 측정된다. 공항에 도착한 외국인들의 숫자를 세는 것은 단순하지만 그들이 떠나는 날까지 얼마를 사용하며 어느 나라에 그 수입들이 흘러가게 되는지에 대한 계산은 쉽지 않은 문제다. 많은 국가들이 이를 측정하기 위해 관광위성계정(Tourism Satellite Account)을 작성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부유한 사람만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었고 그것도 주로 부유한 나라에서만 가능했다. 해외에 나가는 일반인은 전쟁에 참전하는 군인 정도였다. 오늘날에도 지역 분쟁이나 전쟁으로 인한 군인들의 국경 간 이동이 여전히 매우 많지만 평화적 해외여행객 수가 훨씬 압도적이다. 국외여행객수는 1950년 2500만 명에서 2014년 11억 3300만 명으로 급증하였다. 더욱이 2030년에 이르러서는 그 수가 18억 명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측된다. 세계관광기구에 의하면 관광산업은 전 세계에서 GDP의 9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관광 관련 직업은 11개 중 1개꼴이며, 수출 중 1조5000억 달러 즉, 6%에 이른다. 따라서 이 관광업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분명 매우 매력적이다.

게다가 북한은 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국외여행객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중국이며 이 숫자는 현재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여행 지출은 2014년 27% 증가하여 165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북한은 상당히 잠재력 있는 관광지이다.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해변과 계절에 따라 독특한 풍경을 드러내는 산이 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의 금강산의 비경과 겨울 스포츠를 위한 마식령이 그 사례이다.

관광업이 공항, 호텔과 같은 지역의 사회기반시설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 투자비용은 크지 않다. 북한 경제학자 김상학은 "관광은 필요한 투자에 비해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이것이 북한이 관광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 제재를 견뎌야 하는 추가적 부담이 있다. 경제제재로 인해 북한은 스위스의 제조업체가 스키장 리프트 공급을 중단하여 스위스 장비들보다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중국에서 조달해야 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2022년 올림픽을 베이징에서 개최하기로 하면서 중국 본토 동북부 지역에서 겨울 스포츠와 연관된 모든 것들은 빠른 변화의 문턱에 서있다. 겨울 스포츠는 중국에서 새로운 분야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중국 언론은 중국 북부에 거주하고 있는 3억 명에게 겨울 스포츠의 매력이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특히 학교들이 운영하는 겨울 스포츠 관련 특별활동들에 대해 전하고 있다. 이러한 과열 양상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움을 준 것은 틀림없다. 북한과 같은 작은 국가들은 중국이 개발하는 이러한 거대한 시장의 작은 일부라도 점할 수 있다면 관광업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관광산업과 외교 정책

약 15년 전, 필자는 금강산 관광사업에 관한 여러 글을 썼으며 이는 당시로서는 꽤 새로운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필자는 중국 관광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북한 정부는 아직도 북한 체제에 우호적인 방문자들에 초점을 맞추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오래된 관광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관리할 수 있는 규모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확고한 정책 결정을 내린 후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합리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제 북한은 관광업에 관한 정책결정을 했으며 현재는 관광산업의 초점을 과거와 같은 정치적 목적의 참관인들이 아니라 스키어나 자전거를 타고자 하는 보통 여행객들에게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확실치 않다. 외국 관광객들의 유입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들은 분명하지만 또한 북한 정부에 위협적인 문제들도 도사리고 있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나 테러 공격, 자연 재해 이외에도 북한과 같은 폐쇄적인 사회는 외부세계와의 접촉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수 년 동안 미국은 국민들이 북한에 가는 것을 금지해 왔고, 한국 또한 그 역사의 대부분 기간 동안 이를 금지하였다. 한국인들의 북한 방문 금지는 1998년 김대중 정부에 의해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었을 때 해제되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북한 여행을 다시 금지했고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는 행정적 통제를 넘어 선전과 문화 등 '소프트파워' 영역에까지 미친다. 국가의 이미지는 관광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국가 이미지는 그 국가의 안전성과 도덕성에 대한 판단을 포함하는 일반적인 관점에서부터 특정 관광지의 매력도와 비용 및 효용, 이벤트, 시설에 대한 인식까지도 아우른다.

북한은 관광업을 장려하고자 하면서도 이러한 국가이미지, 특히 체제의 안전성이나 도덕성과 같은 일반적 이미지를 거의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금강산, 마식령, 순안공항과 같은 특정 관광지의 시설이나 풍경,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같은 여행사이트에 여행객들이 남긴 사진이나 글로 전해지며 이러한 후기는 사실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인권, 핵무기 개발 그리고 호전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이미지는 더 큰 문제다. 통계수치로 제시할 수 있는 관광객 안전과 같은 평범한 내용조차 전체적으로 왜곡된 국가이미지로 인해 실제보다 훨씬 낮게 평가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북한 관광행에 관한 책을 함께 쓴 도리나 마리아 부다와 데이비드 심은 지속적인 사회정치적 혼란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북한이 이러한 국가에서 어둠과 위험성을 훔쳐보길 원하는 여행자들, 그들의 공저서의 제목을 따르자면 '어둠을 열망하는 자들'을 끌어당기는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러한 여행자들이 NK News나 38North(존스홉킨스 대학 국제정치대학원이 발행하는 북한 정보 전문 웹사이트)를 찾아 읽고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사실, 미국 국무부의 대단히 심각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여행객들이 사려 깊게 행동하기만 한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일 것이다.

북한이 상업적 관광객과 해외자본 직접투자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하려면 전략은 평화를 약속하는 길밖에 없다. 상징적이게도 관광산업 기반시설 건설은 북한 군부가 담당한다. 이는 칼을 녹여 쟁기로 만드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의 관광산업 진흥을 가능하게 하는 대신 왜 막는데 힘을 최대한 쏟고 있는지 궁금해질 따름이다.

글쓴이 팀 빌(Tim Beal)은 90년대부터 남북한 모두를 방문하며 한반도를 연구한 학자입니다. 박현비가 번역하였으며, 메인 사진은 Ray Cunningham이 찍은 것입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NK News 한국어판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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