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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과 산체스, 그들이 함께한 최고의 순간 Best 5

사실 산체스의 시즌 초반은 좋지 않았다. 2015 코파 아메리카 여파로 팀 훈련 불참, 경기 감각 저하의 악재가 겹친 산체스는 6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았고, 올림피아코스전에는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아스날 에이스로서의 예열을 끝마쳤다.

  • 임형철
  • 입력 2015.10.02 11:28
  • 수정 2016.10.02 14:12

(사진 = 아스날)

지난 30일 밤, 아스날은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올림피아코스를 상대한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F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수비 불안과 오스피나의 치명적인 실수 등이 겹쳐 2대 3으로 패한 것이다. 90분 동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던 아스날은 이날 패배로 조별예선 2연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희망도 있었다. 에이스 알렉시스 산체스는 최고의 활약으로 자신의 폼을 회복했음을 입증했다. 이날 산체스는 후반 64분, 월콧의 크로스를 받아 동점 골을 기록하며 지난 레스터 시티전 해트트릭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90분 내내 산체스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내달렸고, 아스날 공격을 홀로 주도하며 에이스다운 활약을 남겼다.

사실 산체스의 시즌 초반은 좋지 않았다. 2015 코파 아메리카 여파로 팀 훈련 불참, 경기 감각 저하의 악재가 겹친 산체스는 6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았고, 올림피아코스전에는 버젓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아스날 에이스로서의 예열을 끝마쳤다.

산체스는 아스날의 시즌을 이끌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젠 구너가 그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낼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할 때다. 그래서 아스날과 산체스가 그동안 함께 누린 최고의 순간 Best 5를 준비했다. 산체스에 대한 구너의 환호가 이 글을 읽은 후 더욱 열정적으로 터져 나오길 바란다.

"훗, 다섯 개만 꼽는 것도 힘들었을걸?" (사진 = 골 닷컴)

- 5위 : vs 레스터 시티 (2015-09-26 / 후반 81분 / 5:2 승)

올 시즌 초반, 잠잠했던 산체스가 모든 마음고생을 털어버린 의미 있는 순간이다. 레스터 시티의 공격수 바디의 선제골과 월콧의 동점 골로 1대 1 균형이 맞춰진 상황에서, 산체스는 이후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 1 리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골 장면에서 산체스의 위력을 실감하긴 어려웠다. 첫 번째 골은 크로스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산체스의 앞으로 떨어지는 행운이 작용했고, 두 번째 골은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안쪽으로 로빙 패스를 올려준 외질의 어시스트가 산체스의 마무리보다 더욱 화제를 끌었다.

그러나 세 번째 골 만큼은 산체스의 독무대였다. 몬레알의 스로인을 받은 산체스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구석에 꽂히는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날 터트린 해트트릭으로 산체스는 2015-16 시즌 활약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레스터전 해트트릭 장면 (영상 = Bong Da New / youtube)

링크 : https://youtu.be/MqlWASaljVM

- 4위 : vs 스토크 시티 (2015-01-11 / 전반 33분 / 3:0 승)

산체스의 과감함, 그리고 간결함이 돋보였던 순간이다. 코시엘니의 골로 아스날이 1대 0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로시츠키와 1대 1 패스를 주고받은 산체스는 단번에 침투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 3명이 산체스를 에워싸며 다가왔기 때문에, 슈팅각도를 잡기 어려웠다. 보통 선수였다면 바깥쪽(옆줄 근처)으로 빠지는 선택을 하는 게 당연해 보였지만, 산체스는 오히려 다가오는 수비수 쪽으로 볼을 치며 슈팅 각도를 만들어내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

산체스의 볼 컨트롤은 최상이었다. 수비수가 가까운 쪽으로 볼을 쳤음에도, 간결한 터치를 통해 수비수들이 산체스의 볼을 뺏을 수 없는 가까운 위치에 정확하게 볼을 놓았다. 이후 빠른 슈팅 시도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골문 가까운 쪽을 공략한 선택은 득점으로 이어졌다. 세레머니 장면에서 지루와의 키 차이가 압권이긴 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산체스가 최고였다. 이후 프리킥으로 추가 골을 터트리며 스토크전 3대 0 대승을 이끌었던 산체스는, 23일 뒤 QPR과의 리그 경기에서 이날 골과 비슷한 장면으로 또 골을 기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토크전 팀의 두 번째 골 (영상 = KoVA / youtube)

링크 : https://youtu.be/0L1btE06eec

- 3위 : vs 도르트문트 (2014-11-26 / 후반 57분 / 2:0 승)

UCL 조별예선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도르트문트는 D조에서 가장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비록 당시 리그 성적은 나날이 추락하고 있었으나 UCL에서만큼은 그들의 기세를 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맞대결에서 승리를 챙긴 팀은 아스날이었다. 전반 2분 사노고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후, 후반 57분 승부의 쐐기를 박는 산체스의 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승리로 아스날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산체스는 상대 수비수 피스첵과의 1대 1 상황에서 방향을 완전히 속인 뒤, 먼 거리에서 오른발로 볼을 감아 찼다. 밤잠을 지새운 아스날 팬들의 무거운 눈꺼풀을 시원하게 열어젖힌 예술적인 골이었다.

도르트문트전 팀의 두 번째 골 (영상 = Best Football / youtube)

링크 : https://youtu.be/AYrFezNTkyo

- 2위 : vs 맨시티 (2014-09-13 / 후반 74분 / 2:2 무)

짜릿했다. 산체스의 이날 골은 전 세계의 구너를 열광케 하였다. 전반 28분, 맨시티의 아게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홈에서 자존심을 구길 뻔했던 아스날은 후반 63분, 잭 윌셔의 동점 골로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10분 뒤, 기적 같은 골이 터졌다. 수비수들과의 혼전 상황 속에서 윌셔가 머리로 띄워준 공을 산체스가 오른발 발리로 연결해 상대 골문을 흔들었다. 패색이 짙던 경기는 불과 10분 사이에 두 골을 넣는 데 성공하며 아스날이 리드하는 양상으로 넘어왔고, 골의 주인공 산체스는 유니폼을 벗은 뒤 포효했다.

비록 수비수 데미첼리스에게 10분 뒤 실점을 내주며 경기는 2대 2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날 산체스가 골을 터트린 순간의 강렬함 탓인지 아직 이 장면을 잊지 못하는 구너의 수가 상당하다.

맨시티전 팀의 두 번째 골 (영상 = AlexUtdCR7 / youtube)

링크 : https://youtu.be/Nj6phJ-4Sss

- 1위 : vs 아스톤 빌라 (2015-05-31 / 후반 50분 / 4:0 승)

우승은 누구에게나 많은 의미를 안겨주지만, 아스날에게는 특히 더 각별하다. 2004-05 시즌 FA컵 우승 이후 10년 가까이 지속한 무관 징크스 때문이다. 2013-14 시즌 FA컵을 들어 올리며 벵거 감독은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고, 전 세계 구너에게는 이 장면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그다음 시즌, 다시 결승전에 오르는 데 성공한 아스날은 FA컵 2연패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결승 상대는 블랙풀과 본머스, 레스터 시티, WBA, 리버풀을 꺾으며 상대적으로 좋은 대진운이 따랐던 아스톤 빌라였다. 전력에서 아스날의 우세가 점쳐진 만큼 수월한 경기가 예상됐지만, 우승을 위해선 90분 경기의 1분, 1초라도 온 힘을 다해야만 했다.

다행히 전반 40분 월콧이 선제골을 넣으며 아스날은 리드를 잡았고, 이후 후반 50분 산체스가 보고도 믿기지 않는 놀라운 골을 터트리며 상대 선수들의 전의를 완전히 꺾어놓는 데 성공했다. 이 골에 대한 느낌은 글로 표현할 수 없다. 아래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하자.

빌라전 팀의 두 번째 골 (영상 = FATV / youtube)

링크 : https://youtu.be/_XKJ8SkjJ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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