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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OS 9 '와이파이 어시스트' 논쟁 : 꺼야 하나, 말아야 하나?

  • 허완
  • 입력 2015.10.01 12:34
  • 수정 2015.10.01 13:03
A new Apple iPhone 6S is displayed at an Apple store on Chicago's Magnificent Mile, Friday, Sept. 25, 2015, in Chicago. (AP Photo/Kiichiro Sato)
A new Apple iPhone 6S is displayed at an Apple store on Chicago's Magnificent Mile, Friday, Sept. 25, 2015, in Chicago. (AP Photo/Kiichiro Sato) ⓒASSOCIATED PRESS

'iOS 9의 와이파이 어시스트가 내 데이터를 먹어 치우고 있다!'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아이폰에서 이 설정을 꺼버려라!'

최근 국내외 언론들이 이런 충고를 내놓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iOS 9 업데이트 이후 비정상적으로 데이터를 소모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그 원인으로 '와이파이 어시스트(Wi-Fi Assist)'가 지목된 것.

와이파이 어시스트는 와이파이 신호가 약한 곳에 있을 경우 자동으로 셀룰러 데이터를 이용하도록 하는 기능으로, iOS 9에 새롭게 추가됐다.

공공장소나 지하철 같은 곳에서 와이파이 신호가 툭툭 끊기는 현상 때문에 불평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기능을 반가워할 게 분명하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볼 때,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할 때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어시스트가 없던 시절에는 이 경우 두 가지 해결책 밖에 없었다. 와이파이 신호 지역을 벗어났다는 사실을 아이폰이 인식해 셀룰러 데이터로 전환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와이파이를 아예 꺼버리거나. (그리고 다시 켜는 걸 까먹거나.)

그러나 이 편리하고도 똑똑한 기능 때문에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했다는 일부 사용자들의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상당수 언론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라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이 기능은 꺼두는 게 좋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만약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였다면, 이건 근사한 기능이었을 테다. 그러나 나는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고, 무척 비싼 휴대폰 요금 고지서를 들고 있다. (기즈모도 리뷰 9월29일)

iOS 9으로 업데이트 한 이후부터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했다면, 그건 아마도 버그 때문이 아니라 기능 때문일 거다. 와이파이 어시스트를 탓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디넷 9월28일)

그 결과, iOS 9으로 업그레이드 한 이후 휴대폰 요금이 놀라울 만큼 많이 나왔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늘어난 월간 데이터 사용량이 와이파이 어시스트 때문이라는 직접적인 근거는 없지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다. (CNN머니 9월30일)

그러나 매셔블의 Karissa Bell은 이런 식의 주장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며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건 아마도 와이파이 어시스트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설정들 때문일 것"이라는 얘기다.

맞다. 와이파이 어시스트가 특정한 상황에서는 와이파이보다는 셀룰러 데이터를 우선 사용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당신의 데이터를 날려버린 주범이 이 설정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데이터 사용량을 다 써버렸다면, 그건 (와이파이 어시스트보다는) 잘못된 설정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iOS 9을 사용한 지 거의 3개월이 됐지만, 그런 일은 한 번도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집이나 사무실의 와이파이 신호가 정말 약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켜두어도 안전하다. (매셔블 10월1일)

매셔블은 '데이터 공포' 없이도 와이파이 어시스트를 활성화하는 몇 가지 팁을 소개했다. 여기에 언급된 '잘못된 설정'은 다음과 같다.

1. 어떤 앱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건지 선택하라

'설정' 앱에서 '셀룰러'로 들어가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면 아이폰에 설치된 앱의 목록이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각각의 앱이 셀룰러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허용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라면, 데이터를 많이 소모하는 동영상 시청 앱 같은 건 아예 여기에서 꺼두는 게 좋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앱을 실행시키더라도 '설정을 확인하라'는 메시지만 뜰 뿐, 데이터가 과금되지 않는다.

반면 이메일이나 지도, 지하철 앱 처럼 이동 중에 쓰기 마련인 앱들은 켜두는 게 좋다.

이 화면에서는 각각의 앱이 얼만큼의 셀룰러 데이터를 썼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메뉴 상단에서는 모든 앱의 '셀룰러 데이터 사용량'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 숫자와 데이터 요금제 용량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단, 매월 데이터가 새로 충전될 때 화면 제일 하단에 있는 '통계 재설정'을 누르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모든 앱의 셀룰러 데이터 사용을 금지하는 옵션도 마련되어 있다. '설정-셀룰러'에서 '셀룰러 데이터' 항목을 해제하면 된다.

2. '백그라운드 앱 새로고침'을 조심하라

상당수의 앱들은 실행중이 아닐 때도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실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중 일부 앱은 데이터도 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백그라운드 앱 새로고침'에 대한 얘기다.

'설정-일반-백그라운드 App 새로 고침'으로 들어가보자. 역시 설치된 앱 목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각각의 앱이 백그라운드에서 작동하도록 허용할 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이 설정은 앱을 실행했을 때 별도의 새로고침 없이도 최신 콘텐츠가 곧바로 뜨도록 하는 등의 기능을 위한 것이다. 자주 쓰는 앱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앱은 꺼두는 게 좋다는 뜻이다. 불필요한 데이터 소비는 물론, 배터리도 아낄 수 있다.

한편 가디언의 테크 리포터 Alex Hern은 "(데이터 폭탄을) 예방한답시고 와이파이 어시스트를 꺼버리면 당신은 iOS 9의 최고 기능 중 하나를 잃게 된다"며 "'엄청난 데이터 요금을 피하려면 아이폰 설정을 변경하라'는 기사의 권고들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설정은 새 운영체제(iOS 9)의 희생양으로 지목되어 왔다. 며칠 뒤에는 '와이파이어시스트게이트(wifiassistgate)'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애플의 사과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과장된 피드백들이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 그게 아니었다면 모든 문제를 와이파이 어시스트 탓으로 돌리는 이들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한 이용자는 애플 지원 포럼에 아이폰4S에서 와이파이 어시스트를 해제하는 방법에 대해 문의하며 아이폰이 엄청나게 느려지고 배터리도 빨리 소모되는 게 다 와이파이 어시스트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곧 이런 대답이 올라왔다. '사실 와이파이 어시스트는 아이폰4S를 지원하지 않는다.' (가디언 9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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