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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대부 랄프 로렌, 새로운 CEO로 H&M 출신을 임명하다

  • 남현지
  • 입력 2015.09.30 08:48
  • 수정 2015.09.30 08:50

미국 패션계의 대부 랄프 로렌(Ralph Lauren, 75)이 브랜드 '랄프 로렌'의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랄프 로렌측은 29일 화요일(현지시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11월부터 스테판 라르손(41)이 새로운 CEO가 된다고 발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라르손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갭(Gap)에서 전개하는 캐주얼 브랜드 올드네이비(Old Navy)의 글로벌 부분 대표로 일했으며, 이전에는 스웨덴 SPA 브랜드 H&M의 경영진으로 15년간 있었다. 그는 H&M에서 근무할 당시 판매를 30억 달러(약 3조6천억 원)에서 170억 달러(약 20조3천억 원)으로 성장시켰으며, 해외 진출 국가도 12개국에서 44개국으로 확대했다고 보도자료는 전했다.

디자이너 랄프 로렌(오른쪽)이 새 CEO 스테판 라르손(왼쪽)과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9월 29일.

랄프 로렌은 보도자료를 통해 "나의 역할은 항상 회사의 미래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스테판 라르손은 특별한 재능을 가졌으며, 그는 세계적인 관점으로 회사를 신선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 것이다. 스테판과 나는 강력한 개인적 유대가 있으며 랄프 로렌의 미래에 대해 하나의 비전을 공유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는 패션 업계에서 거의 50년간 리더역할을 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테판 라르손 또한 보도자료에서 "랄프 로렌과 같은 거대 패션기업과 일하게 되어 흥분된다"며 "랄프 로렌은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SPA 브랜드 회사 출신을 CEO로 임명했기에 이번 소식은 다소 놀라웠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랄프 로렌이 럭셔리 부문에 집중했던 걸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만하다. 랄프 로렌은 작년 말 명품 기업 LVMH 존 갈리아노 사장, 크리스티앙 디오르 디렉터, 이브생로랑 CEO였던 발레리 허먼을 기용해 럭셔리 사업을 분리하는 정책을 펼쳤다. 럭셔리와 SPA 사이에 위치했던 랄프 로렌은 럭셔리와 대중성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랄프 로렌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럭셔리 분야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면접을 봤다. 그러나 스테판은 새로운 CEO가 될 수 있는 훌륭한 자질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내가 그로부터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스테판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랄프 로렌이 CEO에서 물러나는 것을 두고 '아메리칸 스타일'을 창조한 디자이너들의 '황금기의 종말'이라고 전했다. 패션 디자이너 도나 카란은 지난 6월 현역에서 은퇴했으며, 캘빈 클라인 또한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에서 2002년 물러난 바 있다.

지난 9월 17일 뉴욕 패션위크 2016 S/S에서 랄프 로렌이 쇼가 끝난 뒤 인사를 하고있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판매사원으로 패션 커리어를 시작한 랄프 로렌은 넥타이 상점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1967년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폴로(Polo)' 레이블을 만들었으며, 72년 아이코닉한 폴로 로고(말을 타고 있는 사람)를 새긴 반소매 피케 티셔츠를 발매했다. 랄프 로렌은 1977년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 의상을 제공하며 더욱 이름을 알렸고, 이후 여성복, 스포츠웨어, 아동복, 데님&서플라이, RRL 등 수많은 브랜드를 선보이며 랄프 로렌 제국을 공고히했다. 프레피룩, 아이비리그룩, 아메리칸 캐주얼, 컨트리, 러기드 등 랄프 로렌이 패션계에 제시한 스타일 또한 셀 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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