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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5 국제디자인총회 미리보기-기조 연사(2) 하르트무트 에실링거

'디자인 민주화'나 '크라우드 소싱' 등은 비용 절약을 위해 디자인을 상품처럼 생각하는 까닭에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디자인 품질은 민주주의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디자인은 분명 소수 전문가의 분야이고 실제 디자인적 사고는 좌뇌 성향을 가진 사람의 브리핑을 평범하게 만들고 그 한계를 드러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유행하는 평범함을 따르지 말라(Never Accept Trendy Mediocrity)'는 것입니다.

  • 전종현
  • 입력 2015.10.02 10:55
  • 수정 2016.10.02 14:12
ⓒHartmut Esslinger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연사들이 참여하는 '2015 국제디자인총회'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쪽은 역시 기조 연설입니다. 10월 20일 '디자이너 CEO들: 하향식 교육과 상향식 교육' 이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을 맡은 전설적인 디자인 컨설턴시 프로그 디자인(Frog Design)의 설립자, 하르트무트 에슬링거(Hartmut Esslinger) 박사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전하려 할까요? 먼저 이메일로 대화를 청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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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트무트 에실링거 PROFILE

   독일 태생의 하르트무트 에슬링거는 25세에 디자인 전략 컨설턴시인 프로그 디자인(Frog Design)을 설립해 그의 파트너이자 아내인 패트리샤 롤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전략 디자인 회사로 키워낸 인물이다. 현재 약 400명에 달하는 전략가, 디자이너, 디지털 기술 전문가들이 전 세계 9개국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에슬링거는 베가(Wega), 소니, 애플, 루이비통, 마이크로소프트, SAP, 루프트한자 등과 일하며 이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를 확고히 하는 데 큰 힘을 발휘했다. 특히 그는 인간 중심의 하이터치 디자인을 복잡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세계로 처음 도입한 디자이너로 꼽힌다. 생존 디자이너로서 1934년 역사상 최고의 스타 디자이너로 꼽히는 레이먼드 로위(Raymond Loewy) 이후 두번째로 1990년 <비즈니스 위크>의 표지를 장식하며 '하이테크 디자인의 첫 번째 슈퍼스타'로 명명됐다.

   교육 부문에서 에슬링거는 독일 칼스루에에 위치한 디자인학부(Hochschule für Gestaltung)의 창립 멤버이며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 응용예술대학에서 교수직을 맡았다. 2011년 이후 활동 영역을 중국으로 옮겨 현재 Shanghai Institute of Visual Arts와 DeTao Master Academy의 교수로서 전략적 디자인과 혁신(SDI)을 강의하며 중국산업디자인협회(CIDA) 산하의 DeTao 혁신연구소 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순수미술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런던 왕립예술협회에서 Honorary Royal Designer for Industry로 지명되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공로상을 수여받았다.  

         이번 '2015 국제디자인총회'의 주제는 '이음·Design Connects'입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정말 간결하고도 멋진 주제에요! 사실 예술적인 자아가 강한 디자이너에게 '연결(connect)'이란 일종의 만만찮은 과제죠. 디자이너는 서로 간에 밀접히 연결되어야만 해요. 기업과 정치 분야의 파트너와 연결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죠. 그러면서 살 만하고 고무적인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점점이 연결하는 것(connect the dots)'만으로는 충분치 않아요. 저의 절친한 친구였던 고(故) 스티븐 스코브 홀트(Steven Skov-Holt)가 말한 대로 '연결된 패턴(patterns that connect)'을 인식하고 디자인하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에서의 기조연설 제목이 '디자이너 CEO들: 하향식 교육과 상향식 교육(Designer CEOs: Education Top-Down and Bottom-Up.)'입니다. 제목만 보더라도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한데요. 요약 말씀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제 디자인이 '지구 온난화'처럼 전 세계적인 변화까지 다루기 시작하면서 재부팅이나 다름없는 정말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창의성은 무한 루프의 궤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똑같은 제품을 계속해서 생산하는 과잉 체제 속에서 낭비를 지속해 왔습니다. 지구를 말끔히 하고 과열을 막는 데 필요한 새로운 기술은 정치, 경제적 이유와 연결된 거부 반응 때문에 무기력해지기 일쑤였습니다. 진정한 진보의 길을 걷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었지요.

이런 위기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위로부터는 '복사하기'와 '붙여넣기'에 중독된 기업의 임원과 창업자가 그 주범입니다. 이들은 인간 중심의 디자인 전략과 혁신의 가치를 이해하려는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언제나 베끼기에만 집중해 파괴적인 가격 경쟁에서 패한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소위 합리성이란 이름 아래 평범함을 추구하는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 대학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보다 낫고, 지속 가능한 결과물을 창출하는 창조적 마인드의 인재를 육성하는 곳 말이죠.

한편 아래로부터 우리의 기초 교육 시스템 또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합리적이라 여겨지는 교육 시스템은 창조적인 재능을 제대로 북돋워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위 '예술'이라는 퇴보적 원칙은 학생의 창의성을 꺾고 오히려 질식시키기 일쑤입니다. 학생 8명 중 1명은 우뇌 성향의 창의력을 보인다고 합니다. 모호하거나 '아주 고약한' 문제를 풀어내는 걸 즐기는 성향이죠. 앞으로 우리는 10살 즈음의 학생들에게 기존 교양과 자연 과학 과목 이외에 '창의 과학(creative science)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고등 교육 또한 새로운 타입의 디자인 학교를 요구합니다. 예컨대 지난 1953년부터 1968년까지 존속했던 '울름 조형 대학(Hochschule für Gestaltung Ulm)'을 꼽을 수 있을까요. 예술적인 자기표현을 넘어 총체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했던 전설적인 그곳 말입니다. 기업, 혁신, 디자인 분야 리더 간의 동등한 동반자 관계는 창의적인 디자이너로부터 시작됩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서 리더이자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이죠.

프로그 디자인의 심볼

         박사님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인 전략 회사 중 하나인 프로그 디자인(Frog Design)의 창립자이신데요. 프로그 디자인이 지금까지 다른 회사와 차별화될 수 있었던 점을 꼽아본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프로그 디자인(이하 프로그)은 디자인하는 방식을 바꾸고자 하는 제 바람에서 출발한 회사입니다. 프로그가 추구한 것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완전히 통합되고, 사람과 자연, 미래에 유의미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을 가지며, 저를 포함한 디자이너에게 좋은 보수와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사용자와 디자이너 모두에게 인간적인 디자인이었죠. 프로그는 최고의 기업, 임원, 기업가와 협업하기를 꿈꿨고 이를 실현한 세계 최초의 글로벌 디자인 에이전시입니다. 특히 저희가 말하는 최고의 기준은 기존에 인정받던 플레이어에 국한하지 않고 스스로 더 높은 곳을 향하길 원하던 이들입니다. 축약하면 오직 최고(only the best)의 파트너인 것이죠. 이런 점은 지금도 유일무이하다고 생각해요.

베가를 위한 TV 디자인

소니 트리니트론 TV

         '형태는 감성을 따른다(Form Follows Emotion)"'는 프로그를 정의하는 핵심 문장입니다. 박사님이 태어나신 독일에서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생각이 강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미국의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이 남긴 말인데요. 이 문장을 포함한 한 편의 시 같은 그의 글을 실제로 접하면 그 의미가 다소 왜곡되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상공을 나는 독수리, 만개한 사과 꽃, 일하는 말, 한가로운 백조, 가지 많은 참나무, 구불구불한 옹달샘, 떠도는 구름, 궤도를 따라가는 해, 이 모든 것의 형태는 그 기능을 따르는 법이다(form ever follows function). 기능이 변치 않는 한 형태도 변치 않는다. 유기물과 무기물, 물리적인 것과 철학적인 것, 인간적인 것과 초인간적인 것, 이성과 감정, 영혼의 표현, 이 모든 것에 있어 삶은 표현함으로써 인식되고 언제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그것이 법이다."

디자인에서 기능이라는 측면은 무척 중요합니다. 완벽을 기해야 하는 분야죠. 하지만 기능만 계속 핵심으로 다루다 보면 종종 지루하고 평범한 디자인이 탄생합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것만큼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감성의 동물입니다.

소니-베가의 오디오 시스템 Concept 51K. 뉴욕 MoMA의 영구 소장품이다.

         지난 1969년 설립한 이래 프로그는 놀라운 프로젝트를 수없이 내놓았는데요. 그중 애플의 초기 매킨토시 디자인을 상징하는 'Snow White Design Language'는 이미 전설이 되었습니다.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1982년 애플은 설립 6년 차였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28살이었죠. 당시 애플의 제품은 시장에서 IBM에게 밀리고 있었습니다. 디자인도 별로였죠.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각각의 컴퓨터 모델뿐 아니라 모니터부터 메모리, 드라이브 등 액세서리까지 모두 '다른 부서'가 관장하며 각기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간단히 말해 당시 디자인은 애플이 처한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원인이자 결과였던 것입니다. 회사 운영 차원에서 보자면 제품마다 다른 '디자인 책임자'가 있었는데 의사결정을 위한 소통조차 없었어요. 잡스는 좋은 디자인에 대한 직관적인 열정이 있었어요. 애플사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적인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바랐죠. 이는 제록스(Xerox)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은 건데요. 당시 제록스와 함께 일한 에이전시인 '리처드슨&스미스(Richardson & Smith)'는 제록스의 여러 부서와 힘을 모아 회사가 사용하는 디자인 언어를 고도로 통일시켜 새롭게 창조했습니다.

애플의 프로젝트 코드명은 'Snow White'였어요. 디즈니의 만화 영화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를 본 따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었죠. 잡스는 디터 람스의 브라운(Braun)과 독일의 카 디자인에 호감을 표하면서 세계 최고의 디자인을 원한다고 했죠. 저는 그런 도전적인 면이 마음에 들었고 사업적 측면에서 원하는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잡스는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했어요. 매킨토시 100만 대를 팔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건 당시 애플의 출하량의 10배에 이르는 양이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코트에 번갈아가며 공을 치는 테니스 선수가 되어 질문과 논쟁을 주고받았어요.

매킨토시 SE

당시 저는 애플이 훌륭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디자인, 엔지니어링, 제삼자와의 파트너쉽, 제조와 물류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 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의아해하는 잡스에게 당시 1974년부터 함께 일하던 일본의 소니(SONY)를 언급하며 소니가 어떻게 수백 개의 상품을 창조하고 출시하는지 그 노하우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당시 애플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 공학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니, 캐논, 삼성 같은 아시아의 가전제품 회사를 개발, 제조 파트너로 삼는 게 회사 차원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죠. 그런데 잡스는 매킨토시는 미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실제 CPU 보드 제조와 최종 조립을 위해 캘리포니아에 공장을 지었었죠.

애플의 초기 디자인에 대한 정보는 워낙 잘 알려져서 제가 이 자리에서 모두 언급하는 건 무척 힘들 것 같네요.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시다면 작년에 발간한 <Keep It Simple: The Early Design Years of Apple>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애플과 함께 일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쓴 책이랍니다.

<Keep It Simple: The Early Design Years of Apple>

*Snow White Design Language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애플의 모든 제품에 적용한 특유의 디자인을 통칭한다. Fog와 Platinum이란 별칭이 붙은 흰색과 올리브색이 섞인 케이스 디자인, 유선형 모서리, 최소한의 질감을 남긴 표면 처리, 2mm 두께의 수평, 수직 라인, 로고의 위치와 모델 명의 표현 방식, 통풍구와 케이블의 색상, 포트의 슬롯의 규격까지 모두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통일했다. 애플뿐 아니라 경쟁사까지 참고하며 이후 출시하는 모든 PC 디자인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스노우 화이트 프로토타입 'Baby Mac'

스노우 화이트 프로토타입 'Macbook'

스노우 화이트 프로토타입 'Tablet Mac'

         디자인은 현재 끝없는 변화에 대응해야만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인 프로세스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또한 그 변화가 디자이너, 컨설턴트, 교육자로서 박사님의 다양한 활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디자인은 변화를 이끄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오늘날 우리 디자이너는 좀 더 커다란 영향력을 갖출 필요가 있어요. 국제 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죠. 자, 보세요. 유해가스 배출과 과잉 생산 같은 산업 문제에 빈부 격차도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고도의 군사화를 추구하는 국가들로 인해 정치적 난제도 일어납니다. 마치 중세 부족 전쟁을 연상시키는 특정 지역의 갈등도 빠질 수 없죠. 디자이너는 이 중 산업 문제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필요한 배출 가스 규제를 배척하는 행동처럼 근시안적 기회주의에 맞서야만 합니다. 현명한 상품을 기획하고 모듈식 기술로 상품의 수명을 연장하며 물리적 상품과 가상경험을 융합한 사업 모델로 소비를 유도하면서 사람과 기업을 위한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현실에서 디자인이라는 분야와 실제 직업으로서의 디자인 사이에 간극이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 도시, 지속가능성 등과 관련한 문제 해결에 디자인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지만, '디자인의 민주화' 같은 움직임으로 디자이너를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 매우 열악합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를 언급하셨는데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인 실무와 적용은 먼저 전략적으로, 또한 총체적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행동이 전략적'인 이유는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이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며, '총체적'인 까닭은 디자인을 '전문 분야'로만 인식하려는 현재의 시각으로는 문제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단편적인 해결책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고용의 안정성은 디자이너에게 아픈 상처입니다. 개개인의 능력과 기여도에 따라 적절한 대우를 받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회사와 국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오스트리아 같은 경우 디자이너의 절반 이상이 빈곤선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도 문제가 심각해요. 대학원 졸업생 10명 중 1명 만이 직장을 가지고 있고 그나마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턴의 보수는 매우 낮으며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죠. 말씀하신 '디자인 민주화'나 '크라우드 소싱' 등은 비용 절약을 위해 디자인을 상품처럼 생각하는 까닭에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디자인 품질은 민주주의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디자인은 분명 소수 전문가의 분야이고 실제 디자인적 사고는 좌뇌 성향을 가진 사람의 브리핑을 평범하게 만들고 그 한계를 드러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유행하는 평범함을 따르지 말라(Never Accept Trendy Mediocrity)'는 것입니다.

1990년 11월 <비즈니스 위크> 표지를 장식한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박사

         이번 총회의 주요 주제 중 하나가 다학제간 접근입니다. 디자인에서 유의미한 다학제간 접근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을 위해 다학제간 협업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늘 디자인이 다학제간 협업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디자이너는 기술과 비즈니스를 통해 사람들을 서로 이어주고 유용성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인간이 문화사에 통합되도록 도와줍니다. 디자인의 역할은 사회·생태적인 요구와 인적·물적 자원의 사용 간에 균형을 취하도록 일조하는 것입니다. 아래 도표를 보시면 간략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박사님은 디자인 분야에 반세기 넘게 종사하셨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죠. 젊은 디자이너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부탁해도 될까요?

어려서부터 음악, 공학 등 다양한 전문 분야를 기웃거리다 저의 선생님이신 카를 디테르트(Karl Dittert)와 인연을 맺으며 디자인을 배웠고 그때부터 디자인이야말로 제가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일련의 행복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젊은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자신의 능력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세요.

2. 훌륭한 사람들과 일하기를 즐기되 그들의 멋진 활약을 질투하지 마세요.

3. 성취감에 안주하는 사람보다는 앞으로 나서는 사람을 가까이하고 역경을 기꺼이 받아들이세요.

4. 행복과 절실함은 최고의 디자인을 위한 원동력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하르트무트 에실링거 박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thedesigncrac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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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제디자인총회

2015 International Design Congress

www.2015idc.org

일시     2015년 10월 17일-2015년 10월 23일

장소     광주광역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소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과 광주광역시가 공동 주최하는 '2015 국제디자인총회'는 세계 디자인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국제단체들이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30여 개국, 3,000명의 디자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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