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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큰 보름달'...미국 일부 기독교인 사이에 종말론

ⓒGettyImagesbank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같이 변하려니와"(구약성경 요엘 2장 31절)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신약성경 사도행전 2장 20절)

이달 27∼28일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개기월식이 일어나면서 '핏빛 달'(blood moon)이 뜬다는 사실이 예고되자 미국의 기독교 신자들 사이에 또 종말론 소동이 일어나고 있다.

TV 설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텍사스주 샌앤토니오 코너스톤 교회의 존 해기 목사는 핏빛 달이 세상의 마지막과 '아마겟돈'의 징조라고 주장하면서 작년 4월, 10월, 올해 4월에 이어 9월에 핏빛 달이 뜨면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성경 해석을 제시해 왔다.

아마겟돈은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선과 악이 싸울 최후의 전쟁터로, 기독교·이슬람 계통 종교들에서는 세상의 종말에 일어날 사건들 중 일부로 여겨지고 있다.

해기 목사는 '네 차례 핏빛 달의 계시'라는 제목의 비디오 설교 메시지에서 "성경은 하늘의 징조에 관해 얘기한다"며 "하나님이 행성 지구에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우리들이 이를 파악하지 못 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네 번째 핏빛 달이 뜨려고 하고 있다. 당신은 준비됐는가?"라며 TV 설교를 보는 기독교인들에게 말세를 준비하라고 촉구했다.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통칭 몰몬교회) 교인인 여성 저자 줄리 로가 '더욱 위대한 내일: 베일 너머 나의 여행'과 '때는 지금' 등 책에서 내놓은 예언도 일부 미국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2004년 죽을뻔한 고비를 넘길 당시 '영적 체험'을 통해 곧 일어날 종말을 봤으며, 핏빛 달이 그 징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예언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자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교단은 "인생의 부침에 대해 영(靈)적으로나 육(肉)적으로나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격변을 예상하는 극단적인 노력들에 휘말리는 것은 피하라"고 신도들에게 공식으로 권고했다.

간단히 말하면 핏빛 달이 뜬다고 해서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니 그런 얘기는 믿지 말라는 얘기다.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27∼28일에 뜨는 핏빛 달은 월식에 따른 것이다.

월식이 일어날 때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은 빛이 어두워지지만, 검게 보이지는 않고 불그스름하거나 누르스름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구에 대기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긴 하지만, 지구의 대기에 의해 굴절되고 걸러진 햇빛이 달에 닿아 반사돼 지구에 있는 우리에게 보이게 된다.

햇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 이 중 파장이 짧은 녹색∼청색∼보라색 계열 스펙트럼이 산란되고 걸러지며, 파장이 긴 빨강∼주황∼노랑 계열 성분이 많이 남게 된다.

즉 달이 지구 곳곳의 동틀녘과 해질녘 붉은 노을을 한 몸에 받으면 '핏빛 달'이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개기월식과 지구에 가까이 다가온 보름달이 크고 밝게 빛나는 '슈퍼문'이 겹친다. 이런 현상은 1982년 이후 처음이며 다음 차례는 2033년이다.

이번에 슈퍼문 개기월식을 볼 수 있는 곳은 아메리카와 유럽, 아프리카와 일부 서아시아, 태평양 동부 등이다. 한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볼 수 없다.

이번 슈퍼문 월식의 모든 단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미국 동부다. 미국 동부 일광절약시간(EDT)을 기준으로 월식은 27일 오후 9시 7분부터 28일 0시 27분까지 일어나며, 이 중 개기월식은 27일 오후 10시 11분부터 11시 23분까지 지속된다.

협정세계시(UTC)로는 월식이 28일 오전 1시 7분∼4시 27분, 개기월식이 28일 오전 2시 11분∼3시 23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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