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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럼으로 보는 프리미어리그

  • 김병철
  • 입력 2015.09.26 11:16
  • 수정 2015.09.26 11:18
ⓒtwitter/SpursOfficial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의 유니폼 왼쪽 가슴에는 박차를 단 검은 수탉이 축구공에 올라탄 모습의 엠블럼이 새겨져 있다. 왜 검은 수탉일까.

검은 수탉은 1921년 에프에이(FA)컵 결승전 이후 줄곧 토트넘의 상징이 되어왔다. 수탉과의 첫 인연은 윌리엄 제임스 스콧이라는 한 은퇴선수가 1909년 경기장 서쪽 스탠드 상단에 박차를 단 수탉이 축구공 위에 서 있는 모습의 청동상을 세우면서부터다.

청동상은 헨리 4세 때 전쟁영웅이던 해리 홋스퍼 경(헨리 퍼시, 셰익스피어 작품 <헨리 4세>에도 기사로 등장한다)이 싸움닭에 박차를 달았던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트넘의 원래 명칭 또한 홋스퍼FC였으며 토트넘 창단 초기에는 축구장에 홋스퍼 가문(노섬벌랜드 백작)을 위한 지정석도 따로 있었다.

토트넘은 1956년 방패 문양 엠블럼으로 바꾼 적이 있었는데 이때 수탉 외에도 홋스퍼 가문의 상징인 사자 문양을 좌우에 배치했다. 2006년 로고와 엠블럼을 현대적으로 교체했고 이 과정에서 수탉과 공만 남기면서 과거로 회귀했다. 엠블럼에 담긴 상징성, 곧 용맹성만 남게 된 것이다.

기성용이 속한 스완지시티의 엠블럼에 처음부터 흑조가 있던 것은 아니다. <유럽축구 엠블럼 사전>(류청 지음·보누스)을 보면 1922년 최초로 구단 엠블럼이 선보였을 때는 물수리가 탑 위에 앉아 왼쪽을 바라보고 있고 탑 양쪽에 두 발을 들고 서 있는 사자들이 있었다.

이후 ‘스완지’라는 도시 이름에 따라 물수리가 백조(스완·swan)로 바뀌었고 1971년 구단 이름이 스완지타운에서 스완지시티로 바뀔 때에 즈음해 백조가 흑조로 변했다. 1973년에는 웨일스의 상징인 용 문양으로 바꾸었다가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다시 흑조 시대로 회귀했다.

토트넘이나 스완지시티 등 여러 구단들이 엠블럼 변화를 시도했던 것과 달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창단 당시의 엠블럼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랭커스터 가문의 문장이자 맨체스터시의 상징이기도 한 방패의 노란색 바탕 안에는 붉은 악마가 있고, 위에는 맨체스터 운하를 상징하는 범선이 있다. 이밖에 에버턴FC는 창단 연도인 1878년을 엠블럼에 넣어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졌다는 점을 자랑한다. 아스널의 엠블럼에는 대포가, 리버풀 엠블럼에는 불사조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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