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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의 종말? 예언은 빗나갔다!

  • 원성윤
  • 입력 2015.09.25 09:47
  • 수정 2015.09.25 09:48
ⓒgettyimagesbank

2015년은 '종이책의 종말'이 예견됐던 해다.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년 전에 올해 전자책 판매가 종이책을 앞설 것으로 예상했고, 5년 전 "종이책 시장은 죽었다"는 폭탄 선언으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연구소 소장이 제시한 마지노선도 2015년이었다.

하지만 아직 종이책의 종말은 오지 않았다. 되려 전자책의 고향인 미국에서조차 전자책 매출이 줄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종이책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종이책 부활의 신호일까?

미국출판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미국 내 전자책 매출이 10%가량 떨어졌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전했다. 1200곳에 이르는 출판사들의 데이터를 집계하는 출판협회는 지난해 전자책이 전체 출판시장의 약 20%를 차지했다고 밝혔는데, 몇년째 비슷한 수준이다. 주로 전자책 단말기로 독서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2012년 50%에 달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32%로 줄었다는 닐슨의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에 견줘 올해 5월까지 종이책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 뛰었다고 출판협회는 밝혔다. 영국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디언>은 앞서 전자책으로 갈아타는 독자가 줄고 있는 추세라며 영국 최대 서점인 워터스톤스의 지난해 종이책 판매량이 5% 늘었다고 보도했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도 여전히 종이책을 사봐 영국에서 지난해 아동·청소년 문학 부문 종이책 판매량이 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08~2010년 전자책 매출이 1260%나 뛰며 독자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였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출판산업연구그룹을 이끌었던 한 전문가는 "당시 전자책은 수직상승하는 로켓 같았다"며 "거의 모두가 출판산업이 디지털(화 된) 음악(산업)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넷플릭스나 판도라 등 스트리밍 업체들을 모델로 사업을 일궜던 전자책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거나, 일부 문을 닫기도 했다고 전했다.

종이책의 '예상 밖' 선전은 미국의 서점가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경제 위기에 더해 아마존의 시장 점령으로 초토화되다시피했던 미국 서점가에 개인 운영 '동네 서점'들의 재기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서점협회의 집계를 보면, 5년 전 1660곳이던 개인서점은 올해 2227곳으로 늘었다.

미국 출판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출판사 아셰트는 지난해 말 인디애나의 창고를 약 2만252㎡ 늘렸고, 사이먼 앤 슈스터도 뉴저지 창고를 늘리고 있다. '펭귄 랜덤 하우스'는 책 유통 체제를 혁신하고 창고 시설을 개선하는 데 1억달러 가까이 쏟아부었다.

일선 서점들에 재빨리 재고를 공급하는 데에 활로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전자책과 종이책의 승부를 가르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전자책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아마존이 월 10달러에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상품을 준비 중인데다, 최근 50달러 수준의 새 전자책 태블릿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독자도 꾸준히 늘고 있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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