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류 최후의 날'을 대비한 북극 씨앗 창고가 7년 만에 열린다

Snow blows off the Svalbard Global Seed Vault before being inaugurated at sunrise, Tuesday, Feb. 26, 2008. The
Snow blows off the Svalbard Global Seed Vault before being inaugurated at sunrise, Tuesday, Feb. 26, 2008. The ⓒASSOCIATED PRESS

핵전쟁 등 대재앙에 대비하기 위해 북극에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종자 저장고가 7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열게 된다. 시리아 내전으로 손실된 씨앗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국제건조지역농업연구센터(ICARDA)는 최근 노르웨이령 북극해의 스발바르 국제종자연구소에 맡긴 종자 샘플의 일부를 되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북극권에 위치한 스발바르 종자저장고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천재지변과 전쟁 등 재앙에 대비해 인류에 필요한 식물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유엔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이 2억 달러(약 2천400억원)를 출연해 2008년 처음 만들어졌다.

'인류 최후의 날(Doomsday) 저장고' '식물판 신(新) 노아의 방주'라고도 불리는 이 저장고는 북극에서 1천300㎞ 가량 떨어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섬 해발 130m 높이 지역 땅 속 깊은 곳에 1천 년 동안 지속이 가능하도록 견고하게 지어졌다.

지진, 열파 등 천재지변이나 병충해, 인재는 물론 소행성 충돌 등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자연 냉동 상태라 전기가 끊어져도 종자가 최소 20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다.

현재 쌀, 밀, 콩 등 주요 식량자원을 비롯해 86만 종의 씨앗이 보관돼 있다.

우리나라도 2008년 처음으로 식량 종자 5천 개를 입고시키는 등 대부분의 국가가 종자를 이곳에 맡기고 있으나 일본과 중국은 아직 동참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에 처음으로 저장고에서 씨앗 반출을 요구한 ICARDA는 아프리카, 중동, 호주의 건조한 지역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농작물 개발에 주로 힘을 쏟는 연구기관으로, 시리아 알레포에 본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알레포가 최대 격전지가 되면서 이듬해 본부를 이웃 레바논 베이루트에 임시로 이전한 상태다.

ICARDA는 알레포의 자체 저장고에 수천 개의 종자를 보관해 왔는데 본부를 옮긴 후 종자 샘플이 없어 종자를 키우고 외국에 나눠주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자 국제종자저장고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ICARDA가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되돌려달라고 요청한 종자 샘플은 325개 상자 가운데 130개 분량이다. 서류 작업이 완료되는대로 저장고에서 꺼내 ICARDA에 전달될 예정이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를 운영하는 세계곡물다양성재단의 브라이언 레이오프 대변인은 "세계의 곡물 다양성을 보호하려는 것이 국제종자저장고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과거 문명의 요람이었으나 내전으로 황폐화된 시리아 일부를 포함한 레반트(Levant) 지역은 일부 곡물이 세계 최초로 경작된 곳으로 알려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스발바르 #시리아 내전 #종자 저장고 #씨앗창고 #북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