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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기후변화 미래세대에게 넘길 문제 아냐"

  • 허완
  • 입력 2015.09.24 07:04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3일(현지시간) "기후 변화는 더는 미래 세대에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이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생애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교황은 방미 이틀째인 이날 오전 백악관을 찾아 남쪽 마당에서 환영객 1만5천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베푼 환영행사의 답사를 통해 이같이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영어로 한 답사에서 기후변화의 극복과 지구촌 빈곤 및 이민자 문제의 해결, 종교의 자유 등 문제에 대해 미국인과 미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먼저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이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구상을 제안한 사실이 고무적"이라며 "그것이 긴급한 문제임을 인식하면서, 기후변화는 더는 미래 세대에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 역시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공통의 집'을 보호하는데 있어 우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살고 있다"며 "우리는 필요한 변화를 만들 시간이 아직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자신을 "이민 가정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뒤 "미국은 그런 가족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이며 나 자신 역시 미국의 형제로서 여기에 왔다"며 시리아 난민사태 등 이민자의 문제에 미국이 관용적이고 포용적 입장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빈자의 성자'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종류의 세상을 남길지 뿐 아니라, 존재가 무시되는 시스템 아래서 살고있는 수백만 명에 대해 진지하고 책임있게 인식해야 한다"며 이민자를 포함한 빈자들에 대한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약자에 대한 보호에 미국이 관심을 가져달라. 미국 사회는 완전하고 통합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미국은 차별을 거부하고, 진정 관용적이고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우리가 쿠바인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는데, 귀중한 도움을 주신데 감사드린다"고 며 미국과 쿠바간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교황이 전폭으로 지원해준 데 사의를 표했다.

또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는 신성한 의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황을 향해 "예수 가르침의 살아있는 본보기"라며 "도덕적 권위가 말씀 뿐 아니라 행동으로 나오는 지도자"라고 상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9시22분께 이탈리아 산 검은색 소형 피아트 500L을 타고 백악관 남쪽 마당으로 입장, 기다리고 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이어 환영 인파의 계속된 환호와 박수 속에 경쾌한 음악에 맞춘 의장대의 사열이 펼쳐졌고 바티칸과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한편, 교황은 오는 27일까지 워싱턴D.C. 시내 퍼레이드, 성 매튜성당 기도, 바실리카 국립대성당 미사 집전(이상 23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대중과의 만남, 성패트릭 성당 방문(이상 24일),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 박물관 방문, 매디슨 스퀘어 가든 미사 집전(이상 25일), 필라델피아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성당 미사 집전(26일), 세계 천주교가족대회 거리행진(27일)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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