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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CJ가 장병 특별할인을 고민하는 이유

  • 김병철
  • 입력 2015.09.23 07:06
  • 수정 2015.09.23 07:12
ⓒ한겨레

추석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장병에게 ‘1박2일 특별휴가’를 부여한 가운데, 장병들이 휴가를 나오면 영화관 및 놀이공원 등에서 즐길 수 있도록 특별할인 프로그램을 마련해달라고 청와대가 주요 대기업에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갑작스러운 ‘지시’에 가까운 이 요청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간 통로 삼아 이뤄졌으며, 전경련은 주요 기업들이 이른바 ‘자발적으로’ 제출한 특별할인 내용을 모아 24일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22일 롯데·씨제이(CJ) 등 기업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 기업들은 최근 전경련으로부터 1박2일 특별휴가를 나오는 장병에게 놀이공원·영화관·야구장·농구장 입장료 등을 특별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22일까지 제출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받았다. 요청은 공식 문서가 아니라 구두로 전달됐으며, 청와대가 전경련에 요청하고 다시 전경련이 회원사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별할인 대상 업종에 포함되는 한 대기업 임원은 “특별휴가 부여 발표 전에 전경련을 통해 청와대 요청이라면서 극장 할인 등에 대한 협조 요청이 왔다. 요청이 오면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다른 회사도 비슷한 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대기업은 1박2일 휴가 군인에게 영화 3천원 추가 할인, 팝콘 무료 제공, 외식업체 50% 할인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는 방안을 전경련에 이미 통보했다. 또 다른 대기업은 놀이공원 및 영화관 1일 무료 이용, 커피 음료 무료 제공 방안을 마련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한시적으로 할인해주는 것이고 군 장병을 위한다는 취지도 좋다. 젊은 군인들이라서 잠재 소비고객을 신규로 형성하는 차원에서도 나쁠 것 없다고 봐서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 1박2일 휴가는 장병들이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라서 적어도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정부에 밉보일까 봐 난감해하면서 경쟁하듯 할인폭을 늘리는 모습도 보인다. 이미 전경련에 할인폭을 통보했다는 한 그룹 임원은 “우리는 관련 매장 등 해당하는 사업장이 많아 추가로 할인 대상을 확대하고 할인폭을 더 크게 해야 할지를 놓고 오늘도 계속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로부터 특별할인 방안을 제출받아 취합하고 있는 중간창구인 전경련 사회공헌팀 쪽은 “늦어도 23일까지 마감할 예정인데, 현재 주요 대기업 10곳 안팎이 이번 특별할인 프로그램에 동참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쪽으로부터 ‘1박2일 휴가 특별할인’에 대한 협조 요청 ‘지시’가 내려왔는지에 대해 전경련은 확인도 부인도 않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전경련의 한 임원은 “특별할인 제공 이야기는 약 1주일 전에 나왔다. 꼭 청와대에서 요청이 왔다기보다는 목함지뢰 사건이 터지고 나서 군 장병을 위해 기업이 도울 만한 게 뭐가 있는지를 놓고 전경련이 주요 회원사 기업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것”이라며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를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주요 기업에 각각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특별휴가 ‘하사’를 청와대가 공식 발표한 건 사흘 전(20일)이다. 또 다른 전경련 임원은 “장병 특별휴가를 발표하기 전에 청와대 안에서 검토하는 단계에서 이미 우리한테 협조 요청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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