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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손바닥에 검은 점을 그리게 된 사연

  • 강병진
  • 입력 2015.09.21 13:50
  • 수정 2015.09.21 13:51

미국 여성 4명 중 1명이 그들의 애인이나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다. 하지만 이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여전히 더 위험한 일로 여겨지곤 한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새로운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이 ‘말을 하는 대신’ 자신의 손바닥을 펼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그들의 파트너를 떠나려 하는 순간, 죽음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네트워크’(National Network to End Domestic Violence)의 부대표인 신디 사우스워스는 지난 6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때문에 그들에게 정말 도움이 필요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어렵고, 그들이 먼저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캠페인은 그들의 손바닥에 작은 검은색 점을 그리게 한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손바닥의 점을 통해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매우 긴급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들의 친구나 친척, 의사, 그외 다른 사람에게 “나는 지금 내가 당하는 폭력으로부터 탈출하고 싶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셈이다.

“이 캠페인은 가정폭력에 대한 세상의 눈과 귀를 더 크게 열기 위한 방법입니다.” 블랙 도트 캠페인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몇몇 사람들은 이 캠페인이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중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캠페인을 시작한 지, 약 1주일 만에 5백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이 캠페인이 알려졌고, 또한 49명의 피해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데에 성공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 건, 매우 어렵고 위험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기도 하지요.” 여성단체인 ‘Women’s Aid’의 폴리 니트는 허핑턴포스트UK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블랙 도트 캠페인은 그들이 자신이 학대당한 이야기를 소통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습니다.”

이미 블랙 도트 캠페인 덕분에 많은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중이다.

한 임산부는 아이의 아빠가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면서도 자신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도중, 남편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자신의 손바닥에 뭔가를 적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검사실에 있던 사람의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손바닥에 적었어요. ‘도와주세요’라고요.”

“내가 말을 했던 건 아니에요.” 그녀는 블랙 도트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이 캠페인은 나한테 용기를 북돋아주었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어요. 나는 다행히 지금 안전한 장소에서 머물고 있어요. 내 이야기를 들어준 상담원과 이이 캠페인에 정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지요.”

블랙 도트 캠페인은 현재 주로 미국에서 진행중이지만, 한국에서도 유용한 캠페인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여성가족부의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폭력 발생 당시 또는 이후에라도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전체 피해자의 1.8%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냥 있었다'는 응답이 68.0%에 달했고, 이어 '자리를 피하거나 집 밖으로 도망'(16.8%), '함께 폭력 행사'(12.8%) 등 순이었다. -(연합뉴스 보도)

 

허핑턴포스트US의 Domestic Abuse Victims Paint Black Dots On Hands As Subtle Signal For Help를 번역, 가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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