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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는 국정감사 꼴불견 백태 4

ⓒ연합뉴스

중반기에 접어드는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장 곳곳에서 볼썽사나운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끼리의 막말 주고받기와 지루한 정쟁성 공방, 증인들에 대한 호통과 윽박은 예사이고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와 점검이 이뤄져야 할 자리에서 온갖 지역 민원이 난무하기 일쑤다.

피감 기관장이나 증인·참고인들 또한 성의없는 답변과 출석 거부 등으로 국감 꼴불견 백태를 더하고 있다.

매년 국감을 시작할 때마다 여야는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표방하며 정쟁을 지양하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공염불로 그치기 일쑤여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피로감이 상당하다.

올해 국감도 어김없이 여야의 '막말 대결'로 문을 열었다.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 국감에서는 정종섭 장관의 새누리당 연찬회 건배사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연일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차례 파행 끝에 지난 18일 다시 열린 행자부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은 정 장관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안 제출에 문제를 제기하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을 향해 "원내수석부대표인 양반이 여기 와서 '깽판' 놓으려고 그래"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조 의원이 "누구를 가르치는 거냐"고 맞서자 국감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무려 4천명에 달하는 증인·참고인을 채택하고는 정작 답변은 제대로 듣지도 않은 채 몰아세우기만 하는 '망신주기 국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기획재정부 국감에서는 내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길어지자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은 "제 질의시간을 다 잡아먹으려고 하느냐, 얼굴은 빨개지셔 가지고…"라고 공격했고, 이를 놓고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일부 야당의원들이 피감기관장에게 인격모독적이고 인격살인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창피해서 같이 앉아있기 힘들다"고 언급했다가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질의응답 시간의 대부분을 혼자 얘기하고는 최경환 부총리에 7초를 남기고 답변을 요구했고, 최 부총리는 "머리가 나빠 가지고. 7분 내내 질문만 하셔서 뭘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감 의제와는 전혀 무관한 '황당 질문'에 감사를 가장한 지역 민원성 발언도 다시 등장했다.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정무위의 공정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한국과 일본이 축구 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는 느닷없는 '정체성 검증' 질문을 한 뒤 이튿날 사과했다.

그런가 하면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천 계양갑)에 있는 계양산에 롯데가 건설 중인 골프장 공사와 관련 "통행금지로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역 민원을 늘어놔 비난을 받자 역시 유감을 표시했다.

피감기관장들도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무성의한 답변태도는 기본, 현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무자격자'도 속출했다.

안행위의 국민안전처 국감에 출석한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잠수사 사망사건과 관련, '무보수'로 활동한 자원봉사자들을 사설 구난업체 '언딘' 소속의 유급잠수사로 강력히 주장했다가 뒤늦게 번복하는 망신을 샀다.

임명된 지 열흘 만에 국감장에 선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줄곧 "정확한 것은 모르겠는데…", "아직은 확정이 되지 않아서…", "큰 틀은 잡혔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여야는 장외에서까지 서로가 국감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네탓' 공방만 벌였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야당의 막말성 인신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도 야당 의원 질문에 꼬투리를 잡아서 물타기 할 시간에 정부와 기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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