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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대형마트'일까? 아닐까?

ⓒ한겨레

대법원은 이마트를 대형마트라고 부를 것인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관련해 ‘이마트는 대형마트가 아니다’라고 한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창석 대법관)에 부쳐져 18일 공개변론이 열렸다. 앞서 서울고법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6곳이 서울 동대문구청과 성동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영업시간 제한을 취소하라고 판결하면서 “롯데마트·이마트 등은 법에서 정한 대형마트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를 ‘매장 면적 3000㎡ 이상으로 점원 도움 없이 소매하는 점포 집단’으로 규정하는데, 이마트 등은 점원 도움을 받아 물건을 구매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판결’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자체 쪽은 서울고법 판결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지자체 쪽 대리인 이림 변호사는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 폐해를 방지하려고 10년간 논의해 만든 것이다. 해당 마트에 용역직원이 있다는 이유로 대형마트가 아니라는 것은 입법 취지를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시간 제한 효과에 대해서도 주장이 맞섰다. 대형마트 쪽은 “유통구조 다변화로 전통시장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지 대형마트 때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자체 쪽은 “온라인·편의점도 결국 대형마트 계열사가 운영한다. 대형마트를 규제하지 않으면 전통시장이 몰락한다”고 했다. 대형마트 쪽 대리인인 김종필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규제로 수많은 납품업체, 농어민, 비정규직 근로자,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납품업자 매출 감소액이 연간 1조6891억원에 달하고, 이 중 농어민이나 중소협력업체 손해가 8690억원이나 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규제가 되레 서민 피해로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림 변호사는 “원고가 주장하는 피해액은 불확실한 개념이다. 영업 제한은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된 것으로, 유럽과 미국도 규제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쪽 참고인인 안승호 숭실대 교수와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실장도 각각 “의무휴업일에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가기보다는 구매를 포기해 내수에 부정적 영향이 생긴다”, “규제로 전통시장 매출 18.1% 증가 효과가 있다”며 다른 주장을 폈다.

주심 김창석 대법관은 지자체 쪽에 “유통시장 구조가 급변하는데 과거 기준으로 대형마트만 규제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양창영 변호사(법무법인 정도)는 “유통산업의 빠른 변화에 대형유통업체가 잘 편승하기 때문에 지금도 규제 적용을 안 받는 대형마트들이 있다. 유통시장 급변으로 규제의 공백이 생기는 점을 생각해 달라”고 답했다.

앞서 동대문구청과 성동구청은 개정 조례에 따라 0시~오전 8시에 대형마트 영업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하도록 처분했다. 대형마트들이 낸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은 “대형마트와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이라는 공익 달성에 적절하다”며 지자체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지난해 12월 전통시장 보호 효과가 뚜렷하지 않고 이마트 등을 법에서 정한 대형마트로 볼 수도 없다며 규제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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