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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살 훌리오 프랑코는 아직도 경기를 뛴다

  • 김병철
  • 입력 2015.09.18 13:18
  • 수정 2015.09.18 13:20

삼성 라이온스에서 뛰었던 2000년

‘서류상’ 그는 1958년에 태어났다. 김경문 엔씨 다이노스 감독과 동갑내기다. 그 또한 감독이기는 하다. 그런데 ‘선수’로도 뛴다. 팀 내 부상자가 많아서 부득이하게 방망이를 쥐고 타석에 섰다. 성적은 14경기 출전, 타율 0.333, 4타점 6득점. 그 실력, 여전하다.

누구냐고? 2000년 삼성 라이온스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가 그 주인공이다. 서류상 나이는 57살이지만 그의 ‘진짜’ 나이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 뛸 때도 가늠할 수 없는 나이에 ‘할아버지 선수’로 불렸다. 당시 그는 나이 질문에 늘 “노 코멘트”라며 웃기만 했다.

국내를 거쳐 간 외국인 선수들 중 최고의 스펙(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올스타전 최우수선수 선정)을 자랑했던 프랑코는 현재 일본 독립리그 이시카와 밀리언 스타즈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고 있다. “거의 무보수에 가깝다”라고 말하지만 그의 연봉은 6만달러(70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카와 밀리언 스타스 홈페이지

17일(한국시각) <이에스피엔>(ESPN)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한 프랑코는 “야구는 나의 운명”이라면서 “기꺼이 다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에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엉덩이는 뒤로 쭉 빼고 방망이를 쥔 채 오른쪽 팔꿈치는 오른쪽 귀 한참 위까지 올리는 이상한 타격폼을 선보이고 있다. 타격 연습 중인 어린 선수들을 더그아웃에서 바라보며 “머리 올려!”라고 소리치면서 말이다.

몸 관리 또한 여전하다. 선수들에게 “몸은 최고의 투자 가치가 있다”고 조언하며 탄산수나 스포츠 음료, 그리고 찬 음료를 일절 멀리한다. 고기류도 섭취하지 않는다. 대신 버섯이나 허브, 페루 마카 등 몸에 좋은 것을 섭취한다. 스테로이드나 호르몬제를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가 49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던 비결이다.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프랑코는 메이저리그 최고령 야수 출전 기록은 물론이고 최고령 만루홈런, 최고령 도루 등의 기록도 갖고 있다. 철저한 몸 관리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타율 0.298, 2586안타, 173홈런.

프랑코는 “은퇴 뒤 골프나 스쿠버 다이빙 등을 했지만 야구가 너무 그리웠다. 그라운드 위 경쟁이 좋았고 타석에 섰을 때의 사람들의 시선도 그리웠다”고 밝혔다. 그가 멕시코리그를 거쳐 올해 일본 독립리그까지 가게 된 이유다. ‘할아버지 선수’ 프랑코의 못 말리는 야구 열정은 과연 언제쯤 식을까.

삼성 라이온스에서 뛰었던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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